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화로 어려운 기술 접근성 낮추겠다”

예술과 기술 융합주간 개막…예술과 기술 융합 현황 조망

‘예술은 기술에 도전을 주고, 기술은 예술에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문구는 3차원 컴퓨터 그래픽 영상의 대표적 기업인 픽사(Pixar)의 창업자 존 레스터(Jon Lester) 대표가 한 말이다. 예술과 기술은 다르지만 이질적인 존재가 아니라,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영감을 주는 협력의 존재라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통해 사회를 다양한 시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서비스에 대해 조망하는 행사가 마련되었다. ⓒ 유튜브 영상 캡처

그런데 레스터 대표의 이 말을 실제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지난 23일 온라인상에서 제공되어 주목을 끌었다. 바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개최하는 행사인 ‘2021 예술과 기술 융합 포럼’이다.

23일부터 25일까지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예술과 기술 융합주간을 기념하기 위해 ‘예술과 기술의 융합,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는 기술 융합의 가능성을 전문가들과 함께 모색해 보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복잡한 데이터를 이해하기 쉽게 시각적으로 제공

‘데이터, 시각화 그리고 창작하는 기계들’이라는 주제로 행사의 발제를 맡은 민세희 데이터 시각화 아티스트이자 랜덤웍스 대표는 데이터를 통해 사회를 다양한 시각으로 이해하고자 했던 그동안의 작업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많은 데이터가 범람하는 현재 시점에서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찾아내어 정리하는 작업은 필수가 된 지 오래다. 모든 자료에는 도표와 그래프가 들어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으며, 복잡한 데이터를 쉬운 방법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이처럼 방대하고 복잡한 디지털 데이터는 기존의 단순한 선형적 구조 방식으로는 설명하기 힘든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데이터 시각화(data visualization)’이다.

서울시의 일자별 지출 정보에 대한 시각화 작업 ⓒ 서울시

민 대표는 “데이터 시각화란 수집된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묘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하며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방식으로는 도표나 그래프, 또는 색채 및 이미지 등 그 대상이 무궁무진하다”라고 말했다.

민 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데이터 시각화는 도시 브랜딩 같은 공공영역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서울시 예산 총액이 1000만 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매일 어떻게 쓰이는지를 시민들에게 알리려면 시각화된 자료가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예산의 사용처를 보면 그 도시가 지향하는 바를 알 수 있다”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의 예산 중에서 400만 원은 대중교통 시스템에 사용했고 500만 원은 나무 심는 곳에 사용했다면, 서울시는 교통과 환경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과의 융합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 시각화 제공

인공지능(AI) 기술과의 융합은 데이터 시각화 분야에도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다. 민 대표는 자신이 과거에 수행했던 프로젝트인 ‘모두의 인공지능(A.I, entirely on us)’을 통해 데이터 시각화를 또 다른 관점에 대해 소개했다.

민 대표는 “모두의 인공지능이라는 제목에서 모두는 제외함이 없는 전체를 말한다”라고 강조하며 “인공지능이 영화를 추천하고, 대화를 나누는 등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친밀한 관계를 인간과 유지하며 지내고 있지만, 이 기계 시스템이 과연 ‘모두를 위한’ 기술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그녀의 설명은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생활의 편리함에 익숙해지기 전에,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우리 스스로에게 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공지능(A.I)에서 인공(artificial)이 아닌 증강된(augmented) 지능을 의미한다고 한다면, 과연 누구의 지능이 증강 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민 대표의 생각이다.

그녀는 “인공지능은 어쩌면 특정한 창작자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기술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라고 화두를 던지며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제대로만 활용하면 모든 창작자들이 할 수 있는 영역은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시 공공데이터의 시각화 서비스 ⓒ 서울연구데이터서비스

인공지능 기술이 창작자와 만나 새로운 영역을 창조한 사례로 민 대표는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비전인식과 자연어처리를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인 ‘라이언 카이로스(Ryan Caerus)’ 박사의 연구성과를 예로 들었다.

카이로스 박사는 ‘뉴럴 스토리텔러(Neural Storyteller)’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시스템을 실험 프로젝트에 참여시켰다. 그리고 이를 학습시키기 위해 무려 1400만 페이지가 넘는 로맨스 소설을 입력했다.

그 결과, 온갖 로맨스 소설 스타일의 문장과 표현법을 익힌 뉴럴 스토리텔러 인공지능은 로맨스 소설식 화법으로 스토리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모르는 남녀가 길을 걷고 있는 사진임에도 마치 둘 사이가 연인인 것처럼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민 대표는 “인공지능은 입력된 이미지를 기반으로 단어를 조합하고 문장을 만들어 표현한다”라고 설명하며 “물론 모든 표현은 초기 학습 데이터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판이하게 다르지만, 가장 중요한 사람의 어떤 모습들을 인공지능에게 알려주는냐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민 대표는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고민을 문화예술의 측면에서 본다면 가장 먼저 시도해야 되는 부분은 어려운 기술의 접근성을 낮춰 더 많은 창작자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167)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