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는 ‘백남준 그루브 흥’전(展)은 미디어아티스트의 선구자인 백남준에 대해 조망해볼 수 있는 전시회이다.
1전시실, 전세계에 동시 생중계된 위성3부작 등 선보여
‘백남준 그루브 흥’전(展)의 작품은 2개의 전시실에 설치되어 있다. 1전시실에서 눈여겨 볼만한 작품은 ‘피버 옵티크(Phiber Optik)’이다. 피버 옵티크는 1990년대 초 미국사회를 뒤흔들었던 유명한 해커그룹의 리더 아이디이다. 피버 옵티크는 ‘왕사기꾼’이라는 해커 그룹을 결성해 당시 유명한 크래커 그룹인 ‘파멸의 군대’와 2년에 걸쳐 상대를 도청하거나 상대의 컴퓨터에 침입하는 등의 온라인 전쟁을 벌여 유명해진 인물이다.
백남준이 피버 옵티크를 작품의 모티브로 삼은 것은 평소 ‘예술은 사기이다.’라고 말을 자주해 온 자신의 생각과 닮은 구석을 가진 인물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게다가 해커는 전자정보사회의 마스터나 마술사와 같은 존재이자 정보를 소통하는 초연결사회의 의미를 갖는 존재이다. 이 작품에서도 이 부분을 표현했다. 마치 로봇이 오토바이를 타는 듯해 보이는데, 로봇을 이루고 있는 것은 텔레비전이다. 과거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정보 전달 매체였다면 과학 발전 이후에는 텔레비전이, 그리고 그 이후에는 인터넷이 정보매체 전달자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위성아트 3부작’도 시간을 내어 감상하기에 좋은 작품이다. 위성아트라고 이름을 지은 것은 위성으로 쏘아서 동시에 세계 각국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원래 위성은 속보나 스포츠에만 이용됐지만 백남준은 자신의 작품 활동에 이용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위성아트 3부작’의 첫 작품은 뉴욕과 파리에서 쇼가 진행되면 독일 쾰른에서 백남준이 테이프를 받아 관제탑에서 동시 편집하면서 동시 생중계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다.
조지오웰은 1984년이 되면 미디어가 독재의 나팔수가 될 것이라는 예언을 했다. 그러나 1984년은 조지오웰의 그린 세상과는 달랐다. 1984년 1월 1일에 7개국에서 생중계 된 이 작품은 반박의 퍼포먼스라고 해도 무방하다. 백남준은 이 작품을 통해 1984년 미디어는 세계적으로 동시 쇼가 가능하고 희망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 작품은 ‘바이바이 키플링’이다. 도쿄에서 진행되는 쇼 영상 위해 1986년 아시안게임 마라톤 생중계가 교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뉴욕에서 연주되는 피아노 소리도 들리는데, 마라통이 진행되면서 격양되고 고조되면 음악도 함께 그 긴장감과 긴박감을 드러내는 연주를 동시에 이루어진 작품이다. 세 번째 작품인 ‘손에 손잡고’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 드러난 영상이다. 냉전 시대, 화해와 포용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여기에 SF적 스토리도 덧붙여졌다.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해서 지구를 없애겠다고 하자 지구의 아티스트 무용수 미술가 등이 춤을 추면서 우리의 별이 아름다운 별임을 입증한다는 내용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서 춤을 추는 장면, 베이징에서 북춤을 추는 영상, 한국 시장 등을 통해 지구가 가치 있는 별임을 표현하고 있다.
‘호랑이는 살아있다’라는 작품은 화려함에 놀라고, 그 안에 담긴 내용에 다시 한 번 뭉클함을 느낀다. 높이가 거의 6m에 가까운 이 작품은 당나라의 전통적 악기 ‘월금’과 서양 악기의 ‘첼로’ 형태 안에 여러 개의 텔레비전이 삽입된 형태이다. DMZ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철조망을 불태우고 남북한이 새로운 미래의 통합적 비전을 꿈꾸기를 염원을 담았다.
또한 백남준 자신을 표현하기도 했다. 호랑이와 사자가 싸우는 다큐에서 결국 호랑이가 이기는 것을 본 백남준은 자신을 서구 한복판에 떨어진 호랑이로 지칭하면서 미디어아트의 승리자로 규정한 바 있다.
이외에도 1전시실에서는 요셉보이스를 추모하여 벌인 굿판 영상과 ‘보이스 복스’, 안무가 머스 커닝엄과 협업한 ‘머스 바이 머스 바이 백’, 화려한 영상을 통해 미디어에 대한 비판을 담은 ‘글로벌 그루브’ 등이 전시되고 있다.
2전시실, 백남준의 예술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간 마련
2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처음 마주하는 작품이 ‘엔트런스 음악’이다. 1963년 뒤셀도르트 예술학교에서 벌어진 플렉서블 그룹전 입구에 설치한 작품이다. 백남준은 관람객을 관람객이고 부르지 않고 자신 작품의 참여자라고 불렀는데, 이 작품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의자를 탑처럼 쌓아놓은 이 작품 속 의자를 관람객이 하나씩 빼내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때 나는 소음을 백남준은 음악이라고 표현했다.
‘16테제’ 작품은 하나의 방으로 공간이 구성되어 있다. 제목 그대로 백남준 자신이 말한 16개에 주제에 대해 설명이 담긴 방이다. 백남준은 원래 일본 유학시설 피아노와 철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예술가로서 본격적인 삶도 행위음악가로서 시작했다. 그러나 13개의 텔레비전을 가지고 작업을 시작한 후, 그는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미디어아티스트로 변화하게 된다.
이 방은 철학과 과학 지식을 미학적으로 풀어낸 백남준 예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공간으로 들어서면 전시 전체를 요약하는 개념적인 문장으로부터 전시의 한 부분이나 태도를 지칭하는 구체적인 문장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를 스스로 큐레이팅 해 가는 백남준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 대한 내용들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음악은 표를 끊지 않아도 담 너머 들을 수 있지만 미술은 표를 끊고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야만 감상할 수 있다. 백남준이 음악은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 예술로, 미술은 사유 재산적 예술이라고 구분지은 이유이다. 백남준이 ‘비디오 신서사이즈’를 개발한 까닭이기도 하다. ‘비디오 신서사이즈’는 영상복합편집기로 이번 전시회에서도 ‘비디오 신서사이저’를 이용한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비디오 신서사이자와 TV첼로 모음’이 그것이다.
텔레비전 영상이미지를 뭉개 버려 이미지의 완전한 형태가 보이지 않는다. 텔레비전의 이미지를 완전히 왜곡했다고 볼 수 있다. 백남준은 텔레비전이 일방적 커뮤니케이션 밖에 할 수 없는 매체라는 데 비판을 한 작품으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밖에 2전시실에서 볼 수 있는 작품으로는 양복 상의 단추를 끼웠다가 뺐다가 하는 ‘버튼 해프닝’, 백남준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존 케이즈를 위한 ‘케이지에게 보내는 헌정’, 1988년 ‘다다익선’에 사용된 TV 모니터 숫자인 1003개 숫자를 가지고 1003개 페이퍼에 백남준의 이미지나 그가 한 말 등을 적어 전시한 ‘1003’ 등이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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