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진청색 국화꽃 탄생

2개 유전자 주입 ‘트루 블루’ 색상 실현

푸른 색깔의 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RHS(Royal Horticultural Society)에 따르면 우리가 블루(blue)로 알고 있는 꽃 색깔은 보라색(violet)이나 자주색(purple)이다. 때문에 화훼상이나 정원사들은 트루 블루(true bule) 색깔의 꽃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꽃 가게 등에서 트루 블루 색깔의 꽃을 찾기 힘들었다. 있다 하더라도 나팔꽃, 델피니움 같은 특별한 종에서 가끔 발견될 정도였다. 때문에 트루 블루 꽃을 필요로 하는 화훼상이나 정원사들은 유사한 색깔의 꽃을 염색하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다른 한편에서는 많은 과학자들이 유전공학을 활용해 트루 블루 색깔의 꽃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식물을 연구하는 많은 과학자들은 오랜 기간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트루 블루를 만드는데 실패를 거듭해왔다.

일본 국립 농업식품연구소에서 국화에 다른 식물 유전자를 2개 주입해 트루 블루 색깔의 국화꽃을 피우는데 성공했다.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트루 블루 색상의 꽁을 피우는데 성공함에 따라 화훼, 원예 산업 등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Naonobu Noda/NARO

일본 국립 농업식품연구소에서 국화에 다른 식물 유전자를 2개 주입해 트루 블루 색깔의 국화꽃을 피우는데 성공했다.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트루 블루 색상의 꽃을 피우는데 성공함에 따라 화훼, 원예 산업 등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Naonobu Noda/NARO

불그스레한 국화 블루 색으로 변화 

그러나 일본 과학자들이 이를 해결했다. 26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일본 국립 농업식품연구소(National Agriculture and Food Research Organization)에서 불그스레한 국화(chrysanthemum)에 2개의 유전자를 첨가해 트루 블루 국화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유전공학 기술을 활용해 트루 블루 색의 꽃을 창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업식품연구소 과학자들은 이 기술을 다른 꽃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아무리 어려운 색깔이라도 의도하는 대로 변형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화훼 농업인은 물론 화훼상, 정원사, 예술인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수백억 달러로 추산되는 세계 화훼 시장은 물론 종자 시장에 이르기까지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트루 블루 색깔의 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식물 내에서 복잡한 구조의 화학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빨강에서 파랑 색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색을 나타낼 수 있는 있는 식물 색소 ‘안토시아닌(Anthocyanins)’이라는 것이 있다.

식물의 꽃잎, 줄기, 과실 등에 포함돼 있는 색소 분자로 특히 꽃 색깔을 빨강(red), 자주(purple), 블루(blue) 등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성분을 활용해 꽃 색깔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델피니움과 같은 트루 블루 색깔의 꽃에서 안토시아닌 성분을 뽑아내 다른 식물에 이식하는 방법을 써왔는데 번번이 실패를 거듭해야 했다. 농업식품연구소의 식물 생물학자(plant biologist)인 나오노부 노다 박사는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

앵초(櫻草), 풍륜초(風輪草)라고 불리는 트루 블루 색깔의 캔터베리 벨(Canterbury bell)로부터 한 개의 유전자를 채취해 국화(chrysanthemum)에 주입했다. 그러자 이 유전자가 주입된 단백질이 국화 속에 있는 안토시아닌을 변형시켰다.

그리고 이 변화된 안토시아닌이 붉은 색 국화꽃을 자주색으로 변화시켰다. 노다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블루 색깔의 꽃을 피우고 있는 버터플라이 피(butterfly pea)에서 두 번째 유전자를 채취해 자주색 꽃을 피운 국화에 주입했다.

나비콩 속의 일종인 버터플라이 피는 미국 동부산(産)의 덩굴 식물로 줄기가 매끄럽고, 담청색 꽃을 피우는 식물이다. 이 식물에서 채취한 유전자를 국화에 주입하자 유전자가 주입된 단백질이 원래 있던 안토시아닌에 당(糖) 분자를 첨가했다.

연구팀은 두 번째 유전자 주입 후 다른 식물에서 채취한 세 번째 유전자 주입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 번째 유전자를 주입하기 전에 국화 꽃 색깔이 트루 블루 색을 띠기 시작했다. 고대하던 트루 블루 색깔을 국화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화훼, 원예 산업 등에 큰 변화 예고   

관련 논문은 26일  ‘사이언스 어드밴시즈’(Science Advances) 에 게재됐다. 원예학자인 미네소타 대학의 닐 앤더슨(Neil Anderson)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 “과학을 통해 세계 최초로 원하던 트루 블루 색깔의 꽃을 피울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표명했다.

화훼는 물론 유전공학 전반에 이번 연구 결과가 주는 의미는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트루 블루 색깔의 꽃을 피우기 위해 두 단계의 과정이 요구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과학자들 사이에 큰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매우 간단한 유전자 주입으로 트루 블루 색깔의 꽃을 피울 수 있었다는 것 역시 놀라움을 주고 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이 과정을 위해 많은 유전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기존의 고정 관념을 깨뜨린 놀라운 연구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플로리다 대학의 식물 생명공학자 토마스 코툰(Thomas Colquhoun)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 “농업식품연구소 연구팀이 놀라운 일을 해냈다”고 평가하고, “연구 과정에서 큰 행운이 따랐던 것 같다”고 부러움을 표명했다.

도쿄 대학의 식물 생화학자 토루 나카야먀(Toru Nakayama) 교수는 “그동안 블루 계통의 많은 꽃들이 생산됐지만 소비가 가능한 트루 블루 색깔의 꽃은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로 화훼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양한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암스테르담 대학의 식물 분자생물학자인 로날드 코에스(Ronald Koes) 교수는 “GMO(유전자변형작물)이 유럽 등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며,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네소타 대학의 앤더슨 교수는 “원예분야에서 이런 색깔의 꽃을 고대하고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인해 세계 원예 분야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또한 원예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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