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교육, 기술보다 사람이 우선

한국 스마트교육의 현주소 (중)

애플은 지난 1월 19일 미국 3대 교육서적 출판사이면서 미 교과서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호튼 미플린 하코트(Houghton Mifflin Harcourt), 맥그루-힐(McGraw-Hill), 피어슨(Pearson)과 협력관계를 맺고 아이패드용 ‘아이북스2’를 내놓았다.

‘아이북스2’는 기존 애플의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앱 ‘아이북스’에 멀티미디어를 추가한 것이다. 아이북스 저작도구인 ‘아이북스 오서(iBooks Author)’를 사용해 애니메이션은 물론 도표, 사전, 동영상 등을 담은 대화형 교과서를 만들 수 있다. 하버드, MIT 등의 무료 동영상 강의를 연결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 국내 교육현장에 다양한 스마트기기들이 도입되고 있다. 사진은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MBL(컴퓨터 활용 과학실험) 프로그램. 스마트기기들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국립과천과학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애플 측은 ‘아이북스2’의 성공에 대해 확신하는 모습이다. 교육사업 담당자는 “이 교과서들이 학생 가방을 가볍게 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공부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면서 전통적인 개념의 수업 모습을 확 달라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방을 가볍게 하는 유비쿼터스 교육

흥미로운 점은 애플이 가능한 다양한 사람들로 하여금 교육과정을 만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아이패드만 있으면 누구나 교과서를 만들 수 있게 해 교과서의 가격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

학생의 입장에서도 교과서를 여러 권 구매하는 것보다 아이패드 하나를 사는 것이 더 싸기 때문에 교과서 비용을 낮추는 일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교재 구입비용이 일반교재보다 60% 이상 싼 것을 감안했을 때 가격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스마트교육의 개념도 ⓒ교육과학기술부


애플에서 말하는 것처럼 전통교육과 비교해 스마트교육은 다양한 이점이 있다. 무엇보다 관심이 가는 것은 “가방을 가볍게 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공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학교 현장에 스마트 교육을 도입할 경우 교실의 모습을 확실히 바꿔놓을 것은 분명하다. 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현재 미국의 유아 및 초·중등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교재 중 전자교재 비율은 2.8%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애플 측 추산에 따르면 전자교재 구입비용이 다른 일반 교재들보다 60% 이상 싼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스마트 교육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이다. 미국 교육부장관인 던컨(Arne Duncan)은 지난 2월 스마트 교육 투자를 역설했다. “미국이 한국, 우루과이 등과 마찬가지로 교육환경을 첨단화하기 위해 첨단기기 사업에 상당한 투자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러나 L.A 타임즈는 장관 발언에 대해 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Southern California)의 리차드(Richard) 박사의 사례를 인용했다. 리차드 박사가 지난 50년간 첨단기기를 이용한 학습교재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해왔지만 그 기기들이 학습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보조수단 머물면 안 돼… 교사 양성 시급

지난 1960년대 TV가 발명되었을 때도 TV가 학습교재와 교사 등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견이 등장했다. 그러나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1990년대 컴퓨터가 교실에 들어왔을 때 역시 학교현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컴퓨터는 단순 보조기기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L.A. 타임즈는 미연방교육부가 2009년 컴퓨터 등 첨단기기를 활용한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를 비교한 결과,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6학년 학생들의 수학 성적이 떨어진 사례를 지적하면서 첨단기기에 대한 지나친 투자와 관심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L.A. 타임즈가 지적하고 있는 것은 TV, 컴퓨터를 도입하면서 교사와 학생 간의 긴밀한 상호관계를 간과했다는 점이다. 교사들이 첨단기기에 따라 교수학습법을 바꾸기보다는 본인의 교수법에 맞게 첨단기기를 사용함으로써 첨단기기들을 학습현장에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길을 막아버렸다는 것이다.

지금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아무리 좋은 첨단 기기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과거처럼 교사 보조기기에 머문다면 큰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고 보았다. 스마트 교육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사 양성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스마트 교육을 확대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스마트 교육을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2011년 6월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자료 ‘스마트 교육 추진전략(인재대국으로 가는 길)’에 따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 교육은 기존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사업 중의 하나다.

보고 자료는 스마트 교육에 대해 ’21세기 학습자 역량 강화를 위한 지능형 맞춤 학습 체제로 교육환경, 교육내용, 교육방법 및 평가 등 교육체제를 혁신하는 동력’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다양화된 교육환경, 교실혁명을 통해 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학업 성취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

교육계 전반에서 스마트교육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인 모습이다. 과거 TV 시대, 컴퓨터 시대와는 달리 사회 전반에 걸쳐 스마트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교육의 스마트화를 늦출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 교육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교육에서 도입하려는 ‘가상현실’과 같은 기술들이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높여야 하는 교육의 본질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것.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최근 스마트교육과 관련,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도록 학생들을 최우선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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