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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4-01-06

수중에서 발사 가능한 SLBM의 기술 발사관에선 공기 사출, 수면 밖에서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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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올해에도 해군력 증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중국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해군은 구랍 22일 보하이 해역 인근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2’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국 국방부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를 시인했다.

쥐랑-2는 사거리가 약 9,000㎞에 달해 태평양에서 발사하면 미국 전역이 타격권내로 들어오는 탄도 미사일. 10여 년 전 발사에 성공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 31호’를 개조해 만든 핵탄두 미사일이다.

▲ SLBM 발사는 큰 발사관을 갖춘 전략원잠(SSBN)에서만 가능하다. ⓒ연합뉴스

더군다나 쥐랑-2는 은밀하게 수중 기동하는 전략원자력잠수함(SSBN)으로부터 발사되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SLBM)이어서 지상에서 발사하는 ICBM보다 탐지와 추적, 요격이 더 어렵다. 이에 쥐랑 2호의 발사 성공은 태평양과 동북아 해역을 둘러싼 신 냉전 기류에 더욱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동안 중국 해군은 여러 번의 시험 발사 실패를 거듭해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지난 2010년 중국 해군은 ‘쥐랑 2호’를 황해 근방에서 전략원잠으로부터 비밀리에 수면 하에서 발사했으나 이 SLBM은 물밖으로 나온 뒤, 점화가 안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의 원조 격인 미국과 구소련도 SLBM의 수중 발사 시험에 무척 애를 먹었고 여러 번의 실패를 겪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SLBM의 수중발사는 기술적 어려움을 갖고 있다. 물속과 물 밖의 점화 기술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첨단 군사기술에 속하는 SLBM의 수중 발사 성공은 곧 핵무기에 의한 보복과 선제타격을 최고의 단계로 끌어올렸음을 의미한다.

SLBM 발사 가능한 전략원잠 개발

과거 냉전의 주역이었던 미국과 구소련을 비롯해 핵무기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해왔다. 그 이유는 매우 전략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은 지상발사대 또는 B-52 전략폭격기에 의해서 운반되는 탄도미사일(ICBM)에 비해 은밀성이 보장되고, 공격목표 가까이에 접근해 발사할 수 있어 적의 요격 망을 뚫는 데 유리하다. 뿐만 아니라 발사대의 이동성과 은밀성에 의해 적의 전략공격 시에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많은 무기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잠수함에 탑재돼 적에게 들키지 않고, 전 세계 바다의 어느 수역에서나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잠항하면서 수중 발사할 수 있는 SLBM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장비인 수직발사관(Vertical Launch Tube Container)을 갖춘 전략원잠(SSBN)급의 잠수함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은 핵전쟁에 대비해 1950년대부터 전략원잠 개발에 열을 올렸고, 이와 동시에 폴라리스, 포세이돈, 트라이던트 등과 같은 초기 SLBM 개발에도 힘을 기울였다. 냉전의 주역이었던 구소련도 1962년부터 SLBM 개발에 착수, SS-N-3부터 SS-N-28까지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일례로,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잠수함 1척에 탑재된 트라이던트 SLBM은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원자탄의 1,600배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략원잠(SSBN)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재래식 디젤 잠수함의 경우, 수직발사대의 설치가 용이하지 않아 SLBM 발사에 부적합하다.

우리 해군은 “핵탄두 탐재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려면 수직발사관(VLCT)을 장착해야 하지만 1,200톤급의 장보고함은 함의 크기문제로 수직발사관 탑재가 곤란하다”고 말한다. 현재 중국은 SLBM의 발사가 가능한 TYPE 094 진(JIN)급 전략원잠(SSBN)을 보유하고 있다.

수중 사출 가능한 콜드런칭이 대세

지난 2011년 7월 11일 중국 인민해방군 천빙더(陣炳德) 사령관은 “중국이 둥펑 21D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로 중국은 지속적으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가운데 국내외 언론에도 공개하고 있다. 

▲ SLBM은 만약의 점화 실패에 대비해 약간 기울여 발사한다.

전문가들은 “탄도미사일은 발사된 후, 공기의 저항이 약한 대기권 밖으로 나간 후 충분히 가속돼 일정거리를 비행한 다음에 다시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목표물을 타격하도록 설계된 로켓탄”이라고 설명한다. 즉, 발사 시에는 고체나 액체 연료 등으로 추진력을 얻어 쏘아 올려지고, 대기권 밖에서 일정 비행 후에 연료가 모두 소진되면 이때부터는 관성력으로 정해진 탄도를 그리며 비행한 다음에 목표물을 타격하는 것.

이 탄도미사일을 잠수함에 탑재시켜 발사하는 것이 바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이다. 통상 전략원잠(SSBN)의 선체의 중앙 부분에 위치한 수직발사관에 탄도미사일을 탑재하고, 발사통제장치(FCS)에 의해서 수중의 일정 심도에서 발사하는 구조다.

발사 방식에는 콜드런칭(Cold Launching) 방식과 핫런칭(Hot Launching) 방식이 있다. 우선, 탄도미사일은 장착된 부스터(Booster)를 점화시켜서 추진시키면 발사관 내에 엄청난 화염을 일으키며 솟구쳐 오르는데 이때 이 뜨거운 고온의 화염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고, 발사관 장비의 내구성이 관건이 된다. 과거 미국과 구 소련도 이 부분에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콜드런칭 방식의 경우, 발사관 내부에서는 증기발생기나 고압의 압축공기시스템을 이용, 미사일을 사출시킨다. 그리고 미사일이 수면 밖으로 나간 다음에 고체연료 부스터에 점화되는 이중 발사 방식이다. 콜드런칭의 장점은 복잡한 열 배출 구조가 필요없고, 단가도 싸며 발사관의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미사일을 물 밖으로 사출한 후, 점화시키는 이중 발사 체계는 콜드런칭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만약에 점화가 안 될 경우, 수직 발사된 핵탄두 미사일이 잠수함으로 낙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직 낙하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경사를 주어서 약간 기울여 발사하는 것이 일반적 콜드런칭 방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드런칭은 적에게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아 SLBM에는 최적의 기술로 꼽힌다. 핫런칭 방식은 지상용 ICBM 발사 방식에 많이 쓰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륙 간 핵탄두 탄도미사일의 경우, 그 위협 수준은 무엇보다도 핵탄두의 탑재 수량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한다. 보통은 재래식 폭격기에서 투하하는 1톤 정도지만 쥐랑-2호는 6∼7개의 탄두를 탑재한 위력적 규모로 알려져 있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4-01-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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