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숲은 이상 기후와 인간 활동에 맞서 녹음 가득한 산림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최근 산림, 농업, 기후, 생태, 동물 분야 등 24명 전문가가 모여 앞으로 산림생태계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줄 요인을 찾아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플랜츠(Nature Plants) 12월 호에 게재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인간 활동이 10년 내 산림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판가름할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보고서 주 저자이면서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글로벌개발연구소 요한 올데컵 교수는 “연구를 통해 산림과 농촌 지역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환경적 문제를 조사하고, 앞으로 10년 동안 산림과 삼림 생태계에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산림 생태계 취약성 지속 요인
연구 보고서에는 기후변화가 산림을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계속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세계기상기구(WMO)에서 발표한 ‘2020년 지구 기후 현황 자료’에서는 2020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년~1900년)보다 최대 1.3도 상승했고, 2024년까지 한때 1.5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20% 이상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것은 2015년 파리협정에서 수립한 온도를 웃도는 수치다.
올해 1월부터 10월과 1981~2010년과의 기온 차 ⓒ세계기상기구(WMO)
기온 상승으로 시작된 가뭄, 홍수 등의 오랜 시간을 걸친 느린 폭력은 산림생태계를 현재 낭떠러지로 내모는 상황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조사로는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조림지는 기온 상승으로 2000년부터 10년간 조림지에 1800만㏊의 피해를 봤다. 여의도의 약 6만 4000배 규모이다.
미국 뉴멕시코, 코네티컷,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은 침엽수림을 중심으로 고사한 나무가 산림 대부분을 갈색으로 뒤덮었다. 2003년 관측 이래 가장 건조한 해로 기록된 2008년 유럽은 오스트리아, 독일, 스위스 등 중부 유럽을 중심으로 집단으로 수목 고사가 발생하면서 수백만 그루가 피해를 받았다.
보고서에는 삼림 파괴 누적효과는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에볼라바이러스를 비롯해 사스, 에이즈 등 미지의 질병과 가까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문제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서도 “지구에 포유류, 조류 등에만 160만 종의 바이러스가 있고, 이 중 70만 종이 인수공통전염병”이라고 할 정도로 숲 소실로 발생할 병원균 출현에 우려를 나타낸 부분이다.
인구 이동, 중산층 증가…산림에 영향
보고서에는 농촌과 산촌의 인구 변화가 미래 산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년 이상 유지한 후커우(호적) 제도를 개혁한 중국은 농촌, 산촌 거주자들이 도시로 이주가 자유로워지면서 농촌과 산촌에 노년층과 여성의 비율이 증가했다. 산림 변화에 관한 의사결정이 여성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 산림생태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또 다른 사례로 2018년에 말레이시아, 걸프 연안국 도시로 떠난 네팔 이주노동자 약 350만 명이 고향으로 송금한 돈은 네팔에서 재조림 사업에 쓰였다. 일을 찾아 말레이시아로 떠난 필리핀 이주민들도 고향에 보낸 돈이 생계형으로 재배하던 팜유 농사를 팜유 전문생산농장 전환하는데 쓰였다. 인구 이동 탓에 간접적으로 농촌과 산림에 영향을 미친 예이다.
전 세계적으로 2001년과 2015년 사이에 발생한 모든 산림파괴의 27%가 상품 개발을 위한 산림 벌채와 관련이 깊다. ⓒ게티이미지뱅크
도시 인구 변화는 중산층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저소득 또는 중간 소득 국가 중산층이 2030년까지 49억 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산층 증가는 상품 수요 상승으로 이어져 상품 제작에 필요한 재료인 나무, 목재를 구하기 위해 산림을 파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품 수요 증가와 이에 수반된 소비문화는 삼림 벌채 비율, 배출량, 야생 동물 개체군, 생태계 서비스 및 농촌지역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2001년과 2015년 사이에 발생한 모든 산림재해의 27%가 상품 개발을 위한 산림 벌채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브라질 아마존은 불법 벌채로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파괴된 열대우림 면적이 최소 1만 1088㎢에 달해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암울하지만 산림 벌채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물류 운송 혁신을 위해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2500만㎞의 새로운 도로가 건설될 예정이다. 또한, 아마존 부근에 246개의 수력발전 댐이 만들어지고 있다. 새롭게 건설되는 기반 시설은 불법 벌목과 벌채 활동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보고서에서 산림 내 기반 시설 구축이 지역사회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상실함으로써 산림이 손실되고,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미(a)와 중국 및 동남아시아(b)의 현재 수력발전 시설 운영 또는 건설 예상 지점. 파란색은 현재 가동, 노란색은 계획, 빨간색은 건설 중인 상태를 표시했다. ⓒ네이처 플랜츠(Nature plants)
디지털 기술, 산림 변화를 가져올 과학
보고서에는 2000년 이후 모바일폰 사용이 저소득 국가에서 7배 이상 증가한 사실을 주목했다. ICT 기술을 접목한 토지 매핑과 실시간 위성 데이터, 클라우드 데이터 등을 통해 산림 변화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술 발전이 산림 감독기관, 정부, 연구자들이 산림생태계 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정교한 ICT 기술은 불법 벌목과 채광, 마약 밀매 등 산림 기반 제품과 산림을 위협하는 행위자를 규제하고 통제할 수 있는 도구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올데컵 박사는 “산림에 미치는 요인은 지리적으로 규모가 크고, 예상하기 어렵지만 인간과 환경 체계의 관계를 나타내므로 중요하다”며 “이런 경향을 잘 이해하고 새로운 연구 의제를 개발하려면 기존의 자료와 새로운 자료를 병합하는 방법과 연구자, 지역사회 정책입안자 간, 공공 및 민간 이해관계자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531)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나사 풀림 위험을 감지하거나 내·외부 물리적 변형 요인을 구분할 수 있는 지능형 금속 부품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 연구팀은 3D 프린팅 적층제조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인지 가능한 스테인리스 금속 부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인공지능 기술과 증강현실 융합기술로 금속 부품 단위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구현했다.
원자력발전소의 배기가스나 산업체·병원 등에서 유출될 수 있는 극위험물질 '방사성 요오드'를 고습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황영규·홍도영 박사 연구팀은 현재 쓰이는 탄소계 흡착제보다 280배 높은 방사성 요오드 제거 성능을 보이는 다공성 흡착제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절단된 신경을 수술용 봉합실 없이 홍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해 이어붙일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포항공대(포스텍)는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정호균 박사 연구팀과 이화여대 화공신소재공학과 주계일 교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전영준 교수·이종원 교수·재활의학과 이종인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홍합접착단백질 기반 의료용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물리학과 김용현 교수 연구팀이 수천 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난제 가운데 하나인 마찰전기 발생 원리를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두 물질을 마찰시킬 때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 전하가 이동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마찰전기의 작동원리를 찾아냈다. 마찰전기와 관련한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현상이 마찰열과 전기적 성질을 띠는 대전현상인데, 연구팀은 마찰전기를 '마찰열에 따른 대전현상'으로 설명하기 위해 미시적 열전효과(열과 전기의 상관 현상)에 주목했다.
한국의 첫 지구 관측용 민간 위성인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그룹의 '세종1호'(Sejong-1)가 한국 시간 26일 오전에 궤도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한컴에 따르면 세종1호는 발사 후 예정된 궤도에 안착했으며, 한국 시간으로 오전 11시 11분에 지상국과의 교신이 성공적으로 완료됨에 따라 궤도 진입의 성공이 확인됐다.
종양 내부에 발생하는 저산소증만 감지해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신개념 조영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바이오융합연구부 홍관수 박사 연구팀은 미국 텍사스대 세슬러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종양의 저산소증에 반응해 신호를 내는 감응성 바이모달(MRI·광학 혼합) 이미징 프로브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국가안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우리나라가 대응해 필수적인 AI 기술을 중점 육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4일 학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최근 펴낸 '국가안보를 위한 인공지능과 3대 전략 기술'보고서는 우리 정부가 보호·육성해야 할 AI 기술로 ▲ 지능형 반도체 ▲ 자율무기 ▲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등 3가지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