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시카고 공공미술을 대표하는 ‘크라운 분수’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공존하는 시카고는 ‘The Picasso’, ‘Four Seasons’, ‘Cloud Gate’, ‘Marina City Tower’ 등 700여 점에 이르는 공공미술과 건축의 도시로 유명하다. 시카고 예술대학(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의 메리 제인 제이콥(Mary Jane Jacob) 교수는 “공공미술은 사람과의 관계에 기초한 커뮤니티 아트”라고 말한 바 있다.

2004년 시카고 밀레니엄 공원(Millennium Park)에는 16미터 높이의 거대한 비디오 건축 미술 작품 2점이 세워졌다. ‘크라운 분수(Crown Fountain)’라는 제목의 이 공공미술 작품은 시카고 문화국 공공미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으며, 총 제작비 1700만 달러가 소요되었고,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의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하우메 플렌사(Jaume Plensa가 총괄 기획과 디자인을 맡아 만들어졌다. <관련 동영상>

Crown Fountain Ⓒ Jaume Plensa

하우메 플렌사는 로트자 예술 디자인 학교(Llotja School of Art and Design)와 산 조르디 미술 학교(Sant Jordi School of Fine Arts)에서 공부했으며, 1993년 프랑스 문화부가 수여한 ‘Medaille des Chevaliers des Arts et Lettres’, 1997년 카탈로니아 정부의 ‘National Award of Arts’, 2012년 스페인의 ‘National Award for Plastic Arts’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현대미술가로서의 탁월한 능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공공미술 비디오 조각 작품 ‘크라운 분수’는 물, 빛, 유리 등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사용한 2개의 거대한 화강암 기둥과 유리블록, 그리고 전면의 LED 스크린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 26만 개의 LED 포인트가 들어있는 147개의 LED 스크린에 등장하는 1000명의 다양한 인종, 계층, 연령의 시카고 주민들 얼굴은 시카고 예술대학과의 협력으로 고화질 Sony HDW-F900 비디오카메라로 촬영되었다. HDW-F900 카메라는 SF 영화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 촬영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Crown Fountain Ⓒ Jaume Plensa

첨단 영상 기술과 설치미술, 그리고 건축 기술이 총화 되어 결합한 ‘크라운 분수’는 주변의 마천루 빌딩과 어우러지면서 밤낮으로 장관을 보여준다. 작품의 명칭은 제작비 중 1000만 달러를 기부한 미국의 기업가 레스터 크라운(Lester Crown)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으며, 시카고 시민들과 비평가들은 영상 속 얼굴의 입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크라운 분수’의 예술적, 오락적 특징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시카고 공공미술 가운데 대표적인 물 놀이터 명소로 자리 잡은 대형 비디오 설치미술 ‘크라운 분수’의 영상은 컴퓨터의 바르코 콘트롤러(Barco show controller)로 조정된 5분 간격의 얼굴 표정 애니메이션과 자연 경치가 번갈아 나타나는데, 영상이 디스플레이 되지 않을 때는 LED 타워 스크린 전면에 물이 폭포처럼 흘러내리며, 2개의 타워 사이에 넓고 얕은 호수가 만들어진다.

Crown Fountain Ⓒ Jaume Plensa

하우메 플렌사는 ‘크라운 분수’를 사람들의 생활을 연결하는 공동체적 시공간(時空間)으로서 고대의 역사적 상징인 분수대에서 작품을 착안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나는 항상 조각이 규모나 공간과 같은 문제보다는 시간과 더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은 나의 작업의 본질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크라운 분수’의 주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속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는 인간의 공동체적 경험과 진화하는 대화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카고 공공미술 프로그램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 메리 제인 제이콥 교수는 “지역 공동체에서 공공미술은 여러 방법으로 다양하게 진행돼야 합니다. 각 공동체마다 성격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수학적 공식 같은 방법은 없습니다. 공공미술은 수많은 소통 과정이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작가와 전문가, 공동체 구성원 사이에 얽혀 있는 관계망을 열린 마음으로 풀어내야 합니다.”라고 하였다.

Possibilities Ⓒ Jaume Plensa

하우메 플렌사의 또 다른 공공미술 작품으로는 ‘Voices(2018)’, ‘In My Faith, In My Hope, In My Love(2018)’, ‘Pacific Soul(2018)’, ‘Dreamings(2017)’, ‘Set Poetes(2014)’, ‘Wonderland(2012)’, ‘Awilda and Chloe(2011)’, ‘Nomade(2007)’ 등이 있으며, 한글을 모티브로 하여 사람의 상반신 모습을 형상화한 2016년 작품 ‘Possibilities’는 롯데타워 앞에 설치되었고, 2019년 브론즈 조각 작품 ‘SANNA’는 대전역 앞에 설치되었다.

또한 하우메 플렌사는 ‘조각 책(sculpture book)’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들을 한정판으로 제작·발표하였는데 ‘JAUME PLENSA 61’, ‘PLENSA / ESTELLES · L’HOTEL PARIS’, ‘LLIBRE DE MERAVELLES’, ‘LOVE SOUNDS’ 등이 그러한 작품이며, ‘Bluebeard’s Castle’, ‘Diary of One Who Disappeared’, ‘The Magic Flute’ 등과 같은 오페라 공연의 무대 미술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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