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F 액션 영화에 슈퍼영웅의 하나로 자주 등장하는 ‘천둥의 신’ 토르(Thor)가 암에 대해서도 특별한 힘을 갖게 됐다.
미국 미시간대(U of M) 종합 암센터 연구팀은 인간 유전체의 암흑물질이라 불릴 정도로 미개척 영역에 속한 유전체들을 조사하면서 ‘토르(Thor)’라는 이름을 붙인 새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 유전자는 인간과 쥐 및 제브라피쉬에서 ‘긴 비부호화 RNA’[long non-coding RNA(lncRNA)]로 발현되는 것이 특징. 이런 유형의 RNA가 인간이나 쥐, 제브라피쉬 같은 종을 통해 보존되는 것은 드문 일로 알려진다. 연구팀은 RNA가 인간 이외의 다른 동물들이나 종들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면 이는 틀림없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미시간 중개 병리학센터 원장 겸 미시간의대 병리학 교수인 아룰 치나이얀( Arul Chinnaiyan) 교수는 “진화해 오며 보존된 유전자들은 생물학적 과정에서 중요할 수 있고, 토르가 고도로 보존된 IncRNA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흥분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토르가 중요한 기능을 갖도록 진화적으로 선택됐다고 생각해 이에 연구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토르, 암 진행에 직접 영향 미쳐
실제로 연구팀은 이 특별한 IncRNA가 암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중지시키자 종양의 성장도 멈추게 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토르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를 특성화한 첫 번째 그룹으로 이름을 올렸다. 토르(Thor)란 말은 ‘고환과 관련된, 고도로 보존된 발암성의 긴 비부호화 RNA’(Testis-associated Highly-conserved Oncogenic long non-coding RNA)’에서 따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저널 ‘셀’(Cell) 최근호에 실렸다.
이 연구는 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미지의 유전체 부분이 어떻게 암을 공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초기 사례다.
치나이얀 교수팀은 이미 2015년에 IncRNA의 전반적인 분포를 분석한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IncRNA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우주의 암흑물질에 비유돼 왔다. 그때 이들 팀은 미래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수천 개의 잠재적인 IncRNA를 확인했다. 토르는 진화상 고도로 잘 보존돼 와서 목록의 최상단에 올라갔다. 토르는 특히 고환세포에서 높게 발현되고 다른 유형의 성인 조직에서는 거의 발현되지 않았다.
폐암과 흑색종에서 토르 고도 발현 확인
이같이 토르가 잘 보존돼 있어서 연구팀은 인체 세포뿐 아니라 쥐와 제브라피쉬에서도 이를 연구할 수 있었다.
치나이얀 교수는 “모델 시스템에서 IncRNA가 제대로 보존돼 있지 않다면 이를 특성화하기가 어려운데 토르는 매우 잘 보존돼 있어서 제브라피쉬 모델에서 그 발현과 기능을 잘 관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토르가 정상적인 고환 조직에서 발현되는 것 외에 폐암과 흑색종 등 몇몇 암종에서 고도로 발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조사하자 토르의 발현이 암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토르가 발현되는 세포주에서 그 발현을 정지시키자 암 성장도 느려졌다. 반면 토르가 과발현되면 세포 성장이 더욱 빨라졌다. 그러나 정상 세포에서는 토르를 제거했는데도 세포가 계속 정상적으로 자라남으로써 토르가 암세포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치나이얀 교수는 “우리는 많은 IncRNA가 같은 특성을 지니는지 조사했으나 대부분이 토르와 같은 명확한 기능을 나타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토르’는 RNA의 안정화에 관여하는 인슐린-유사 성장인자 결합 단백질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밝혀졌다. 인슐린-유사 성장인자 결합 단백질-5(IGFBP-5)의 IGF-결합 도메인의 구조 그림. Credit: Wikimedia Commons / Jawahar Swaminathan and MSD staff at the European Bioinformatics Institute
토르 활용한 항암제 개발할 계획
연구팀은 또한 토르가 인슐린-유사 성장인자 결합 단백질(IGFBPs)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단백질은 RNA를 안정화시키는데 관여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토르를 정지시키자 IGFBP의 활성도 억제됐다.
치나이얀 교수는 “토르의 기능을 방해하면 RNA를 안정화시키는 능력도 동요하게 되는데, 이는 세포 증식 억제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반대로 연구팀이 토르를 과발현시키자 세포들은 더욱 빨리 성장했다.
치나이얀 교수는 토르가 정상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독성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좋은 항암제 개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토르와 결합해 그 기능을 정지시키는 화합물을 창출하기 위해 연구력을 모을 계획이다. 연구팀이 생각하는 안티센스 올리고 뉴클레오티드(antisense oligonucleotides)로 알려진 상보적인 염기서열을 활용하는 접근법은 이미 다른 부문에서 성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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