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응수타진-사석작전 알까?

이세돌이 큰소리 치는 5가지 근거

2월 22일 알파고와의 대국에 대해 설명하는 이세돌9단 ⓒ 연합뉴스 ⓒ ScienceTimes

2월 22일 알파고와의 대국에 대해 설명하는 이세돌9단 ⓒ 연합뉴스 ⓒ ScienceTimes

슈미트 구글 알파벳 회장도 움직인 세기의 대국

알파고와 이세돌9단 사이의 역사적인 대국이 점점 더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 마저 대국을 참관하러 8일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컴퓨터 과학자와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컴퓨터 과학자들은 알파고가 우세할 것이라는 의견이 점점 강해지지만, ‘쎈돌’ 이세돌9단은 코웃음을 치고 있다.

이세돌9단은 대국을 며칠 앞 둔 6일에는 상하이에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5-0으로 승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4-1로 이기는 것은 이변이며, 3-2로 이기는 것은 아주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9단은 첫 대국에서 알파고가 어느 정도 버텨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맥없이 무너지면 한껏 부풀어 오른 인공지능의 신기루가 물거품처럼 사라질지 모른다고 오히려 우려를 표명했다. 첫판 결과에 따라서는 이9단이 알파고를 데리고 놀면서 페이스를 조절하는 상황이 올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이세돌9단이 큰소리를 치는 근거는 무엇일까? 바둑의 특성을 생각하면 알파고가 바둑의 서 너 가지 전략을 얼마나 습득했느냐로 압축된다.

1. 알파고도 열을 받을까?

이세돌9단은 ‘인공지능의 신기루가 물거품처럼 사라질지 모른다’고 점잖게 타일렀다. 마치 권투선수가 수천 만 달러 짜리 파이트머니를 걸고 벌이는 대결을 앞두고 상대방을 자극하는 것과 비슷하다. 알파고가 사람이라면 열을 받거나, 아니면 속으로 무시하거나 어떤 식으로든지 심리적인 반응이 나타날 것이다. 그런데 알파고도 심리적인 반응을 할 수 있을까? (만약 한다면, 알파고 개발책임자들일 것이다.)

2. 알파고는 응수타진을 이해할 수 있을까?

프로기사 고수들이 바둑을 둘 때 사용하는 전략 중 하나는 응수타진이다. 상대방의 의중을 떠보는 것으로, 단순히 집을 더 얻고 싶다거나, 아니면 세력을 넓히겠다는 정상적인 판단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현재 전투가 벌어지는 곳과는 전혀 엉뚱한 곳에 돌을 놓음으로써 상대방이 어떤 생각과 의도를 가졌는지 떠보는 일반적인 전략이다.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 지극히 인간적인 응수타진을 받았을 때,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할 지 매우 궁금한 부분이다.

1월 28일 딥마인드와 화상으로 연결돼 우리나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은 성황을 이루었다. ⓒ 연합뉴스

1월 28일 딥마인드와 화상으로 연결돼 우리나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은 성황을 이루었다. ⓒ 연합뉴스

3. 알파고는 사석작전을 이해할까?

사석(捨石)작전은 나의 돌을 몇 개 버리는 대신, 다른 쪽에서 더 큰 이익을 얻는 작전이다. 사석작전을 모르면 하수(下手)이고, 이해하면 중수(中手)이고, 적극 활용하면 고수(高手)라고할 수 있다. 이세돌9단 같은 고수는 사석작전도 매우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구사할 수 있다. 알파고의 최신 기보를 보면 기본적인 사석작전은 이해하는 정도로 올라왔다. 그렇지만 이세돌9단의 고급스런 사석작전에 안 걸릴 수 있을까?

4. 옥쇄라는 것을 알까?

프로기사들은 판세가 너무나 불리해서 도저히 역전시킬 가능성이 없을땐 옥쇄(玉碎)를 한다. 자기의 대마가 일부러 죽도록 돌을 놓아서 불계패를 자초하는 일이다. 알파고 같은 컴퓨터는 너무나 불리해서 도저히 역전시킬 가능성이 없다고 해도 마지막까지 한 두 집을 더 벌려는 치사한 집놀이를 할 가능성이 높다.

5. 엉뚱한 포석에 대응할 수 있을까?

국내 프로기사들은 알파고가 우리나라의 인터넷 바둑 사이트인 타이젬(tygem)에 들어와 프로기사들과 바둑 두는 연습을 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YTN 보도를 보면, 영국에서 로그인한 이 고수의 바둑두는 습관은 기계적인 착수(着手)라고 할 만한 여러 가지 현상이 나타났다. 알파고는 인터넷 바둑을 통해서 지금도 맹렬하게 연습중인셈이다.

그 바둑을 검토한 국내 프로기사들은 초반 포석 단계에서 프로기사가 일부러 엉뚱한 곳에 돌을 놓았을 때 알파고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인간의 두뇌는 신경세포(뉴런)들을 연결(시냅스)한 매우 복잡한 회로도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 연결체가 커넥톰이다. ‘커넥톰, 뇌의 지도’를 쓴 MIT 승현준 교수는 ‘뉴런이 서로 연결되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른 데다, 일생을 사는 내내 변화하기 때문에 커넥톰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고 주장한다.

지금 독자들이 이 글을 읽는 동안에도 독자들의 머리 속에서는 끊임없이 회로가 생겼다가 사라지는데, 그 속도가 너무 빠르므로 일일이 측정이 안될 뿐 더러 수시로 변화한다.

그러므로 뇌과학자들은 혹시 인간의 유전자는 복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뇌회로는 복사할 수 없을 것으로 주장한다.

결국  이번 대국에서 주의해서 봐야 할 부분은,  알파고가 과연 인간의 창의력과 예술성이 가미된 비정형의 두뇌활동을 뛰어넘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와함께 뉴런과 시냅스 사이를 오가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그 무궁무진하고 현란한 뇌회로도를 과연 컴퓨터가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모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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