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높인다

[과학자의 연구실] [인터뷰] 구현철 KIST 스핀융합연구단 박사

전력손실은 작고 속도는 빠른 차세대 반도체가 개발 될 가능성이 열렸다. 국내 연구진이 신호 손실이 없는 ‘스핀-전기 전환효과’를 이용, 차세대 전자소자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 것이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구현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는 “전압으로 스핀정보를 제어하고 신호 손실 없이 전기정보로 바꿔 주는 스핀 홀 전자소자를 개발했다”고 이야기 했다.

스핀트로닉스, 돌리면 전기가 나온다

구현철 KIST 스핀융합연구단 박사 ⓒ 구현철

구현철 KIST 스핀융합연구단 박사 ⓒ 구현철

우리나라는 반도체 산업 강국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메모리 반도체에 해당하는 것으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인다.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로 나뉘는데, 반도체 산업의 80%를 이루는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구현철 박사팀은 비메모리 분야나 논리연산소자에 사용할 수 있는 반도체 스핀트로닉스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둬 주목을 받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에 이용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 돼야 할, 스핀제어 연구를 효과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스핀트로닉스’ 란 말이 있다. 전자의 스핀(spin)과 전자공학(electronics)의 합성어로, 결국은 스핀을 이용한 전자소자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스핀전자소자는 스핀이 갖고 있는 비휘발성을 이용한 자성 금속기반의 스핀토크 메모리다. 하지만 스핀을 로직소자나 시스템 반도체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내의 스핀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구현철 박사는 “스핀이 시계방향으로 돌면 ‘0’, 반대방향으로 돌면 ‘1’로 인식해 전자 하나가 1비트가 되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차세대 반도체 후보인 화합물 반도체 채널과 무손실 스핀 홀 효과를 결합한 연구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국내 비메모리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연구에 대해 간략이 소개했다.

“스핀트로닉스 소자는 전기적 특성과 자기적 특성을 모두 이용하는 차세대 전자소자입니다. 전자의 ‘스핀’은 용어 그대로 전자의 회전에서 나오는 정보를 의미해요. 스핀 정보, 즉 회전하면서 발생하는 정보를 전기신호로 바꾸는 것이 스핀트로닉스 소자의 활용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이죠. 현재까지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은 스핀을 홀 전압으로 전환하는 ‘스핀 홀’ 현상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홀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전기가 흐르는 채널에서 자기력을 가해 전자의 방향을 측면방향으로 이동시켜 측면전압을 측정합니다. 하지만 ‘스핀 홀’ 현상은 일반적인 ‘홀’ 현상과 다르죠.”

일반 ‘홀’ 현상과 달리 ‘스핀 홀’ 현상은 전자가 갖고 있는 스핀방향에 따라 이동하는 방향이 달라진다. 전자의 이동을 전압으로 측정하는 것이다. 기존 스핀 홀 현상을 이용한 소자는 스핀정보가 전기신호로 바뀌는 과정에서 전자 간에 충돌이 발생했는데 구현철 박사팀의 이번 연구에서는 전자간의 충돌 전에 원하는 전기신호로 바꿔주기에 신호 손실이 없게 된다.

“기존의 연구는 대체로 반도체 물질의 단일층을 사용했습니다. 때문에 초고속으로 전자를 이동시키는데 한계가 있었어요. 이러한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희 연구팀은 초고속 인듐비소(InAs)를 중심으로 주변에 다른 여러 반도체 층을 접합시켜 빠르게 전자가 이동할 수 있는 채널을 사용했습니다. 전자 간 충돌을 거의 억제하고 충돌 전에 스핀 홀 현상을 발생시켜 전압을 측정했어요. 이러한 현상을 탄동(ballistic) 스핀 홀 현상이라고 부르죠. 결국 이를 이용하면 신호의 감소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스핀 홀 전자소자의 모습 ⓒ KIST

스핀 홀 전자소자의 모습 ⓒ KIST

스핀 주입부터 제어까지, 모두 전기신호 이용

구현철 박사팀의 이번 연구는 스핀의 주입부터 제어까지, 모든 과정을 전기신호를 이용한 세계최초의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구현철 박사는 “이번에 보여준 방법은 기존소자에서 항상 존재했던 전자 간 충돌로 인한 신호 손실을 없애는 것이었다”며 “또한 초고속 반도체 채널이 갖는 ‘무손실 스핀-전기 전환 현상’을 이용했기 때문에 현재 반도체 소자개발에서 가장 핵심요소로 꼽히는 저전력화에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결과”라며 연구의 의의를 이야기 했다.

“스핀소자에서 가장 고려해야 할 사항은 스핀정보가 입력부에서 출력부로 이동할 때 그 정보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핀정보가 빨리 이동해 다른 입자와의 충돌을 줄여서 신호의 손실을 줄여야 해요. 이번 연구에서 보여준  무손실 스핀 홀 현상은 전압으로 스핀 방향을 자유자재로 조절해 트랜지스터나 로직소자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지 5월 2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관련특허도 확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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