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알면 알수록 놀랍고 신기한 능력 지닌 세균들

[만화로 푸는 과학 궁금증] 플라스틱 분해하고, 전기나 자석 만들기도

세균이란 말을 들으면 머릿속에 질병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세균이 질병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되었고, 무시무시한 전염병을 일으키는 세균들이 사람들에게 잘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병과 관련된 세균은 방대한 세균의 세계를 생각하면 극소수에 불과하다.

과학자들은 세상에 있는 세균의 종류가 100만 종이 넘는다고 추측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세균이 바다, 민물, 토양, 동물의 소화관 등 지구 구석구석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제까지 발견되어 이름을 얻은 세균은 겨우 1만 6000여 종에 불과하다. 아직 발견되지 않아 베일에 싸여 있는 세균들이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세균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는데, 그중에는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지닌 세균들도 있다.

플라스틱을 분해하거나 만드는 세균

플라스틱은 현대 문명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물질이다. 다양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는 고분자 물질이기 때문에 우리 주변의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드는 재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은 이제껏 석유를 이용해 만들어왔는데, 이러한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는 공해 물질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플라스틱을 먹어치우는 곤충이 있다. 그 주인공 중 하나가 식용 곤충으로 쓰이는 ‘밀웜’이라는 이름의 딱정벌레 종류의 애벌레이다. 이 곤충은 무엇이든 먹어치우는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데, 심지어는 스티로폼이나 플라스틱도 먹어치운다. 밀웜은 먹어치운 스티로폼이나 플라스틱을 아무 탈 없이 몸 안에서 분해하여 농작물 퇴비로도 사용할 수 있는 배설물을 내보낸다. 밀웜 뱃속에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세균이 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세균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식용 곤충인 밀웜은 장 속에 플라스틱 분해 세균이 있다. ⓒ윤상석

또한, 세균 중에는 기존의 플라스틱과 달리 쉽게 분해되어 없어지는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드는 종류도 있다. 이 세균은 식물이 생산한 당이나 유지를 분해해 폴리에스터의 한 종류를 만들어서 몸속에 쌓아둔다. 폴리에스터는 플라스틱으로 널리 쓰이는 물질로 페트병의 원료이기도 하다.

폴리에스터를 몸속에서 만드는 세균은 그 종류만 100종이 넘는데, 세균이 이것을 몸속에 비축하는 이유는 식량으로 쓰기 위해서다. 세균이 만드는 폴리에스터는 기존 플라스틱에 비해 수명이 짧지만, 자연에 버려졌을 때 다른 세균에 의해 쉽게 분해되어 없어진다. 유럽에서는 이 플라스틱을 이용하여 일회용 용기나 봉지 등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플라스틱은 석유로 만든 플라스틱에 비해 생산 비용이 너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전기를 만드는 세균

세균은 유기물을 분해하여 얻는 에너지로 살아간다. 세균이 유기물을 분해할 때 전자가 발생하는데, 이 전자가 에너지를 만드는 대사 과정에 사용된다. 그런데 세균 중에는 자신이 필요한 전자보다 더 많은 여분의 전자를 만들고 이것을 특수한 섬모를 이용해 다른 세균에게 전달하거나 외부의 금속에 전달하는 종류가 있다. 이러한 세균을 전기를 만드는 세균, 즉 ‘발전 균’이라고 한다. 이 세균의 배양액 속에 유기물과 함께 전극을 넣으면, 이 세균이 유기물을 분해하고 생긴 전자를 음극 전극에 준다. 이러면 전자가 음극에서 양극으로 흐르므로 전류가 발생한다.

1999년 세계 최초로 전기를 만드는 세균인 ‘쉬와넬라(Shewanella) 균’이 발견되었다. 호수나 강의 퇴적물 등에서 발견되는 이 세균은 철과 망간 같은 금속을 사용해 전기를 만들어낸다. 미항공우주국(NASA)는 이 세균을 우주로 데라고 가서 정상적으로 활동하는지 실험하고 있다. 나사는 우주 탐사에 필요한 에너지를 이 세균이 만들어내는 전기에서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또한, 쓰레기 처리 시설 등에서 모인 유기물을 분해하는 발전 균을 이용하여 전기를 만드는 연구가 이미 진행 중이다. 미래에는 이러한 발전 균을 이용한 발전소가 세워질지도 모른다.

전기를 만드는 균은 유기물 쓰레기를 분해해서 전기를 만들 수 있다.ⓒ윤상석

자석을 만드는 세균

세균 중에는 주위 환경에서 철 성분을 흡수하여 몸 안에서 나노 크기의 자석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력을 띤 입자, 즉 자성 입자를 만드는 종류가 있다. 이렇게 자성 입자를 만드는 세균은 여러 종류 발견되었는데, 현재 배양에 성공한 종류는 4종뿐이다. 자성 입자의 크기는 50~100 나노미터(nm)이고, 몸 안의 자성 입자 수는 세균 종류에 따라 몇 개에서 100여 개까지 다양하다. 또한, 자성 입자의 모양도 공 모양, 사각형, 쌀알 모양 등 다양하다.

의료계에서는 나노 크기의 자석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항암 치료 등에 사용해 왔는데, 연구에 의하면 인공적으로 만든 자성 입자보다 세균이 만든 자성 입자가 의료용으로 사용하기에 더 많은 장점이 있다고 한다. 멀지 않아 세균이 만드는 나노 크기의 자석이 의료계에서 편리하게 사용되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세균이 만드는 나노 크기의 자석은 우리 몸에 들어가 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윤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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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케미 2021년 6월 8일11:54 오후

    플라스틱을 분해하거나 만드는 세균이 있다니 신기합니다. 플라스틱을 먹는다면 환경오염을 줄이겠네요.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전기를 만들기도 하는 세균을 잘 활용하면 좋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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