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소프트웨어교육 더 확대해야

[창조 + 융합 현장] SW교육 반영을 위한 공개 토론회(상)

3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오는 2015년 문‧이과 개정 교육과정을 앞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교육 반영을 위한 공개 토론회였다. 이 자리에는 일선 초⦁중등학교 교사를 비롯 대학교수, 학부모, SW전문가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일부 교사들은 ‘SW교육을 다른 교과에 포함하는 것은 국력을 낭비하는 처사’, ‘SW산업이 가치창출의 원천, 교육은 다른 교과 웬말?’ 등의 구호가 적힌 패킷을 들고 최근 학교 현장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경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토론회에서 경기 오산정보고등학교 서인순 교사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단순한 문법 위주의 코딩 교육 정도로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컴퓨터는 물론 다른 학문, 산업 모든 분야에 걸쳐 근간이 되는 핵심 역량으로 어릴 때부터 철저히 다져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

세계는 지금 소프트웨어 교육 열풍

그러나 상황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금까지 학교에서는 정규 교과인 정보 과목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가르칠 수 있었다. 그러나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을 앞둔 지금 논의되고 있는 내용을 보면 소프트웨어를 더욱 경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을 앞두고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3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문이과 통합형 개정 교육과정에 소프트웨어교육 반영을 위한 공개 토론회'.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을 앞두고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3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문이과 통합형 개정 교육과정에 소프트웨어교육 반영을 위한 공개 토론회’. ⓒ ScienceTimes

실제로 교육부 최근 발표 내용을 보면 초등학교의 경우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과 과목에, 중학교에서는 기술‧가정 과목에,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과학 및 기술‧가정 교과군에서 선택해 들을 수 있는 과목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한국컴퓨터교육학회 김현철 회장은 최근 소프트웨어 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최근 세계 주요 국가들의 동향을 소개했다.

영국은 지난해 코딩과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컴퓨팅(computing)’ 과목을 5~16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필수과목, 독립 교과군으로 지정했으며, 올해 9월부터 영국 초‧중등학교에서 전면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도 시카고교육청 등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정보과학을 고교 졸업 필수 과목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또 2016년부터 대학에서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고교 AP(Advanced Placement) 코스에 ‘정보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 ,과목을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소프트웨어 교육 열풍은 뜨거울 정도다. 뉴욕, 시카고 등 30개 지역에서 올 가을부터 컴퓨터 코딩(프로그래밍) 수업을 교과 과정으로 편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뉴욕시에서는 40개 고등학교에서 60명의 교사를 훈련시키고 있다.

한국 학생들, 정보과목 선택율 급감

시카고 교육청은 시내 187개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앞으로 5년 안에 컴퓨터 과학을 졸업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정책 입안자들도 적극적으로 코딩 교육을 장려하고 있다.

미국 9개 주는 코딩 교육을 선택 과목이 아닌, 수학이나 과학처럼 필수 과목으로 편성할 계획이다. 미 국민 사이에서도 코딩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등이 후원하고 있는 무료 사이트 Code.org 회원 수가 3700만 명에 이르고 있다는 것.

이웃 일본 역시 2012년부터 ‘정보’ 과목을 고교에서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경우는 2011년부터 중학교부터 컴퓨터 사이언스 교과 과정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의 경우는 2010년부터 소프트웨어를 초‧중등학교 필수 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10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북유럽, 동아시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디지털 경제 시대를 대비한 인재 양성 교육이며, 결과적으로 산업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교육이다. 2000년부터 ‘ICT활용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기술‧가정 과목의 1단원 ‘정보통신’ 안에 포함시키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선택과목인 만큼 이 과목을 배우고 있는 학생들도 급감하고 있는 중이다.

2000년 85%였던 선택률이 2006년 45%로 떨어졌고, 2012년에는 8%, 최근 들어서는 5% 선으로 내려앉는 중이다. 소프트웨어 교육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선진국들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교육현장에서의 이런 모습은 한국의 소프트웨어 활용능력과 연계돼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의 IT 융합산업 경쟁력은 낮은 편이다.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이 뒤져 있기 때문이다. OECD 조사결과 한국은 소프트웨어산업 경쟁력이 조사대상 19개국 중 14위에 머물고 있다.

이런 문제를 교장선생님들도 절감하고 있다. 2014년 한국경제신문 조사 결과 정보과목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경우가 85.2%에 달했다. 그러나 실제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의 정보과목 선택 비율은 극히 낮은 상황이다. 무엇인가 엇박자를 내고 있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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