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부재 교육, 역량 중심으로 전환해야

디지털 과학 교육, 전통적인 수업 방식 탈피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후 모든 산업 분야에서 거대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사회적 재난이 전 세계의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언택트(Untact), 디지털 뉴딜(Digital New deal),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뉴노멀(New Normal) 등 새로운 기술과 용어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급변하는 사회 변화의 속도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다.

과연 이러한 재난과 기술로 인한 변화의 속도에 아이들이 따라갈 수 있을까.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디지털 교육이 시작되면서 몰고 온 학습 격차 등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점들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교육 현장에도 급격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 미래 디지털 과학 교육은 기존의 전통적인 수업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 게티이미지뱅크

주요 국가들, 신기술에 맞는 역량 강화 교육 집중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 인재 육성 방안을 마련하고자 3회에 걸쳐 공동 포럼을 개최했다. 지난 7일에는 ‘미래세대 기초·핵심 역량 제고 방안’을 주제로 우리나라 과학 꿈나무들을 위한 과학 교육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권오남 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디지털로 전환된 학교 교육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7일 미래 과학 교육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미래세대 기초·핵심 역량 제고 방안 공동포럼이 온라인에서 열렸다.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권 교수는 “학교 교사나 학생들 모두 갑자기 학교 수업이 디지털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쌍방향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학력 격차가 더 심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사실 ‘소통’의 문제는 기존 수업 방식에서도 마찬가지다. 2015년 최준영, 나지연, 송진웅의 ‘과학수업에서 나타나는 학생들의 행동적 참여 분석을 위한 영상 분석 도구의 개발’ 연구 발표 자료에 의하면 학생들은 과학 수업 시간의 95% 동안 ‘침묵’ 했다. 학생의 수업 관련 발언 비중은 전체 수업 시간의 1% 수준이었다.

송진웅 서울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최고 수준의 과학 교사가 있지만 수업 시간에 지나치게 주도적이라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학생이 1번 발언 시 교사는 22번 발언하는 등 모든 교실 내 의사소통을 교사가 주도한다”라고 지적했다.

송진웅 서울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앞으로의 디지털 교육은 1차 학습 혁명에 해당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디지털 교육으로 전환되면서 기존 수업 방식의 소통 부재는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변화한다. 교사 주도의 전통적인 수업 방식이 원격, 비대면 수업이라는 디지털 방식으로만 변화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 아이들의 수업 회피 현상이 늘어났다.

이러한 ‘소통 부재’는 아이들의 참여 의식 저하와 창의력 저하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 소통 부재를 극복하고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길러주기 위해 주요 국가들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과학 교육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송 교수는 “싱가포르, 미국, 유럽, 일본, 영국 등은 교육의 중심을 지금까지 강조해왔던 ‘지식 전달’에서 학생들의 ‘역량 증진’으로 바꾸고 있다”며 “국제 OECD 등 국제기구 등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신기술 습득을 ‘21세기 스킬(skill)’, ‘4C 역량’ 증진 등으로 만들어 각자 국가 역량 및 환경에 맞게 새로운 과학기술을 아이들이 받아들이고 폭넓게 응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4C 역량 증진을 위한 교육 방안 실행돼야

주요 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는 학습 방법 중 ‘4C 역량’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역량을 말한다. 창의성(Creativity),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협업(Collaboration), 의사소통(Communication)을 의미한다.

권오남 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디지털 교육에서는 기존의 소통 방식에서 탈피해 혁신적인 교육 방안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이러한 역량은 우리나라 과학 교육에도 절실하다. 권오남 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수업 방식도 지식 전달이 아닌 역량 증진 개발을 중점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앞으로 우리 과학 교육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4C 역량 개발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지혜,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적극성, 문제 해결에 도전적인 자세, 비관습적 사고 함양, 토론을 통한 심층적 사고 발달 등을 길러줄 수 있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권 교수는 4C 역량을 증진시키기 위한 3가지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원스톱 (One-step) 지원 센터를 설립하는 것이다. 원스톱 지원 센터는 기존의 서울 다산 콜 센터를 활용할 수도 있다. 다산 콜 센터는 24시간 답변을 할 수 있는 AI 챗봇 시스템과 클라우드, 상담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학습 지원 센터로 안성맞춤이다.

권 교수는 “다산 콜 센터를 통해 학생은 온라인 학습 도구와 학습 및 진로 상담을 할 수 있게 된다. 교사는 데이터 활용 및 학습 콘텐츠를 공유 활용도 가능하다”며 “과학 전문가들이 온라인 멘토링을 지원하고 과기분야 전문가들의 특강도 제공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비대면 교육 환경에서 과학기술 분야 학습 효과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한국형 원격 학습 플랫폼’이 필요하다. 권 교수는 “전 세계를 다니며 원격 수업을 듣는 미네르바 스쿨과 같은 수업 방식을 검토해볼 수도 있다”라며 앞으로 수업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권 교수는 세 번째로 과학영재 교육의 체계화 및 내실화를 위해 가상 실험실, 실감 콘텐츠 등을 적극 개발해서 현장에 투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인구 절벽이라는 문제점에 직면한 우리나라의 미래 과학 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송진웅 교수는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창의성과 역량을 갖추는 것을 확고한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ICT 기반 산업 및 기술은 앞으로 우리 아이들을 교육하는데 중요한 자산이다.

송 교수는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뛰어난 ICT 및 첨단 산업 인프라가 있으며 열정적인 학생과 학부모, 우수한 교수, 효율적인 국가 지원 시스템이 있다”며 “앞으로는 미국식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교육이 아닌 우리만의 역량과 환경에 맞는 STEM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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