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0만 년 전, 공룡을 포함하여 지구 상 생물의 대멸종을 불러일으킨 원인은 소행성 충돌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물론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소행성 충돌보다 화산 폭발을 포함한 다른 원인이 지구 생명체의 대멸종을 불러왔다는 의견도 있다. (관련 기사 보러 가기 – “공룡을 멸종시킨 것은 소행성일까 화산일까?”)
하지만 중요한 점은 만약 소행성 충돌이 대멸종의 주된 이유가 아니라고 해도, 직경이 불과 몇 km 정도 되는 소행성이나 혜성들도 순식간에 지구 생명체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지구와 충돌하면 위험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소행성(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s)만 해도 1,400개가 넘는다고 한다.
메릴랜드 주 로렐에 있는 존스 홉킨스 응용 물리학 연구소(Johns Hopkins Applied Physics Laboratory)에서 관리하는 NASA의 대규모 행성 방어 전략의 일부인 DART는 2021년 11월 24일 오전 1시 21분(동부 표준시 기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 (Vandenberg Space Force Base) 4 East에서 SpaceX Falcon 9 로켓에 실려 발사되었다.
DART는 목표 소행성을 자유롭게 탐색하여 Kinetic impact라 부르는 편향 방법을 이용하여 의도적으로 충돌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이처럼 미션과 전략의 최종 목표는 지구에 위험을 가할 소행성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지만, 이번 DART 임무에서는 알려진 소행성 중 지구에 위협이 되지 않는 소행성의 움직임을 약간 변경하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해서 DART미션은 지구 충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소행성이 발견될 때 더 효과적이고 빠르게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하고자 한다.
디디모스 I 디모르포스(이하 디모르포스)는 지구 근처 소행성 65803 디디모스(이하 디디모스)의 위성 소행성(쌍소행성계)이다. 2003년에 처음 발견된 위 소행성은 지름이 대략 170미터에 불과하며 밀도가 낮다. 디모르포스는 직경 780미터의 디디모스 주위를 약 11.9시간에 한 번씩 공전하고 있다.
위 천체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DART미션의 표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미항공우주국은 지구에 위협이 되지 않는 디모르포스를 표적으로 선택했는데, 이는 작은 크기 때문이다. 디디모스 역시 지구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소행성이 아니며, 대략 2년마다 태양 주변을 공전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탐사선을 보내기에도 상대적으로 쉬운 소행성이다.
마치 한 편의 영화 같다. 혹자는 우주선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한다. DART미션이 10개월간의 긴 여정 끝에 2022년 9월 26일 23시 14분 (GMT 기준; 한국 시각으로는 9월 27일오전 8시 14분) 목표했던 디모르포스에 정확히 충돌했기 때문이다. 이는 미션의 종료를 위해서 탐사선을 천체에 고의로 충돌시키는 것과 다르게,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선택된 첫 번째 고의적인 충돌이다.
DART미션의 개요도 ⓒ NASA/Johns Hopkins Applied Physics Lab
미항공우주국의 빌 넬슨 국장은 이에 관해서 DART미션의 성공이 지구 방어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모든 인류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미션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어서 미항공우주국과 유럽우주국 등이 우리의 고향 지구를 연구하고 있는 사이, DART미션은 마치 SF영화를 과학으로 바꾸며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DART팀은 지상망원경과 우주선의 DRACO(Didymos Reconnaissance and Asteroid Camera for Optical Navigation)기기, 그리고 SMART Nav(Small-body Maneuvering Autonomous Real Time Navigation)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소행성들에 대해 성공적으로 탐색한 후 의도적으로 소행성과 충돌하며 자신들의 기술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570kg에 달하는 우주선은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시키고자 90,000km정도 이동하여 시속 22,530km의 속도로 소행성에 충돌하였으며, 충돌 몇 초 전에 DRACO 기기는 디모르포스의 표면을 자세히 클로즈업하여 보여준 바 있다.
충돌 2초 전(12km 거리)의 디모르포스 ⓒ NASA/Johns Hopkins APL
DRACO기기가 보여준 초고해상도의 소행성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다.
DART미션의 모식도 ⓒ NASA/Johns Hopkins APL
이탈리아 우주국(ASI: Italian Space Agency)에서 개발한 LICIACube(Light Italian CubeSat for Imaging of Asteroids)는 DART의 충돌 15일 전에 DART에서 분리되어 충돌과 그로 인한 분출된 물질들의 이미지를 캡처했다. 다만, LICIACube의 안테나는 크지 않기 때문에 며칠부터 몇 주 내로 이에 대한 이미지가 지구에 도착할 예정이다.
속도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소행성이 이동하는 경로에 상당한 차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위의 충돌은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미항공우주국의 행성 방어 책임자(Planetary Defense Officer)인 린들리 존슨(Lindley Johnson)은 DART의 성공이 소행성이나 혜성의 위험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사항들을 확인시켜 준다고 설명한다. 위 성공은 우리가 더는 무시무시한 우주 재해로부터 무기력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음 행성 방어 임무인 NEO(Near-Earth Object) Surveyor를 통해서 남아 있는 위험한 소행성을 찾는 것을 가속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DART미션의 충돌 성공은 이제 인류가 우주의 작은 물체조차도 정확하게 조준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DART팀은 이번 충돌의 영향으로 디모르포스 궤도가 약 1% 또는 약 10분 정도 단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DART팀은 전 세계와 우주에 배치된 수십 개의 최첨단 망원경을 이용하여 한 쌍의 소행성을 계속해서 관측할 계획이다. 특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허블 우주망원경 등 지상의 여러 망원경은 위 충돌을 정확히 잡아낸 바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허블 우주망원경 등 지상의 여러 망원경은 충돌 순간을 정확히 잡아낸 바 있다 ⓒ Joseph DePasquale, Alyssa Pagan/Space Telescope Science Institute
몇 주 동안은 이들의 분출물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며 DART미션이 소행성의 궤도 변경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루었는지 결정하기 위하여 소행성의 궤도 변화를 정확히 측정할 예정이다.
충돌에 성공하자 기뻐하는 DART팀 관계자들 ⓒ NASA/David C. Bowman
존스 홉킨스 응용 물리학 연구소장 랄프 세멜 교수(Prof. Ralph Semmel)는 위 최초의 임무는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으며 모든 면에서 기대했던 바를 이루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DART의 충돌 후 약 4년 후에는 유럽 우주국(ESA)의 Hera 프로젝트가 DART의 충돌로 인해 남겨진 분화구와 질량 등에 대한 정확한 측정 등을 수행하며 소행성에 관한 자세한 연구를 수행할 전망이다.
(5762)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올해 공공 분야의 소프트웨어·정보통신기술(ICT) 장비·정보보호 사업 규모가 작년보다 2.7% 증가한 6조2천23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구축 사업 예산이 4조5천40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상용 소프트웨어 구매에 3천605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컴퓨팅, 네트워크, 방송 장비 등 ICT 장비 구매 비용은 1조 3천227억원으로 나타났다. (40)
/ 36개국이 한국에 모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술 협력방안 도출에 머리를 맞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유엔기후변화협약 기술메커니즘 이사회가 24일 개막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오는 29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계속된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1992년 설립된 협약이다. 총 198개국이 참여하는 규범으로, 매년 당사국총회를 열어 주요 사항을 결정한다. 기후메커니즘은 2010년 당사국총회에서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과학기술 중요성에
/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혈관이 막혀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응급 질환인 망막혈관폐쇄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화학과 조재흥 교수팀은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백무현 교수팀과 망막혈관폐쇄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을 찾기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공동연구진은 폐쇄된 혈관을 확장해 효과적으로 흐름을 복구하는 ‘철-일산화질소 복합체’ 개발에 성공했다 일산화질소는
/ 충남 천안아산 KTX역세권 연구개발(R&D) 집적지구 1호 사업인 충남지식산업센터가 23일 준공됐다. 센터는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4천510㎡ 부지에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연면적 1만2천471㎡)로 건립됐다. 입주대상은 지식산업, 정보통신, 제조업과 관련 지원시설 등이다. 반도체 장비 제조,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개발, 산업용 필터 등 12개 기업이 이달 중 입주할 예정이다. 충남도는 지식산업센터를 통해 일자리
/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인공지능(AI) 바이오 영재고가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들어선다. 개교 목표 시기는 2027년 3월이다. 충북도는 23일 한국과학기술원이 희망하는 학교 부지요건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도교육청과 함께 숙고한 끝에 오송읍을 건립 부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지 선정의 결정적 요건은 향후 설립될 한국과학기술원 오송캠퍼스와의 접근성, 핵심인력 양성의 용이성 등이었다. 오송에는 첨단의료제품
/ 교육부는 교원의 인공지능(AI)·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2023년 아이에답(AIEDAP) 사업 착수보고회’를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다고 밝혔다. 아이에답은 민·관·학 디지털 전문가가 현직 교원과 예비 교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시작됐다. 올해는 지역 여건에 맞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권역별 사업지원단을 꾸리고, 교육 현장에서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수업을
/ 강원 양구군은 치매 환자, 독거노인 등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말벗 인형 ‘천사친구 효돌·효순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3일 밝혔다. 군은 치매안심센터에 등록한 맞춤형 사례관리 대상자 중 우울 척도가 높은 10명에게 오는 12월까지 말벗 인형을 지원한다. 이는 정서·인지 정도가 다소 낮은 어르신을 돕는 인형 모양의 로봇이다. 일상 중 말벗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