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세계인의 관심 속에 빛난 한국의 과학문화

176차 AAAS 연례대회를 다녀와서

과학창의 칼럼 “과학을 진흥시켜라(Advancing Science), 사회에 봉사하라(Serving Society).”

지난 2월 18일부터 22일까지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히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는 176번째 미국과학진흥협회(America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가 추진하는 연례회의가 개최되었다.

전 세계 60여 개 국가에서 온 1만여 명의 과학자, 공학자, 과학·공학·의학 커뮤니케이터, 과학교육자, 정책입안가들이 일 년에 한 번 모이는 이 자리에서는 과학기술 발전에서의
최첨단 현황이 소개됨은 물론 전 인류를 위한 과학기술의 전진적 방향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행사기간 동안에는 모두 160여 개의 심포지엄과 워크숍이 개최되었으며, 40개에 달하는 각 분야 전문가들 간의 비즈니스 미팅과 함께 100여 개의 홍보 부스가 마련되었다. 또한 주말에는 지역의 과학박물관, 자연사박물관, 우주항공박물관과 동물원이 공동으로 마련한 연계행사인 사이언스데이 행사가 개최되었는데, 특별히 초청된 지역의 청소년과 가족 그리고 교사들은 다양한 과학체험 및 강연을 통해 과학과 친숙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피터 아그레 회장의 ‘과학자의 사회적 운동역할론’ 큰 공감대 형성

첫날, AAAS 회장인 피터 아그레 박사는 자신이 과학자로 성장해온 경험을 설명하면서 이제는 과학자가 과학 그 자체만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사회적 운동도 함께 펼쳐나가야 할 것임을 역설했다.

2003년에 노벨화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최근 북한 과학자 인권에 대해 고민하는 가장 존경하는 과학자로 역시 195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하였으며 1962년에 원수폭 금지운동을 주도하여 노벨평화상도 함께 수상한 적이 있는 라이너스 폴링을 언급했다. 아그레 박사의 강연은 ‘과학과 사회의 다리 잇기(Bridging Science and Society)’라는 2010년 전체주제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이번 연례회의에서 동아시아에서의 과학문화를 주제로 일본, 중국과 함께 공동세션을 기획, 운영했다.

20일 오후 3시 30분부터 진행된 한중일 과학문화세션은 지난해 5월 일본에서 개최된 한중일 과학기술장관회의에서 3국의 과학문화를 대표하는 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KOFAC),일본과학기술진흥기구(JST), 중국과학기술협회(CAST) 간 체결한 MOU에 근거한 것으로, 2009년 하반기부터 실무위원회를 구성, 기획하여 준비해왔다.

▲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준비한 자료. 한국과학창의재단은 홍보 부스 운영을 통해 한국의 과학문화에 대해 널리 알렸다.


한중일 과학문화세션은 아시아권 고유 과학문화사업의 방향성 모색하는 자리로 의미 커

과학기술대중화 혹은 과학기술문화는 과학기술이 탄생하고 발전해온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등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이미 2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것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영국 런던과학박물관이나 미국의 스미소니언박물관은 과학대중화를 위해 설립되었고 또 운영 중에 있다.

사실상 이번 연례회의를 주최한 미국과학진흥협회나 영국과학진흥협회(BA)는 이러한 활동을 확산하기 위해 19세기에 과학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모임으로부터 출발하였다.

반면 서양과학기술의 도입과 발전이 상대적으로 늦은 아시아 국가에서는 과학기술이 국가경제성장과 밀접한 연관을 맺으면서 주로 연구개발에 치중되었고 과학기술대중화를 위한 노력이나 성과는 상대적으로 미약하였다.

한국의 경우에는 경제성장이 궤도에 오른 1990년대 들면서 과학기술대중화 혹은 과학기술문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였는데, 특히 우수한 인재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전 사회적 차원의 노력이 경주되었다.

이번 한중일 과학문화세션에서는 이러한 아시아 국가에서의 과학기술대중화 및 과학문화의 독특한 경험과 현황을 소개함으로써 유럽이나 북미권과 다른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는 아시아권 고유의 과학문화사업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로는 처음으로 마련되었다.

코넬대학교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이면서 세계과학커뮤니케이션네트웍(PCST Network)의 과학위원으로 활동 중인 브루스 르윈스타인 교수는 한중일 과학문화 세션이 세계 과학커뮤니케이션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하였다. 그는 과학은 보편적이지만 과학이 이루어지는 환경과 여건은 역사 및 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한중일 3국의 공동 협력은 미국이나 유럽의 과학대중화 활동에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 역시 과학기술대중화의 주된 대상에 포함된다’

한국 측 발표에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정윤 이사장은 지난 40년 동안 한국과학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수행해왔던 청소년 및 일반인 대상의 과학문화사업에 대한 경험을 소개하였으며, 한국 과학커뮤니케이션의 위상을 나타내는 키메시지, ‘과학과 창의가 만나면 진보가 되고 답이 됩니다(S+C=A2)를 소개해 참여한 많은 연구자와 청중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일본에서는 와타나베 마사타카 박사가 최근 일본에서 새롭게 기획한 사이언스 아고라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발표하였고, 중국의 왕칭 박사는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농민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에서의 과학대중화 사업을 소개했다.

토론자로 참가한 일란 차바이 스웨덴 궤텐베르그 대학교 교수는 과학자 역시 우리가 표방하는 과학기술대중화의 주된 대상에 포함된다는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사실을 지적하였고, 유럽연합의 패트릭 비트 필립 박사는 IT의 급속한 발전으로 언제, 어디서든 가능한 인터넷 과학저널리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표가 끝난 후 유럽연합에 속해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한 여기자는 과학대중화에서 사이버를 활용하는 현황에 대해 질문을 했고, 이에 정윤 이사장은 한국은 전 세계에서 인터넷을 통한 과학지식 및 정보 수집이 최고 수준일 것이라면서 한국에서는 오히려 청소년들의 창의성 향상을 위해 사이버 활용을 자제하고 자연과 더불어 벗하고 친구들과 뛰어놀도록 장려한다며, 올바른 사이버 활용을 제안하였다.

이번 연례회의에서도 한국과학창의재단은 홍보부스를 운영하면서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나 미국의 국립과학재단(NSF), 일본의 이화학연구소 및 과학기술진흥기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였다.

한국에서 이번 연례회의에 참가한 박찬모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김석준 STEPI 원장, 이준승 KISTEP 원장, 최순자 교수, 윤정로 교수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열정과 수고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행사기간 동안에는 약 3천명 이상의 방문객들이 재단 부스를 찾으며, 대한민국의 과학문화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홍보부스의 운영을 통해 세계적,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한국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 AAAS 연례대회는 각국간 과학네트워크 교류의 장이 됐다. 사진은 한국과학창의재단 정윤 이사장, 조숙경 과학문화사업단장을 비롯한 각국 관계자들의 기념사진.


한국과학창의재단은 내년 회의에서 기후변화, 질병, 물, 에너지, 식량 등 지구와 인류의 현안에 대한 대국민 이해 및 청소년 과학문화 확산사업으로 주제를 좁혀 제2차 공동세션을 기획할 예정이며, 아시아의 과학문화현황을 파악하고 비교하는 한중일 과학문화지수 조사사업도 함께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재단은 미국의 AAAS 연례회의, 일본의 사이언스 아고라(Science Agora), 유럽의 유로사이언스오픈포럼(ESOF)처럼 국내 과학 문화와 관련한 전문가, 학자, 교사, 커뮤니케이터, NGO, 정책입안가들 모두가 참여하는 과학문화 연례 컨퍼런스인 가칭 Communicating Science in Korea를 신규 기획 추진할 계획이다.

과학이 문화로, 창의가 희망으로!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2010년,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미래가 더 없이 밝아 보이며, 한중일 공동세션을 기획·추진한 한 사람으로서 가슴 벅찬 기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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