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23%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학, 하버드대학,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연구원이 참여한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회지(JAMA Psychiatry)’ 5월 26일자에 게재됐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저녁형 인간은 아침형 인간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배 정도 높았다. 그런데 이 연구들은 표본 크기가 작거나 단일 시점의 설문조사에 의존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수면 시간과 기분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아 잠재적으로 혼란스러운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았다.
1시간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23%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따라 연구진은 아침형 인간으로 수면 시간을 앞당기는 것이 과연 우울증에 얼마나 효과가 있으며, 효과를 보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변화가 필요한지를 더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진이 선택한 방법은 DNA 검사 기업 및 생물의학 데이터베이스의 자료와 멘델 무작위 분석법(Mendelian Randomization)이라는 통계적 분석법이었다. 멘델 무작위 분석법은 인과 관계 여부를 판단하는 통계적 방법으로 주로 유전학 분야에서 사용된다.
또한 연구진은 7일 동안 웨어러블 수면 추적기를 착용한 8만 5,000명과 수면 선호도 설문지를 작성한 25만명 등 최대 85만명의 유전적 데이터를 평가했다. 우리가 잠을 자고 일어날 때 유전자의 변이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평균 수면 중간점은 새벽 3시
그 결과 조사 대상의 약 1/3이 아침형 인간이었으며, 9%는 저녁형 인간, 그리고 나머지는 중간형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전반적으로 평균 수면 중간점(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의 중간점)은 새벽 3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보통 오후 11시에 잠자리에 들어 오전 6시에 일어남을 의미한다.
그밖에도 연구진은 주요 우울증 진단과 관련된 익명의 의료 및 처방 기록과 유전 정보를 포함한 또 다른 샘플을 확보했다. 그 후 새로운 통계 기법을 이용해 유전적 변이를 가진 사람들도 아침형 인간이 될 경우 우울증 위험이 낮아지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수면 중간점이 1시간 빨라지면 주요 우울증 위험성이 23% 낮아졌다. 즉,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드는 사람이 자정에 잠자리에 들어서 기존과 동일한 시간 동안 수면을 취하면 우울증 위험이 23% 낮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밤 11시에 잠자리에 들 경우 그 위험성이 약 40%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이미 아침형 인간인 사람들이 더 일찍 자고 더 일찍 일어날 경우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는 이번 연구에서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특정 시간에 잠을 자는 인간의 수면 경향이 우울증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데 필요한 변화의 정도를 정량화한 최초의 연구 중 하나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끈다.
저녁형 인간은 사회적 시계와 맞지 않아
요즘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원격 수업이나 일과 후 근무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수면 패턴이 늦어지고 있는 추세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셀린 베터(Celine Vetter) 콜로라도대학 조교수는 “우리는 한동안 수면 시간과 기분 사이에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얼마나 빨리 자고 일어나야 혜택을 볼 수 있는지는 모르고 있었다”라며 “그런데 1시간 일찍 자고 일어나기만 해도 우울증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셀린 베터(Celine Vetter) 콜로라도대학 조교수.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그럼 이 같은 효과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일부 연구에 의하면,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은 낮에 더 많은 햇볕에 노출됨으로써 기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일부 과학자들은 대부분의 사람들과 다른 생물학적 시계, 즉 일주기 리듬을 갖는 것 자체가 우울증을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이야스 다글라스(Iyas Daghlas) 박사 역시 “우리는 아침형 인간들을 위해 만들어진 사회에 살고 있으며, 저녁형 인간들은 사회적 시계와 끊임없이 맞지 않는 상태에 있는 것처럼 종종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우울증을 줄일 수 있는지의 여부를 명확히 알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무작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수면시간을 앞당기려면 낮에는 가급적 주변을 밝게 하고 밤에는 어두운 환경을 조성하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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