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자신의 발걸음이 닿는 곳곳을 둘러본 적이 있는가.
모양과 쓰임은 각각 다르지만 집과 건물들은 정해진 위치에 놓여 있고, 사람이 걷는 길과 차도는 분리되어 있으며, 차들은 신호와 법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또 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에 따라 교통수단을 선택하고, 교통수단은 사람들을 안전하게 이동시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매우 복잡해 보이지만 도시를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들이 제 몫을 충실히 해냄으로써 비로소 살아 숨 쉬는, 그래서 흥미로운 장면들의 연속이다.
이제는 우리의 일상이 이루어지는 도시, 그 공간 안에 요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강력한 알파(α)의 등장을 이야기할 때다. 여전히 도시는 유기체로서의 성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문제를 스스로 진단하고 해결하는 똑똑함을 겸비한 새로운 형태의 도시가 조금씩 도시 속 장면을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 공간 속 요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 등장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과밀화된 도시, 쌓여가는 도시 문제
유현준 교수는 여러 저서에서 “고대 도시는 최소한의 기능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곳에 인구가 모이고 규모가 커지면서 더 많은 기능을 갖춘 도시로 진화했다.”는 전제로 도시화 맥락을 설명한 바 있다. 도시 진화와 도시화는 광의의 도시 개념이 아닌 우리나라의 경험을 비추어봐도 그렇다.
성장 중심의 경제 개발로 도시화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도시지역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50%를 넘어선 때는 1970년이다. 당시에는 50.1%에 불과했던 도시의 인구 비율은 1980~1990년대 들어서면서 급격히 증가하였고, 그 결과 2019년 기준 91.8%로 도시 과밀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나라의 도시화 추세는 종착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우리나라보다 일찍 도시화가 진행된 미국, 일본 등의 사례처럼 U턴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진단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전 국토에서 도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는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정량적 결과의 숫자 이면에는 사실 도시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도시문제, 사회현상이 내포되어 있다. 인구증가로 인한 주택문제, 교통 혼잡, 대기오염 증가, 경제 발전의 불균형, 기반 시설 노후화 등이 가시적으로 드러난 대표적인 도시문제다.
각 도시들은 이러한 당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스마트시티’가 그 대안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도시 과밀화로 인해 인구증가로 인한 주택문제, 교통 혼잡, 대기오염 증가, 경제 발전의 불균형, 기반 시설 노후화 등 다양한 도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도시문제 해결에 똑똑한 대응…스마트시티의 시작
스마트시티는 도시에 IC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을 대표하는 신기술을 접목하여 각종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도시 모델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산업 분야 중 하나다.
이미 공공 주도의 기술 중심 접근에서 일보 진전하여 민간기업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혁신도시 모델로서 자리한 스마트시티는 ‘U-City(유비쿼터스 도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U-City는 2000년대 초반 신도시를 중심으로 도시의 효율적 건설과 관리를 위해 기술 체계가 접목된 ‘메가 머신(Mega Machine)’의 성격이 짙었다. 신도시와 ICT를 접목한 스마트 인프라를 확대한 성과는 있으나 도시가 갖는 진정한 생명력은 공공주도의 천편일률적·단발적 접근에서는 획득하기 어려운 한계를 노출했다.
그렇게 시작된 스마트시티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총아’이다. 도시 공간에 빅데이터, 인공지능, IoT, 네트워크,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술이 접목되자 주거와 이동, 경제활동 등에서 유연성과 연계성, 지능화가 확대되었다. 또 자율자동차, 지능형 로봇, 드론, 신재생 에너지 등 다양한 신산업이 출현하면서 산업구조가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시문제와 환경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지속가능 모델로 스마트시티가 활용되고 긍정적인 결과들이 서서히 도출되기 시작하였다.
스마트시티는 도시에 IC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을 대표하는 신기술을 접목하여 각종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도시 모델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산업 분야 중 하나다. Ⓒ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시티를 만드는 기술
네비건트 리서치가 현재 전 세계 스마트시티와 관련된 170여 개의 주요 프로젝트를 분석한 결과 80%는 교통, 에너지 분야의 정부 서비스와 관련된 분야에 집중돼 있고, 50% 이상은 교통이나 이동에 관련된 연구 프로젝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교통이 고질적인 도시문제 중 가장 오래되고 해결이 시급한 이슈이기 때문일 것으로 짐작된다. 스마트시티는 바로 이러한 도시문제에 방어적으로 혹은 선제적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대표적으로 미국 교통부 주도의 스마트시티 챌린지 프로젝트인 ‘스마트 콜럼버스 시범 프로젝트’는 커넥티드 교통네트워크, 데이터 통합 공유, 전기차 인프라 구축, 이용자 서비스 개선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운영 중인 스마트 주차 애플리케이션 파커(Parker) 역시 주차공간의 유무를 사용자들에게 전달하여 주차 대기 시간을 줄이고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돕는 IoT 기술의 활용 사례다. 소비자 가전 박람회(CES)에서 소개돼 기대를 모으고 있는 ‘통합 지능형 교차로’는 센서와 알고리즘, 단거리 통신을 활용하여 도로를 건너는 보행자가 감지되면 운전자에게 경고를 알리는 교통 신기술이다.
우리나라 국가시범도시 사례 Ⓒ국토교통부 ‘제3차 스마트도시 종합계획 (2019-2023)’
인간의 기본 거주 공간인 집, 그리고 외부 공간인 도시는 수많은 사람들과 환경, 인프라, 법규 각종 시스템이 혼재돼 있다. 다시 말해 도시 속 사람과 기술 체계의 얼개는 관계의 연속이기 때문에 각자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어야 온전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마치 유기생명체처럼 몸속 곳곳의 세포가 긴밀하게 관계를 맺고, 작동하면서, 성장하고, 노화하고, 쇠퇴하고, 다시 살아나는 것처럼.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매우 빠른 속도로 ‘다시 살아나는 과정’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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