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가 현실이 되다니 신기해요”

지오메트리핸드, '신기해' 최우수상 수상

2014.08.27 09:46 김순강 객원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최신 과학기술을 실생활에 적용하여 국민의 창의적 아이디어 발현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제1회 창조경제타운 아이디어공모전 신기해’에서 450건의 아이디어들을 제치고, 당당히 최우수상을 차지한 것은 놀랍게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이병훈, 이지호, 장세현, 조인호 학생이 그 주인공들이다.

고등학생들이 대학생들 제치고 최우수상

미래창조과학부 이석준 제1차관으로부터 최우수상을 전달받고 기뻐하는 지오메트리핸드팀 ⓒ ScienceTimes

미래창조과학부 이석준 제1차관으로부터 최우수상을 전달받고 기뻐하는 지오메트리핸드팀 ⓒ ScienceTimes

“결선에 오른 3팀 가운데 저희만 고등학교 팀이라 저희가 최우수상을 수상할 거라는 기대는 하지 못했어요. 결선에 오른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되니 저희들 자신들도 신기하고 신기해요.”

이들이 개발한 것은 장갑 모듈형 다측정 센싱 디바이스가 구비된 ‘지오메트리핸드’로서,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의 측정도구들을 대신하여 측정이 필요한 여러 기술 분야에서 단순한 손 조작만으로 편리하게 측정을 수행할 수 있다. 즉 계측을 원하는 길이를 손가락으로 긋는 것만으로 길이가 재어지고, 물건을 손바닥에 올려놓는 것만으로 무게를 잴 수 있다.

“저희들이 IT분야 특성화고등학교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드리프트를 이용한 제도나 오토캐드 등 전자제도를 자주 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현재 제도용구나 방법에 불편함을 많이 느꼈지요.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된 겁니다.”

줄자와 저울, 각도기이라는 측정도구의 메커니즘은 수천년 동안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생활 속에서 느낀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의 메커니즘을 깨뜨리는 상상을 하기 시작했고, 그것을 ‘컴퓨터+웨어러블+센서’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처음에는 지오메트리핸드에 모든 계측 기능을 다 넣어봤는데, 오히려 그것이 불편하더라구요. 그래서 ‘길이와 각도, 무게’ 측정이라는 세 가지 기능만을 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측정된 값들이 간단한 계산을 거치게 되면 넓이와 부피, 밀도까지 구하게 되는 겁니다.”

이들이 구현한 지오메트리핸드는 시제품으로 제작되어 ‘2014 웨어러블 X페어’에 전시되어 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보게 되었다. 특히 초등학생들이 단순히 손가락으로 시작점과 끝점을 긋는 것만으로 길이가 측정되는 것에 ‘재미있고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여 지오메트리핸드가 학생들의 길이 측정 교육에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고. 이밖에도 지오메트리핸드는 높은 정확도보다는 신속함을 중요시하는 택배물건의 무게 측정이나 많은 측정이 필요한 인테리어 현장, 그리고 문화재 발굴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보였다.

“저희들의 아이디어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길을 걷다가 갑자기 메모할 일이 생겼을 때, 종이나 필기도구를 꺼내지 않고 지오메트리핸드를 낀 상태로 허공에 글씨만 쓰면 됩니다. 그러면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되어 스마트폰에 메모가 되는 겁니다. 영화 속의 한 장면이 현실이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특정한 그림을 그리면 거기에 어플리케이션이 작동하는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IoT(사물인터넷)를 체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창업교육은 어릴수록 효과 좋아

웨어러블 X페어에서 지오메트리핸드팀이 박민희 지도교사와 함께 각도기 모양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순강

웨어러블 X페어에서 지오메트리핸드팀이 박민희 지도교사와 함께 각도기 모양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순강

이들이 이처럼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지난 2달간 멘토를 맡았던 노스마운틴 모바일엔젤클럽 조용국 대표는 “원래 투자자들은 아이디어 자체에는 큰 가치를 두지 않기 때문에 아이디어 수준에 머무르는 공모전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만, 학생들이 자신들의 삶의 문제에서 개선점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 어린 학생들이라 비즈니스 마인드를 심어주니까 너무나 잘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서 사업가가 되는 교육이 어릴 때 할수록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오메트리핸드팀의 이병훈 학생도 “그동안은 앞으로 진로를 취업과 진학만 생각했었는데, 이번 공모전을 계기로 팀원들 모두 창업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아주는 진로체험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요즘, 중고등학교부터 창업에 관한 진로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이번 지오메트리핸드팀의 ‘신기해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이 주는 또 다른 의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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