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실리콘밸리의 휠체어 비행사 최영재

글로벌 IT기업 거쳐 이베이에서 S/W개발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지, 팔이나 다리가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미국 실리콘밸리 이베이 컴퍼니(ebey)의 로컬라이제이션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는 최영재(56)씨는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은 후 걷지 못하게 되었다. 3살 이 후 시작된 휠체어 생활이지만 그는 지금까지 한번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경쟁이 치열한 실리콘밸리에서 소프트웨어 (S/W) 개발자로 10년째 근속 중이다. 뿐만 아니다. 하늘을 자유롭게 누비는 경비행사이기도 하다. 그는 4년 전 양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신체적 역경을 극복하고 고된 비행 연습을 통해 스포츠 파일럿 자격증을 획득했다.

실리콘밸리에서도 전무한 휠체어 장애인 최영재씨는 청년들에게 "도전하면 이룰 수 있다"는 용기를 전파했다.

실리콘밸리에서도 전무한 휠체어 장애인 최영재씨는 청년들에게 “도전하면 이룰 수 있다”는 용기를 전파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신체적 장애는 편견일 뿐, 꿈은 도전하는 자에게 펼쳐진다

20일 서울 선릉역 현대타워 7층에서 만난 최영재씨는 환한 미소와 힘찬 손놀림으로 휠체어를 타고 나타났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취업과 미래로 고민하는 청년들을 위해 마련한 만남의 자리였다.

그는 이 날 자신이 신체적 장애를 딛고 실리콘밸리에서 어떻게 도전해왔는지,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은 어떻게 이룰 수 있었는지를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최영재씨는 청년들이 자신의 이야기에서 조금이라도 용기와 희망을 얻기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을 이베이의 ‘로컬라이제이션 엔지니어’ 라고 소개했다. 그는 영어로 된 이베이 사이트를 각 국가의 언어로 재변환시키는 ‘지역화’ 작업을 하고 있다. 각 나라마다 법률적 문제, 쇼핑 지불 문제, UI(User Interface) 문제 등 많은 부분이 미국과는 다르기 때문에 각 국가의 언어로 영어 사이트에서 처럼 매끄럽게 작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경해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시맨텍, 구글, 썬 마이크로 시스템, 아메리칸 온라인(AOL) 등 유수의 글로벌 IT기업을 거쳐 이베이 실리콘밸리 컴퍼니까지. 최영재씨의 경력은 화려하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장애인이라고 가산점을 주거나 정부에서 일정 비율을 장애인 채용을 할당하지도 않는다. 가혹하리만큼 냉정했다. 면접관들은 최씨의 다리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직 능력에만 관심을 가졌다. 그는 능력을 증명해보였고 수많은 기업들은 그의 능력을 알아보았다.

하지만 갖춰야 할 것이 능력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신체적 결함이 주는 파급력은 비장애인들은 알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근무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해요. 하지만 휠체어를 타고 있으면 그냥 앉아만 있어도 힘들어요. 집중을 한다는 게 무리에요.”

실리콘밸리에 최씨와 같이 휠체어를 타는 엔지니어들을 만나기 힘든 것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거의 전무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영재씨는 버텼다. 그리고 실력을 계속 배양해 경쟁력을 갖췄다. 이베이에서 만 9년째 근속하고 있는 것도 그와 같은 노력의 결과였다.

새로운 도전, 하늘을 나는 꿈

그는 또 다른 꿈을 향해 돌진하고자 했다. 하늘을 나는 것이 그의 또 다른 도전이었다. 하지만 장애인을 비행사로 만들어 주려는 데는 없었다.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최씨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교육을 거절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하늘을 날겠다는 그의 새로운 도전은 성공했다. 이제 그는 새처럼 하늘에서 자유롭게 날아오를 수 있다. ⓒ ScienceTimes

하늘을 날겠다는 그의 새로운 도전은 성공했다. 이제 그는 새처럼 하늘에서 자유롭게 날아오를 수 있다. ⓒ최영재

최씨는 양 팔이 없는 여성 파일럿 제시카 콕스를 알게 되었다. 그는 발과 무릎으로 비행기 핸들을 잡고 하늘을 자유로이 날아 올랐다. 다시 희망이 생겼다. 제시카 콕스가 비행 자격증을 획득한 곳이 장애인들에게도 전액 무료로 비행교육을 해주는 비영리단체 에이블 플라이트(Ableflight.org)라는 것을 알아냈다.

최영재씨는 에이블 플라이트에 동양인 중 세계 최초로 선발 된 케이스였다. 그는 매일 강도 높은 비행 훈련에 매진했다. 비행시간만 40~45시간, 200번의 랜딩 연습을 거쳤다. 수많은 연습과 교육을 반복한 결과 그는 결국 비행 라이센스를 취득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내친 김에 곡예 비행에 참여해보는 것에도 도전해보기로 했다. 마침 ‘숀 터커(Sean Tucker)’라는 전설적인 곡예비행사를 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 최씨는 숀 터커를 만나 “나와 함께 탈 수 있나?”하고 돌직구를 날렸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숀 터커는 다소 망설였지만 함께 비행하자는 도전을 받아 들였다.

6개월 후 그는 숀 터커와 푸른 상공을 날아 올랐다. 비행기는 90도 수직으로 꺾어지고 쉴 새 없이 회전을 반복했다. 머리 위로 별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이 날의 경험으로 자신의 고정관념이 다시 한번 깨지는 경험을 했다. 그는 꿈을 버리지 않았더니 꿈을 이루게 해줄 동반자들이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꿈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는 것이 아니다. 간절히 소망하고 도전할 때 꿈을 이룰 동반자가 온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최영재씨는 청년들에게 고정 관념은 깨라고 주문했다. 그는 “우리는 늘 고정관념 속에서 산다. 세상은 안바뀐다. 하지만 내가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변화하려는 삶을 산다”며 조언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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