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아바타가 현실로…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9)

2013.05.20 09:09 이강봉 객원기자

영화 ‘아바타’에서 뇌파 기술이 등장한다. (제작한) 나비 족 전사의 몸에 주인공 생각을 연결해, 실제 살아있는 전사처럼 행동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믿어지지 않는 기술이지만 지금 이런 일이 하나 둘 실현되고 있다.

지난 3월4일 인터넷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은 미국 하버드 의대 영상의학과 유승식 교수와 김형민 박사, 고려대 박신석 교수 연구진이 “인간 뇌파를 초음파로 바꿔 쥐의 뇌에 전달함으로써 쥐꼬리를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사람의 머리에 전기 센서가 붙어 있는 두건을 씌워 뇌파를 포착했다. 컴퓨터는 이 신호를 분석해 초음파 신호로 바꾸었다. 그리고 쥐의 뇌 운동중추에 이렇게 만든 초음파 신호를 보내자 쥐의 꼬리가 움직였다는 것.

사람 마음 읽고 그대로 움직여

미국 해군에서는 인간 뇌파를 이용해, 사람 생각대로 움직이는 차를 만들고 있다. 사람 생각을 기계에 연결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Brain Computer Interface)’ 기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려는 연구다.

▲ 운전 시 사람의 뇌파 패턴을 분석해 무인운전시스템을 만들려는 노력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사진은 시각장애인이 운전할 수 있는 구글의 무인자동차. ⓒgoogle


지난 17일 디펜스뉴스(DefenseNews) 지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연구소(ONR)는 브랜다이스(Brandeis) 대학교, 민간기업 APTIMA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사람 생각대로 움직일 수 있는 기계를 만들고 있다.

이 ‘신경인지패턴 프로젝트(Neurocognitive Patterns project)’가 성공하면 사람은 머리에 뇌파인식 장치를 연결한 다음 차량이나 탱크, 무인비행기 등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 기계들이 사람 마음을 읽고 그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누가 차량에 탑승해 비디오 게임 때 쓰는 것 같은 헤드세트를 쓰고, 햄버거 가게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만 하면 그런 생각을 인지한 차량은, 스스로 차를 운전해 가장 가까운 햄버거 가게 앞에 세워놓는다.

최근 수년 간 BCI 기술은 놀라운 발전을 거듭했다. 피츠버그 대학에서는 원숭이를 대상으로 BCI를 활용, 로봇 팔을 움직이는 실험을 진행중이다.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 개발한 CT2WS(Cognitive Technology Threat Warning System)에는 카메라, 신경센서 등 사람처럼 반응하는 기능들이 들어 있다. 1~10km 범위 내에서 적의 동태를 감지한 후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뇌파 분석해 무인운전 시스템 제작

현재 진행되고 있는 BCI 연구에서 가장 큰 난제가 되고 있는 것은 뇌파다. 공원을 산책하고 싶어 하는지, 아니면 햄버거를 먹고 싶어 하는지, 혹은 햄버거를 먹으면서 공원을 산책하고 싶어 하는지 등에 대해 정확한 뇌파 분석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 들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뇌지도(brain map) 작성을 선언하고 대규모 연구에 뛰어들었지만 뇌지도 완성까지는 아직 많은 시일이 필요하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DARPA의 CT2WS처럼 전투 시 인간 뇌의 일부 특징적인 패턴을 파악해 실제 전쟁 상황에 적용하는 방식이 있다. 무인자동차 운전기술도 유사한 케이스다. 사전에 기록된 뇌파 패턴들을 활용해 자동차가 목적지까지 무사히 당도할 수 있는 컨트롤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뇌파를 인간 실생활에 활용하려는 추세는 최근 수년간 특히 두드러진 현상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사람의 머리에서 발생하는 뇌파를 이용하여 컴퓨터 등을 제어하려는 뉴로피드백 관련기술 출원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1981년에 2건을 시작으로 2008년까지 매년 20여건의 출원에 불과했으나, 2009년 56건, 2010년 73건, 2011년 76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적용 분야도 넓어지고 있다. 과거 뇌파 측정·분석과 같은 한정된 영역을 뛰어 넘어, 뇌파를 이용한 졸음운전 방지 시스템, 스마트 폰과 연동된 뇌파 게임 등 응용기술 관련 출원건수가 64.3%를 차지하고 있다.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BCI 기술은 기존의 수동 기계장치와는 달리 사람의 뇌파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긍정적인 점도 있지만 부정적인 점도 내포돼 있다. 그러나 선진국들이 뇌지도 작성에 뛰어든 지금 미래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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