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스마트복지 시대가 열린다

[창조 + 융합 현장] 노인식빵, 스마트홈, 보행보조·재활 로봇 등

사회복지 분야와 과학기술 관계자들을 통해 미래를 위한 복지와 기술, 융합 방안이 모색됐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6일 서울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컨퍼런스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취합했다.

‘복지의 미래 – 복지와 기술의 융합’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컨퍼런스에는 연세대 한준 교수(사회학), 삼성경제연구소 김정근 수석연구원, 서지영 STEPI 부연구위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유근춘 연구위원, 그리고 9명의 토론자가 참석했다.

한준 연세대 교수는 압축적 국가 발전으로 인해 한국 사회가 심각한 복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통적인 가족주의적 토대가 와해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사회적 위험을 가중시키는 요인들이 증폭하고 있다는 것.

노인식빵 등 미래형 건강·의료기술

이런 상황에서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확산되고, 불안과 우울로 인한 높은 자살률, 불신과 불만, 대립과 갈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사회가 헝그리(Hungry) 사회에서 앵그리(Angry)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 6일 서울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래사회 공동컨퍼런스. 복지와 기술의 융합 방안에 대해 보건복지, 과학기술 관계자들 간에 다양한 의견이 교환됐다. ⓒScienceTimes


과거 불신은 부패와 불공정성, 정치권에 대한 불만 등에 기인했다. 그러나 미래의 가장 큰 불안은 경제적 불확실성이라고 지목했다.

일자리 부족, 가계부채, 소득불평등 등 현재 가중되고 있는 사회갈등 요소들은 경제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결과적으로 미래 노후대비 문제를 증폭시킬 것으로 보았다. 한 교수는 복지와 과학기술 분야가 협력해 새로운 방식으로 미래위험을 대처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복지와 과학기술의 융합이 과연 미래 위험을 대처해나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 김정근 수석연구원은 ‘스마트 복지’ 사례를 제시했다.

일본 도요타의 ‘보행보조 로봇’을 예로 들었다. 도요타에서 2013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스마트 복지 기술이다. 고령자, 장애인 등 자립보행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보행 보조기구인데 향후 국가 복지정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사카에 있는 벤처기업 ‘R-Techs’에서는 뇌졸중 환자를 위한 로봇을 개발했다. 재활요법을 위한 리허빌리테이션 (rehabilitation) 로봇을 말하는데 현재 손가락을 치료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했으며,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식품 분야에서도 복지와 기술을 융합한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라쿠라쿠 식빵’의 경우 모양은 보통 빵과 비슷하지만 씹는 능력이 약한 고령자들을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노인들의 치아, 미각, 영양상태 등을 최대한 고려하고 있다.

또 일본수산에서는 세포를 분리하는 기술을 활용해 일반 요리 모습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혀로 으깰 수 있는 부드러움을 유지한 생선 가공식품을 내놓았다.

클라우드 기반의 고령자 간병 시스템도 등장했다. 현재 일본의 Teac System Create에서는 노인 간병기록을 IT화해 모바일 솔루션을 구축하고, 매우 효율적으로 간병 서비스를 하고 있다. 휴대전화와 GPS를 연동해 콜센터에서 고령자 위치파악은 물론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보건복지기술 생산·유통·서비스 단계 미흡

김 연구원은 복지와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복지’를 통해 사회적 통합, 환경보존, 그리고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 분야를 발전시켜 지속가능한 복지기술을 발굴하고, 글로벌 비즈니스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책적으로 스마트복지와 같은 융합기술에 대한 관심은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STEPI 서지영 부연구위원은 그동안 과학기술과 복지 서비스 융합에 대해 공감하면서 실질적인 연계는 매우 취약했다고 말했다.

몸을 가동할 수 없는 노인, 장애인, 환자 등을 위한 배변처리 기술을 예로 들었다. 현재 국내 업체가 이 기술을 개발했으나, 법과 제도적 문제 때문에 활용을 못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한국에서 만든 배변처리 시스템을 유럽 등 외국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 팔(Robot Arm)’, ‘스마트 홈(Smart Home)’ 등의 경우도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는 활발한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시장진입도 못하고 있다며, 이 융합기술들에 대해 국가적으로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R&D 시스템 역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많은 연구기관들이 보건복지와 과학기술을 융합한 기술개발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보면 연구개발과 상용화만 있지 생산과 유통, 서비스 등을 담당할 중간 단계가 빠져 있다는 것.

복지 서비스의 대상은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들인데 이 소비자들에 대한 배려 없이 단순한 생각, 행정 서비스로 끝나는 경우가 매우 많다며, 정부̛·기업·연구소 등이 협력해 더욱 치밀한 기술이전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회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이석래 융합기획담당관은 “정부가 지난 6월 초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하고 범부처 협력을 통해 ‘C-코리아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고 말햇다.

현재 농업·자원순환, 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ICT·로봇교육 지원 등 3개 프로젝트가 진행중인데, 특히 복지 분야와의 융합 프로젝트를 위해 보건복지 분야 관계자들과 긴밀한 협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정종수 책임연구원은 한국의 복지정책이 노인과 장애인 쪽에 치중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여성과 아동 문제가 사회적 난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복지와의 융합기술이 특히 이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최윤정 약제기술평가연구팀장은 의료급여 제도를 더 효율화하기 위해 더 상세하고 방대한 자료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과학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능한 건강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보건사외연구원 노대명 연구위원, 산업연구원 장석인 선임연구위원, 보건복지부 이재용 고령사회정책과장, 미래장조과학부 김진형 융합기술과장,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허영 PD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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