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연구회
SF 영화에서는 로봇이 감정을 가지고, 사람과 소통한다. 인간은 다양한 모습으로 불편함 없이 우주를 넘나들며 생활한다. ‘기술이 발전하면 이런 모습이겠지’라는 대중의 막연한 기대감을 손에 잡힐 듯한 영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최근의 SF 영화들은 비단 작가들의 상상력에만 기댄 결과가 아니라, 최첨단의 과학기술 연구 동향을 담고 있다. 반면, 오랫동안 상상의 산물이었던 기술이 과학을 딛고 현실이 되는 사례도 많다. 많은 경우,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소재의 개발로 급격한 발전을 이룬다. 오늘날, 영화 밖으로 나와 우리를 맞이할 준비가 한창인 신소재들을 만나보자.
새살이 솔솔, 스스로 잘 하는 신소재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아마 영화 <엑스맨>을 좋아한다면 ‘힐링 팩터’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힐링 팩터란 울버린이 가진 자가치유 능력을 말하는데, 질량 보존의 법칙을 따르듯 상처 부위도 금세 새살이 차오를 뿐만 아니라 힘을 잃지도 않는다. 스스로 치유하고 생성하는 능력을 갖춘 무생물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았으나, 최근 신소재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자가치유, 자가생성이 가능한 신소재 기술을 내놓고 있다. 스크래치, 절단된 면을 치유하는 소재를 개발한 것이다.
이 소재의 경우, 20~30도 실온에서도 자가치유를 할 수 있어 자동차 도장, 스마트폰 액정의 보호 제품에 사용할 수 있다. 조만간 스크래치 걱정 없이 스마트폰을 쓸 수 있게 된다면, 바로 이 소재 덕분일 것이다.
한편, 과학자들은 간단한 처리를 거친 니켈 폼이 스스로 고효율의 물 분해 촉매로 바뀌는 기술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비용이 저렴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소재를 사용한다는 면에서 기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수소 제조법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명망토가 현실로! 눈에 보이지 않는 메타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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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은 SF영화의 고전 소재다.
1933년 제임스 웨일 감독의 <투명인간>부터 2006년의 <할로우맨2>까지 몇 세대를 거쳐 영화로 제작된 것만 봐도 그렇다. 비단 SF영화뿐 아니라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은 판타지에도 자주 등장한다. 어쩌면 이 중에서도 해리포터의 투명망토 정도는 이번 세기 안에 가능해질지도 모르겠다.
투명 망토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의 중심에는 바로 메타물질이 있다. 메타물질은 자연에서 발견되지 않은 특징을 가진 물질로, 주로 빛의 굴절을 제어해 물질이 눈에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물속에서 찾아낼 수 없는 제로 굴절률 메타물질을 구현하기도 했다. 이 기술을 이용해 잠수함을 만들면, 물속에서 투명 망토를 씌운 듯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것.
또한, 메타물질의 특성을 조절해 유연한 기판에 적용하는 기술도 개발했으며, 파동의 전파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도 새롭게 개발되었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게 만드는 투명 망토 기술을 반대로 적용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초음파, 음향 등을 눈으로 볼 수 있게, 그것도 고해상 이미지로 만들어준다.
연구자들은 이 기술로 음향 현미경 등 생활 속 음파를 이미지로 만드는 기기에 적용하거나, 층간 소음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원하는 모양을 자유자재로! 늘여도 성능은 그대로인 소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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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 <인크레더블>은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나선 5인의 슈퍼히어로 가족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전형적이지만 힘이 센 아빠, 미스터 인크레더블과 그의 아내, 엘라스티걸 그리고 각기 다른 초능력을 갖춘 아이들이 가족을 구성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엘라스티걸은 이름처럼 탄력있는(Elastic) 몸을 가지고 있다. 탄력있는 고무처럼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한 엘라스티걸이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녀의 몸처럼 자유자재로 늘어나줄 유니폼이 필요할 터.
최근에는 엘라스티걸의 유니폼으로 개발하기에 딱 알맞은, 엄청난 신축성의 소재들이 개발되고 있다. 늘어나거나 수축할 때 가하는 힘이 변형을 일으키는 다른 소재들과 달리, 변형이 작을 뿐만 아니라 성능 또한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유연하기 때문에 모양 역시 자유롭게 만들 수 있기도 하다. 유연성 있는 소재들은 가볍고 착용하기에 부담이 적어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센서 등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는 웨어러블 전자기기 시장의 요구를 만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삶을 위하여! 일상을 편리하게 만드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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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 속 삶에서는 순간 이동을 자유롭게 하고, 영화 `빅히어로`의 베이맥스처럼 인강의 건강과 감정을 보살펴주는 AI 로봇이 등장한다.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영화 속 다양한 기술처럼 과학자들은 우리의 일상을 더욱더 이롭게 만드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전기자동차의 성능을 높인 기술, 더욱더 가볍고 강한 탄소섬유복합재의 기술, 계산력과 기억력을 동시에 갖춘 소자, 촉-착각 현상을 이용한 스마트폰용 햅틱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성과를 뛰어넘는 신소재 기술을 발굴하고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비용 절감과 효율성으로, 상용화에 한발 다가서고 있다.
* 이 글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서 발간하는 ‘꿰어야 보배’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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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지각 160㎞ 아래에 암석이 부분적으로 녹아있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학과 CNN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잭슨 지구과학대학원'의 화쥔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구 전체에 걸쳐 이런 층이 존재한다는 점을 밝힌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 최신호(6일자)에 발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피부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양과 방향을 정확히 측정해 재활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진은 3개의 센서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인접 배치해 이들에서 나오는 신호의 조합으로 특정 부위 신축 방향과 변형량을 동시에 뽑아냈다.
멸종 인류인 네안데르탈인이 살던 선사시대 동굴에서 현대인도 즐겨 먹는 것과 같은 종의 게 껍데기가 무더기로 나와 9만 년 전에 이미 게 맛을 알고 즐겼던 것으로 제시됐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카탈루냐 인류고생물학 및 사회진화연구소'의 마리아나 나바이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리스본 인근 피게이라 브라바 동굴에서 발굴된 게 껍데기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환경 고고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Environmental Archaeology)에 발표했다.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는 신소재공학부 권인찬 교수 연구팀이 산업 폐기물 속에 포함된 수소를 이용해 폐기물 속 이산화탄소를 연료전지의 원료인 '개미산(포름산)'으로 쉽게 전환하는 효소를 발굴했다고 8일 밝혔다. 지스트에 따르면 기후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 폐가스를 유용한 화학연료로 전환하는 연구에서 핵심은 산업 폐가스에 포함된 다른 가스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전기와 같은 별도의 에너지 공급이 필요 없는 공정을 개발하는 것이다.
우주에서 한반도와 주변 해역을 감시할 초소형위성 체계 개발이 본격화한다. 정부는 초소형위성 체계 개발을 위해 참여 부처, 개발기관, 소요기관 간 추진 계획을 공유하는 회의를 9일 대전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초소형위성 체계 개발사업은 국가 우주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방부 및 방위사업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해양경찰청, 국가정보원 등 다부처 협력사업으로 추진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정한길·김택균 교수, 신경과 윤창호 교수 공동 연구팀은 두경부(머리와 목 부분)의 X-선 영상을 이용해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호흡량이 줄어드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한국재료연구원은 배터리 핵심 소재 리튬이온으로 차세대 뉴로모픽 반도체 소자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8일 밝혔다. 뉴로모픽 반도체 소자는 인간 뇌를 모사해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 고효율로 인공지능을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소자다. 재료연구원 나노표면재료연구본부 김용훈·권정대 박사 연구팀이 이 기술을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