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 미국의 비행기 제작자 오빌(Orville) 라이트와 윌버(Wilbur) 라이트 형제가 최초의 동력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약 1세기가 지나간 지금, 극초음속의 소리보다 5배 이상 빠른 총알 같은 속도의 비행기가 개발되고 있다.
1903년 라이트형제가 비행기를 개발한 지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소리보다 20배 빠른 속도의 비행체가 등장하는 등 극초음속 비행체가 지구 상공을 지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asme.org
미국, 14억 달러 투입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
항공우주공학용어사전에서는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극초음속(hypersonic)이라고 규정하고 그 이하의 속도와 구별하고 있다.
마하 5(시속 6천120km)의 극초음속 비행기를 타면 베이징에서 뉴욕까지 1만1000km 떨어진 거리를 2시간 안에 날아갈 수 있다. 일반 여객기와 비교해 8배에 달하는 속도다.
워싱턴D.C.에 있는 과학기술정책연구소(STPI)의 마크 루이스(Mark Lewis) 소장은 9일 ‘버니지언 파일럿(Virginian-Pilot)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극초음속 비행기가 마치 스마트폰처럼 세상을 크게 바꾸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큰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군사 분야다. 지난 4월과 8월 미 공군은 록히드 마틴 사와 2차례에 걸쳐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총 규모 14억 달러를 넘는 매머드 계약이다. 미 공군은 ‘HCSW(Hypersonic Conventional Strike Weapon)’라 부르는 극초음속 비행기 개발에 9억2800만 달러, 공중에서 발사할 수 있는 신속대응무기인 ARRW(Air-Launched Rapid Response Weapon) 개발에 4억8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 공군성의 히터 윌슨(Heather Wilson) 장관은 “이 프로젝트가 최고의 성능을 지닌 전투기 등을 개발하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신형 미사일이라고 할 수 있는 ARRW다. 항로 추적이 가능한 기존 미사일과 달리 이 미사일은 속도가 너무 빨라 추적이 불가능하다.
미 공군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서두르는 이유는 다른 나라의 동향이 심상치않기 때문이다.
러시아 푸틴대통령은 지난 3월 초 국정연설에서 러시아 공군이 마하 10(시속 1만2천240km)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단검이란 뜻)’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역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얼마 안 있어 강대국을 중심으로 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가 전면 개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랜드(RAND) 연구소의 리처드 스피어(Richard Speier) 박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극초음속 미사일이 발사될 경우 대응이 불가능하다”며 “최근 개발되고 있는 방어시스템은 이 새로운 미사일을 막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마하 20 극초음속 무기시스템 개발
일반 여객기들은 ‘터보’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이는 터빈을 돌리면서 압축한 공기에 연료를 연소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극초음속으로 비행할 때는 이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미국이 개발 중인 HCSW와 ARRW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음속 연소가 가능한 램제트(Supersonic Combustion Ramjet)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줄여서 스크램제트(scramjet)라 불리는 이 엔진은 터빈 없이 기압으로 빠르게 스쳐가는 공기를 압축하는 방식이다.
극초음속 비행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비행기 주변에서 발생하는 ‘쾅’ 하는 충격파, ‘소닉 붐(sonic boom)’ 현상 때문이다.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 야생동물들이 충격을 받기 때문에 미 정부는 연방법으로 극초음속 비행을 금지해왔다.
미국에서는 이 저항과 흔들림, 충격 등을 방지하기 위해 이중 날개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또 섭씨 1000도가 넘는 마찰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니켈 합금을 이용한 열 저항 신소재 등으로 비행체 표면을 코팅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사실 미국에서 초음속 비행체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특히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는 초음속 로켓 글라이더 ‘HTV-2’의 무인비행을 수 차례 시도한 한 바 있다.
HTV-2는 지난 2011년 8월 통제력을 잃기 직전까지 마하 20의 속도에 도달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DARPA는 2004년부터 2013년까지 미 공군과 함께 3억 달러를 투입하는 ‘X51A’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X51A는 역시 극초음속 비행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여기서 사용되는 비행체에는 물 위를 달리는 쾌속정처럼 압축 양력과 충격파 양력을 모두 이용하면서 비행하는 ‘웨이브 라이더(Waverider)’ 디자인을 채용됐다.
현재 미 육군은 이 ‘웨이버 라이더’ 방식을 적용해 로봇처럼 제어가 가능한 극초음속 스크램제트 로켓 ‘AHW(Advanced Hypersonic Weapon)’를 테스트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거듭된 연구 성과로 인해 미국은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을 놓고 최고의 능력을 자신해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러시아에서 3M22 ‘지르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최고 시속 마하 8), Kh-47M2 ‘킨잘’ 공대지 초고음속 탄도미사일(마하 10), Yu-71s ‘아방가르드'(Avangard)’ 극초음속무기 시스템(마하 20)을 잇따라 공개했다. 러시아는 이어 2020년까지 이들 극초음속 무기들을 실전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지난 8월초 ‘싱콩-2(Xingkong-2)’라 호칭한 극초음속 비행체를 공개했다. 이 비행체는 400초 동안의 비행 시간 동안 마하 5~6의 속도를 기록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황한 미국은 지난 6월 국방성에서 공군, 해군, 육군, 그리고 미사일전략사령부 수뇌부들이 모임을 갖고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위한 방안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기술을 공유하는 협약문을 체결했다.
미 공군 데이비드 골드페인(David Goldfein) 사령관은 “현재 이 합동 연구팀이 극초음속 비행체의 속도와 성능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대국들 간의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 경쟁이 미래 군사력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최종 승자는 누가 될지, 이 경쟁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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