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아무 때나 달에 갈수 있을까?

[달 탐사선 궤적 설계] 지구와 달의 물리적 특징

달 탐사선의 궤적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발사장, 발사체, 지구-달 전이궤적, 그리고 달 궤도 진입 등 다양한 항목들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용어들은 달 탐사선 설계에 필수적이지만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달 탐사선과 관련하여 우리가 언론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사실은 탐사선이 언제 발사됐고, 언제 달에 도착하며, 탐사선의 주요한 임무 및 향후 계획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루어 실제 궤적을 설계할 때 사용하는 이런 용어에 대한 언급은 없기 때문이다.

달 탐사선의 궤적과 관련한 내용을 다루기 전에 지구와 달의 물리적 특징과 함께 지구와 달이 달 탐사선의 설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지구 자전 주기와 자전축 영향 받아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세 번째의 행성이다. 지구의 평균 반지름은 6371 km이지만, 지구 중심에서 적도면으로의 반지름은 6378.1 km 및 지구 중심에서 극으로의 반지름은 6356.8 km로, 적도면은 살짝 뚱뚱하고, 극 지역은 살짝 홀쭉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차이를 의미하는 편평도(Flattening)는 0.00335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편평도가 지구를 도는 인공위성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지구의 남극과 북극을 매일 10여 차례 도는 저궤도위성의 경우 고도가 높은(적도) 지역을 지날 때 중력이 조금 세게 작용하고, 반대로 고도가 낮은(극) 지역을 지날 때 중력이 조금 약하게 작용한다. 편평도가 클수록 이러한 중력의 차이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치며, 결과적으로 인공위성은 처음 투입된 궤도로부터 조금씩 이탈하게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저궤도위성은 이탈된 궤도에서 다시 투입된 궤도로 진입하기 위한 기동을 수행하며, 이러한 기동을 위한 연료를 탑재하고 있다.

지구 ⓒ https://en.wikipedia.org/wiki/Earth#/media/File:The_Earth_seen_from_Apollo_17.jpg

지구의 자전 주기는 23.93시간이며, 지구의 자전축은 황도면을 기준으로 23.439° 기울어져 있다. 그렇다면 지구의 자전 주기가 달 탐사선 궤적 설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래 그림에서 빨간 점이 서울이라고 할 경우 노란 반 타원은 서울의 경도를 북극으로부터 남극으로 이은 것이다. 즉 지구가 하루에 1회 회전할 때 이 반타원은 지구와 달을 직선으로 잇는 선을 기준으로 설정한 면을 2번 지나게 된다. 한 번은 지구와 달을 잇는 가까운 점이고, 다른 한 번은 지구와 달을 잇는 선이 지구 중심을 뚫고 뒤로 형성되는 반대점(Antipode)이다. 이것은 달 탐사선이 달에 가기 위한 기회가 하루에 2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자전 주기에 따른 지구와 달의 지오메트리 ⓒ https://history.nasa.gov/afj/launchwindow/figs/Fig%207.png

지구의 자전축이 약 23° 기울어진 상황은 달 탐사선 궤적 설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구가 자전하는 사이 달은 공전을 한다.

따라서 공전하는 달과 자전하는 지구 중심을 잇는 선이 있을 때, 달 중심을 뚫고 뒤로 형성되는 반대점은 시간에 따라 계속 변하게 된다. 달 탐사선의 궤적설계에 있어서 이 반대점의 위도변화가 실제로 큰 의미가 있다. 이 반대점의 위도는 달의 공전주기에 해당하는 28일을 기준으로 최소 남위 28°에서부터 최대 북위 28°로 이동함을 알 수 있다. 반대점의 위도는 실시간으로 변화하며, 결론적으로 발사장은 반대점 위도의 최댓값보다 더 큰 위도에 위치해야만 어느 발사 일을 선택하더라도 하루에 2회의 발사 기회를 얻는다.

자전축 기울기에 따른 지구와 달의 지오메트리 ⓒ https://history.nasa.gov/afj/launchwindow/figs/Fig%206.png

지구와 달의 거리에 따라 에너지 소모량 달라

달은 지구로부터 평균적으로 38만 4399 km 떨어져 있다. 하지만 달의 공전주기를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시기에는 약 35만 6400∼37만 400 km 거리에 있으며, 가장 먼 시기에는 약 40만 4000∼40만 6700 km 거리에 있다. 달은 지구에서 볼 때 항상 앞면만 보이며,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는 달의 공전 주기를 기준으로 최대 5만 km까지 차이가 있어 거리에 따라 달의 크기가 좀 다르게 보인다.

한 달 동안 지구에서 달을 관측한 결과 ⓒ https://en.wikipedia.org/wiki/Moon#/media/File:Lunar_libration_with_phase_Oct_2007_450px.gif

그렇다면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이렇게 변하는 것이 달 탐사선의 궤적 설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결과적으로 달 궤도에 진입할 때 요구되는 에너지의 차이로 나타난다.

지구에서 출발한 달 탐사선이 달에 근접할 경우 속도가 빨라 자연적으로 달 궤도에 포획되지 않는다. 따라서 달 탐사선은 자신의 속도를 줄이기 위한 기동을 수행하여 달 궤도에 포획되는데, 이러한 기동을 달 궤도 진입(Lunar Orbit Insertion)이라고 부른다.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제일 먼 시기에 달 탐사선이 달에 도달하는 경우에는 달이 지구를 도는 속도가 가장 느려 달 궤도 진입에 요구되는 에너지가 가장 적으나, 반대인 경우에는 달 궤도 진입에 요구되는 에너지가 가장 많이 필요하다. 미국의 달 탐사선 루나 프로스펙터의 논문에 따르면 이 에너지의 차이는 최대 4∼5% 정도라고 기술되어 있다. 가급적이면 적은 연료로 달에 가는 것을 선호한다면 이러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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