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미생물이 발견됐다. ‘메타놀리파리아(Methanoliparia)’라고 명명된 이 미생물은 원유를 메탄으로 분해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지난 21일 과학기술매체 ‘Phys.org’에 따르면 ‘막스플랑크 해양미생물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of Marine Microbiology)’와 ‘해양환경과학센터(MARUM)’의 연구자들은 멕시코만 해저 3000m에서 탄화수소 분해 효소를 지닌 새로운 미생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생물학 저널인 ‘mBio’에 게재되었다.
원유를 메탄과 이산화탄소로 분리해
해저 곳곳에서 균열과 퇴적물을 통해 표면으로 이동한 원유가 새어 나와 침전물을 형성한다. 이러한 심해 침전물 깊숙이 산소가 전혀 없는 곳에서 고세균이라고 불리는 몇몇 생명체가 원유를 에너지원으로 삼고 살아간다.
이번에 발견한 메타놀리파리아는 고세균의 일종으로 ‘알케인 불균등화 반응(Alkane disproportionation)’이라는 과정에 통해 다탄소 탄화수소를 변형시켜 메탄(CH4)과 이산화탄소(CO2)로 분리한다. 이러한 변형은 두 종류의 유기체인 고세균과 박테리아 사이에 복잡한 작용으로 이루어진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메타놀리파리아는 박테리아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탄화수소를 변형시킬 수 있다.
연구 논문의 제1 저자인 라파엘 라소 페레즈(Rafael Laso-Pérez) 연구원은 “석유를 메탄으로 분해할 가능성을 지닌 미생물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언급했다.
두 종류 미생물의 특성을 모두 지녀
연구팀은 멕시코만 남부 해역의 ‘차포포테 놀(Chapopote Knoll)’이라는 거대한 기름과 가스 퇴적물 지대에서 원유 침전물 샘플을 채취했다. 독일 브레멘으로 가져온 샘플 속의 메타놀리파리아를 게놈 분석으로 연구해보니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원유를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효소를 가지고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군터 베게너(Gunter Wegener) 박사는 “새로운 유기체인 메타놀리파리아는 일종의 복합적인 존재다. 가까운 친척 중에는 탄화수소를 분해하는 고세균도 있고, 대사물로 메탄을 생성하는 ‘메테인세균(methanogens)’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 친척의 효소 도구를 결합한 메타놀리파리아는 혼자서도 원유를 분해해서 최종 산물로 메탄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시각화된 연구에서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는 결과를 얻었다. 베게너 박사는 “현미경으로 보면 메타놀리파리아 세포가 기름방울에 달라붙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다른 박테리아나 고세균이 파트너로서 필요하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적으로 매우 흔하게 분포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5배나 더 강력한 온실가스다. 메탄을 발생시키는 미생물은 기후 변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연구팀은 새로운 미생물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 알아내려고 했다.
라소 페레즈 연구원은 “우리는 DNA 데이터베이스 조사를 통해서 메타놀리파리아가 해양의 ‘저류암(Oil reservoirs)’ 지역에서만 발견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이 유기체는 원유에 함유된 다탄소 탄화수소를 메탄으로 변형시키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베게너 박사는 앞으로 더 자세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이제 우리는 메타놀리파리아의 광범위한 분포와 놀라운 잠재력에 관한 증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 연구실에서 배양할 수는 없어서 다음 단계가 되어야 가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연구를 활용하면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연료로 변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연구팀은 메타놀리파리아의 독특한 탄화수소 분해 과정을 역으로 진행해서 메탄과 이산화탄소로 석유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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