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의 기분과 취향에 맞는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요즘이다. 물론 에디슨이 최초로 소리를 녹음하고, 재생하는 장치인 ‘축음기(phonograph)’ 발명 당시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최초의 휴대용 음악 재생 장치가 개발된 1979년 이후,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소위 워크맨(walkman)의 시대가 열렸다. 이전에는 LP(Long Playing)에 음악을 저장하고, 이를 재생하기 위해서는 육중한 기기의 힘을 빌려야 했기에 고정 공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크기가 작고 내구성이 좋은 카세트테이프(cassette tape)가 개발되면서 음악도 휴대하기 쉬운 시대가 왔다.
이후 LP, 카세트테이프, CD 등 물리적 저장 매체의 자리를 디지털 음원이 차지하면서 MP3 파일로 음악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개발돼 음악은 소유보다는 향유의 대상이 되는 추세다. 음악 저장 매체가 발전하면서 듣는 방법 또한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에디슨은 세계 최초로 소리를 녹음하고, 재생하는 장치인 ‘축음기(phonograph)’를 발명했다. 사진은 1899년에 발명한 축음기 Ⓒwikipedia
음악의 ‘0’, 단어에 숨겨진 융합의 미학
역사상 음악이 없었던 때는 없었다. 그 발생을 두고 정확하게 지금으로부터 몇 만 년 전이라고 확증할 수는 없다. 고대음악으로 분류되는 음악은 기록 매체와 저장 매체가 없었던 까닭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대 문명의 흔적들과 구약성서의 각종 제례의식의 기록에서 시사하는 바, 음악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
다소 이견들이 존재하지만, 많은 역사학자들은 고대인들의 축제제례(祝祭祭禮)를 음악의 기원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고대인들은 풍요의 신, 술의 신의 재전에서 집단으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파토스(pathos, 감정)를 재현했는데, 이때 동물의 뼈를 깎은 악기들을 연주함으로써 격정적이고 주술적인 분위기를 고양했다는 것이다.
문명 발상지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추정하듯이 음악도 그렇다. 그중 메소포타미아, 이집트를 중심으로 발달한 음악은 그리스로 전해져서 체계화된 이론과 찬란한 예술의 한 장르로서 음악으로 발전하게 된다.
고대 그리스 문화의 과학적인 영향은 음향학, 음악 미학, 음악 이론에 관한 연구를 상당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오늘날 서양음악 조율법의 기초가 된 피타고라스의 조율법, 아리스토크세노스의 음계 이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음악 미학 등은 이전 시대의 도구적 성격을 벗어나 예술의 한 장르로 위치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또 고대 그리스 음악은 그 단어 자체가 행위와 능력, 교양의 총체로서 복합적 의미를 갖는다. 음악을 뜻하는 영단어 ‘Music’은 ‘무시케(musikē)’에 어원을 두는데, 신화에 따르면 ‘무시케’는 다양한 기예를 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제우스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Mnemosyne)는 아홉 밤을 함께 보내고 9명의 여신 무사(musa, 영어 발음 ‘뮤즈’로 알려짐)를 낳았다. 이 무사들은 각각 서사시, 서정시, 비극, 희극, 합창, 무용, 역사, 천문 등을 관장했는데, 이 기예를 무시케라 일컫는다.
졸리오 로마노(Giulio Romano)의 작품.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아폴론과 아홉 무사이(무사의 복수형) Ⓒwikipedia
음악, 공기를 아름답게 진동시키는 계산의 결과
기본적으로 소리는 공기를 진동시켜 퍼져나가는 파동이다. 이 파동을 조화롭게 만들면 사람의 귀에 아름답게 들리는 음악이 만들어진다.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 등 각종 악기는 연주자가 현, 관, 마찰면에 작용하는 힘을 조정하여 미세하게 공기의 기압을 변화시키면서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는 하프를 직접 연주한 결과, 하프에서 나오는 가장 좋은 소리는 하프 현의 길이나 현에 미치는 힘이 정수비례를 갖는다는 원리를 최초로 밝혀냈다. 한 옥타브는 1:2의 비율, 5도 음은 2:3의 비율을 이룬다는 것인데, 오늘날 우리가 음정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이 원리에서 출발했다.
이후 수학자, 과학자들은 공기를 진동시켜 만들어지는 음향과 소리의 높낮이를 연구하면서 음악 이론을 발전시켰다.
결국 음악이란, 공기를 아름답게 진동시키는 수학적 계산의 결과인 것.
음악은 공기를 아름답게 진동시키는 계산의 결과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과학기술과 창의력이 만든 음악, 새로운 장르의 시작
새로운 소리를 만든다는 것은 음악 창작자들에게는 숙명적인 과제다. 하지만 그 호기심이 새로운 진보를 만든다는 것을 우리는 많은 사례를 통해서 보아왔다. 음악도 그렇다.
최근의 음악들은 전자기기의 힘을 필연적으로 거친다. 전자악기를 직접 연주해 음악을 만들기기도 하고, 전통 악기를 연주해 디지털 변환 및 저장을 하기도 한다. 음악 창작에 초점을 맞추면, 전자악기의 등장은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전자악기는 “전기신호와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음을 흉내 내거나, 변환하여 생성하도록 설계된 악기”를 통칭한다. 피아노, 하프, 바이올린 등 전통 악기에 전자 컨트롤러·모듈을 장착하거나, 형태는 같지만 전자음을 내장한 악기, 새롭게 개발된 전자악기들까지 그 종류 역시 무척 많다.
1950년 이후에 녹음기와 전자음향기기가 발명됐을 때, 서구권의 많은 나라들은 보다 독창적인 음악을 만들기 위해 스튜디오를 개설했다. 당시의 분위기는 기술 발명의 기쁨이 더 컸지만, 다양한 소리를 이용해 새로운 사운드를 차곡차곡 만든 그 실험성이 오늘날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음악의 시작이 됐다. 그리고 이들 연주 기기들은 새로운 음악을 갈구하는 창작자들에게 일종의 해방구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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