[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는 서로 다른 영역의 영화 장르로 이해한다. 실제로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는 동일한 주제를 다루더라도 매우 다른 제작 기법에 의해 탄생한다.
특히 애니메이션은 초 단위 이하의, 프레임 단위로 시각 이미지를 분절(分節) 시키고 연결하여, 영화적 운동 이미지를 창조한다는 점에서 매우 과학적인 사고와 제작 기술을 요구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런데 영화가 현실에 대한 단순한 영상 기록이나 재현뿐 아니라, 사유의 확장과 진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관점을 제시하는 예술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영화 장르가 있다. 바로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가 융합한 ‘애니메이티드 다큐멘터리(Animated Documentary)’ 영화가 그것이다.
제63회(2010) 칸 영화제 단편부문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울부짖는 섬(Barking Island)’은 세르쥬 아베디키안(Serge Avedikian) 감독이 제작한 대표적인 애니메이티드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제노사이드(Genocide, 집단학살)와 디아스포라(Diaspora, 집단이산)로 인한 아픈 역사를 경험한 세대의 아르메니아인을 부모로 두고 있는 감독은 20세기 초반 터키 이스탄불 앞바다의 작은 섬에 강제로 버려진 채, 갈증과 굶주림으로 비참하게 죽어간 3만여 마리의 유기견에 대한 실제 이야기를 독특한 ‘움직이는 회화’ 기법으로 애니메이티드 다큐멘터리 영화에 담아냈다.
세르쥬 아베디키안 감독이 ‘울부짖는 섬’을 통해 그려낸 유기견들의 죽음은 역사적 비극을 겪은 자신의 조국 아르메니아에 대한 메타포(metaphor)이자, 국가권력의 부당한 횡포와 범죄 그리고 은폐와 망각의 역사에 경종을 울리는 정치적 우화이다.
‘나의 저승길 이야기(Crulic: The Path to Beyond)’는 루마니아의 여성 감독 안카 데미안(Anca Damian)이 만든 애니메이티드 다큐멘터리 영화로서, 2012년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Annecy International Animated Film Festival)에서 최우수 장편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상영되었다.
‘나의 저승길 이야기’는 절도죄에 대한 자신의 무죄를 호소하며 폴란드 감옥에서 장기간 단식 투쟁을 벌이다, 33세의 나이에 사망한 루마니아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 클라우디우 크룰릭(Claudiu Crulic)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사망한 주인공의 1인칭 화법 내레이션과 함께 포토 콜라주, 수채화, 오일 페인팅, 오브제, 모션 그래픽, 스톱 모션, 컷-아웃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복합적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인상적으로 시각화하였다.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연극 영화 아카데미(The Academy of Theatre and Film Arts in Bucharest)에서 영화를 전공한 안카 데미안 감독은 5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를 난민으로 떠돈 폴란드인 아담 야섹 빈케르(Adam Jacek Winkler)의 전기를 섬세하게 그려낸 또 다른 애니메이티드 다큐멘터리 ‘The Magic Mountain’을 제작했으며, 이 영화는 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World Festival of Animated Film Zagreb)에서 장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위대한 강(The Might River, 1993)’은 전설적인 아트 애니메이션 ‘나무를 심은 사람(The Man Who Planted Trees, 1987)’을 만든 애니메이션계의 성인(聖人)이자, 작가주의 애니메이션의 대가(大家)인 캐나다의 프레드릭 백(Frederic Back) 감독이 4년간의 제작 기간을 통해 철저한 취재와 고증에 입각하여, 1인 제작 시스템으로 만들어낸 애니메이티드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 안시, 일본 히로시마, 캐나다 오타와 등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모두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빙하기를 지나 지구에 봄이 오자 아메리카 대륙 북쪽에는 지상에서 가장 큰 강이 생겨난다. 캐나다 퀘벡 주를 가로질러 미국으로 흐르는 총 길이 3000여 km의 세인트 로렌스(Saint Lawrence River) 강은 자연과 인간이 평화롭게 어우러지며 살았던 곳이다. 이 영화는 태초부터 현재에 이르는 강의 역사, 그리고 생명과 자연환경의 가치를 시적인 아름다움과 다큐멘터리적인 사실성으로 표현되었다.
프랑스 탐험가 자크 카르티에(Jacques Cartier)에 의해 16세기 초반 이 강이 발견된 후, 유럽 각국에서는 강 지역 곳곳에서 모피와 산림 자원을 채취하기 위해 인디언들과 전쟁을 벌인다. 인간의 무분별한 욕심은 세인트 로렌스 강 주변의 풍요로운 생명과 자연을 훼손하고, 환경은 더없이 무참히 파괴된다. 그러나 유유히 흐르는 강의 생명력은 자연과 인간의 화해를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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