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면서 가장 가까운 친척인 네안데르탈인 및 데니소바인(Denisovans)과 교배를 했다는 것은 해부학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실이다.
최근 이 고대 인간족(hominin)들로부터 동남아시아 열도와 뉴기니 거주 현대인에게 이어진 DNA 조각을 조사한 결과, 파푸아인들의 조상은 하나가 아니라 명백히 다른 두 개의 데니소바인 혈통을 가지고 있으며, 이 계통들은 이미 수십만 년 전에 분리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두 개의 데니소바 혈통 중 하나는 다른 것과 크게 달라서 실제로는 완전히 새로운 고대 인간 종으로 간주돼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생명과학저널 ‘셀’(Cell) 11일 자에 발표된 이번 발견은 논문 공저자인 인도네시아 에이크먼 분자생물학연구소(Eijkman Institute for Molecular Biology) 연구팀이 수집한 새로운 유전체 자료를 바탕으로 수행됐다.
“다양한 인간족 존재했다”
이전의 연구에서도 현대 시베리아인과 아메리카 원주민 및 동아시아인들의 유전체에 제3의 데니소바인 혈통이 들어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저자들은 이런 연구들을 함께 고려할 때 이번 증거는 “현생인류가 오랜 진화학적 시간 동안 지리적으로 격리돼 있던 여러 갈래의 데니소바인 개체군과 교배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벗어난 현생인류가 오늘날 우리가 보는 것과는 매우 다른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논문 시니어 저자인 머레이 콕스(Murray Cox) 뉴질랜드 메시대 교수(전산생물학)는 “우리는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만 있었다고 생각해 왔었다”며, “이제는 당시 지구상에 인간과 같은(human-like) 매우 다양한 집단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우리 조상들은 항상 그들과 접촉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열도인, 고대인 DNA 많이 지녀
새 증거는 또한 예기치 않게 파푸아인과 데니소바인 한 그룹과의 사이에 혼혈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이 데니소바인 그룹이 실제로 뉴기니나 인접한 섬에 살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콕스 교수는 “사람들은 데니소바인들이 아시아 본토와 북쪽에 살았을 것으로 생각해 왔다”고 말하고, “이번 연구 결과는 고대의 종 다양성의 중심이 된 곳은 유럽이나 얼어붙은 북쪽이 아니라 열대 아시아라는 것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 섬들과 뉴기니가 지구상 다른 어떤 곳보다 더 많은 고대 인간족 DNA를 가진 사람들이 사는 특별한 곳이라는 사실은 이미 분명해졌다.
이 지역은 또한 아프리카 밖에서의 호모사피엔스 초기 진화를 알 수 있는 열쇠를 지닌 곳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이 스토리에는 틈이 있었다.
두 갈래 데니소바인 35만년 전 분리돼
콕스 교수팀은 이 틈을 메우기 위해 동남아시아 열도와 뉴기니에 사는 14개 섬 주민 그룹으로부터 161개의 새로운 유전체를 채취해 한쪽 어버이로부터 물려받은 반수유전자구성인 고대의 하플로타입(haplotypes)을 발굴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데니소바인으로부터 현생인류에게 이어진 단일 유전자이입과 일치하지 않는 넓은 구간의 DNA가 발견됐다.
아울러 현대 파푸아인들은 먼 옛날부터 분기된 두 갈래의 데니소바 혈통으로부터 나온 수백 개의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실제로 이 두 그룹의 데니소바인이 35만 년 전에 서로 분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베리아 알타이산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굴된 데니소바 여성의 손가락 뼈(사진은 모조품)로 데니소바인 유전체를 분석했다. 북쪽 추운 지방에 화석이나 유골 등이 잘 보존돼 있으나, 연구팀은 동남아시아 지역에 고대 인간족이 다양하게 많이 살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 Wikimedia / Thilo Parg
“고대 인간족 편향 연구 바로잡아야”
연구팀은 이 지역이 그동안 “놀라울 정도로 연구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의 많은 수가 서유럽 정도의 공간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에 살고 있으며, 인구 규모로는 세계 4위다.
이번 연구에서는 지난 2016년의 세계 유전체 다양성 조사에 보고된 두 개의 유전체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인들의 유전체 서열을 보고했다.
학계에서는 그동안 추운 북쪽 지방에서 고대인의 뼈가 잘 보존돼 DNA를 용이하게 수집할 수 있기 때문에, 유럽과 북부 유라시아 지역의 고대 인간족 연구에 대한 편향이 강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고대인이나 현대인의 유전체 데이터 모두 세계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콕스 교수는 “이런 점이 고대 인간족의 지리적 분포 같은 과학적 해석에 얼마나 큰 편견을 주는지를 사람들이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새로 분석한 유전체 데이터를 먼저 동남아시아 열도 주민들의 건강관리를 증진시키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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