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국민 생활 도움 주는 과학기술센터] (46)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매년 연말이 되면 연구기관이나 주요 기업들이 공통으로 발표하는 사항이 있다. 바로 다음 해에 주목받을 신기술에 대해 ‘10대 유망 기술’이나 ‘5대 핵심 기술’ 같은 타이틀을 걸고 공개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술이 아닌 ‘산업’에 초점을 맞춰 유망한 신산업을 소개하는 기관이 있다. 바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다. 대부분의 기관이나 기업이 기술 중심으로 미래 시장 트렌드를 예측하는 반면에, KIAT는 산업에 초점을 맞춰 매년 10대 신산업을 선정하고 있다.

KIAT는 기술보다 신산업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 KIAT

지난 해 말에 KIAT가 발표한 2021년 유망 10대 신산업은 △자율주행 패키징 △MaaS(Mobility as a service) △수소연료전지 모빌리티 △고청정 LNG선박 △모바일 헬스케어 △개인맞춤형 정밀의료 △인공지능 홈 서비스 △인간공존형 물류 로봇 △청정수소생산 △인공지능(AI) 반도체였다.

이처럼 KIAT가 기술보다 산업에 방점을 두고 유망 분야를 발표하는 이유는 기관의 설립 목적이 산업기술혁신을 촉진하여 사업을 효율적이고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산업기술 혁신과 관련 정책 개발 지원이 핵심 업무

KIAT는 산업기술 혁신과 관련 정책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준정부기관으로 설립되었다. 기관의 설립목적은 산업기술정책 수립과 기술혁신기반 강화를 통한 기술강국 실현이고, 비전은 산업기술의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혁신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기술사업화와 국제협력, 그리고 규제 혁신,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산업전문 인력 양성 등 중소·중견기업의 혁신성장에 필요한 지원책을 종합 제공하고 있으며, 지역 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을 실현하고 있다.

이를 위해 KIAT는 기술사업화와 국제협력을 위해 산업 전 분야에 걸쳐 화두가 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그리고 사물인터넷 및 5세대 이동통신 기술 등의 발달로 4차 산업혁명의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인류를 위기로 몰아넣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와 사회 구조가 급속히 디지털화 및 비대면화의 길을 걷고 있다. 따라서 KIAT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산업기술 혁신생태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KIAT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 KIAT

현재 KIAT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디지털 뉴딜’과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활성화다. 디지털 뉴딜이란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마련된 범국가적 프로젝트다. 국내 산업의 디지털화를 가속하고 비대면화를 촉진시켜 디지털 기반의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혁신 가속화를 추진한다는 의미다.

또한 일명 ‘소부장’이라고 불리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기 위해 국내 관련 산업을 육성하자는 차원에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KIAT는 규제는 풀고 도전적 시도에는 과감히 투자하여 신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해 나가고 있다.

KIAT는 스스로 산업기술 정책을 혁신적으로 설계하는 디자이너로의 역할을 다짐하고 있다. 산업기술의 중장기 전략수립과 정책 연구 등을 통해 대한민국 산업기술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면서, 산업기술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하겠다는 것이 KIAT의 자세다.

규제 샌드박스 활성화로 신산업 창출에 앞장

산업을 활성화하는 요인 중에는 신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가장 비중이 크다. 문제는 신기술의 경우 검증이 제대로 되지 못해 여러 가지 규제에 걸릴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라는 제도를 통해 신기술을 통한 신산업 창출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시켜주는 제도를 말한다.

KIAT는 바로 이같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신산업을 도입하고 창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는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셔틀버스’와 ‘기존의 산소통 방식을 대체하는 중앙집중식 산소발생시스템’이 있다.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셔틀버스는 100% 전기로 구동되지만 운전자가 없어서 현행법상 면허 발급 대상이 아니고, 정보 수집을 위한 셔틀버스 촬영 역시 개인 정보보호 등의 이유로 제한되어 있었다.

신기술 및 신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샌드박스를 적용하는 검토 과정 ⓒ KIAT

하지만 지난 2019년에 열린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통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안전성 확보와 개인정보 비식별, 그리고 책임보험 가입 등을 조건으로 자율주행 셔틀버스 운행 서비스에 실증특례가 부여된 것이다.

그 덕분에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셔틀버스의 사업자는 국내 최초로 일반인 대상의 자율주행 여객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자율주행 사업과 관련하여 29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여 추가 인력도 26명이나 채용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기존의 산소통 방식을 대체하는 중앙집중식 산소발생시스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산소 순도 99% 이상 제품만 의료보험 혜택 가능한 의약품으로 규정하고 있어, 이 시스템으로 발생하는 순도 93%의 산소는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의 정책 권고로 이 문제 역시 해결됐다. ‘의약품 및 의료 기기 복합 조합품목’으로 변경하고, 산소발생기에서 발생하는 산소가 미국 또는 EU 기준을 충족할 경우 정식 허가하기로 하면서 국내 병원에 납품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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