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처럼 살아 움직이는 과학문화, 어떻게 만들까

제8회 과학문화 혁신포럼 온라인으로 진행

21세기는 정보와 참여의 시대다. TV와 라디오, 신문이 정보 전달의 대부분이었던 시기를 지나 매체가 늘어나고 IT가 발달하면서 정보의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과학문화 확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 수준이 성숙해지고, 수많은 사회 이슈가 과학을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과학에 대한 대중의 참여도 역시 달라지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과학기술인 그리고 시민과 정부는 어떻게 과학문화를 바라봐야 할까. 지난 9월 3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8회 과학문화혁신포럼은 ‘과학기술인의 과학문화 활동 참여를 위한 장기적인 변화’라는 주제로 이에 대한 고찰이 이뤄지는 자리였다. 이번 제8회 과학문화혁신포럼은 제51회 과학문화융합포럼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과학자, 연구 성과 전달하는 ‘번역가’”

원병묵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과학문화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분자에 비교하며 “세 주체인 과학기술인, 시민, 정부기관의 유기적 결합”이라고 표현했다. 각 주체가 자신의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과학문화가 지속 가능한 생명체처럼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각 주체가 과학문화를 바라보는 올바른 관점을 설명했다.

원병묵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과학문화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분자에 비교하며 “세 주체인 과학기술인, 시민, 정부기관의 유기적 결합”이라고 표현했다. ⓒ 제8회 과학문화 혁신포럼 캡처

첫 번째는 전문지식인으로서 대중들과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시행하는 ‘과학기술인’의 관점이다. 원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대중에게 올곧이 전달하는 ‘번역가’가 돼야 한다. 그는 “학술적 소통은 명확하고 정확해야 한다”라며 “특히 책임감을 갖고 대중의 이해를 높이는 한편, 잘못된 해석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과학 참여’를 하는 ‘시민’의 관점이다. 여기서 과학 참여란 과학에 대한 대중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를 의미한다. 원 교수는 “이제 과학을 알리고 계몽하는 기존의 ‘과학 대중화’만으로는 부족하다”라며 “대중들은 과학에 흥미를 느끼고, 이를 유희로서 즐기는 것에 머물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과학자와의 소통에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은 정부 및 공공기관의 ‘과학 육성’이다. 인세티브 등 여러 제도를 통해 과학기술인들이 대중과의 소통을 이어가도록 격려하거나, 전문 과학커뮤니케이터를 육성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과학 문화를 확산시키는 작업이다. 원 교수는 이어 “시민의 과학 참여를 장려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중요하다”라며 “예를 들어 과학적 이슈가 있을 때, 시민들이 의견을 낼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NS 활용은 긍정적… 보상과 평가 이뤄져야”

최근 급성장한 SNS 활용도 과학기술인의 과학문화 활동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원 교수는 “과학기술인은 SNS로 연구를 소개하는 동시에, 관련 소통을 바탕으로 자신의 연구가 사회와 어떤 관련성을 가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이러한 SNS 참여는 과학기술인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된 한 사례를 설명했다. 올 초 논문 작성에 대한 무료 강의를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호응이 좋아 그 영향력이 커진 일이다. 원 교수는 “최초 강의 후, 강의노트를 제작해 무료로 나눠줬는데 생각보다 원하는 분들이 많았다. 이에 내용을 좀 더 다듬어서 ‘과학 논문 쓰는 법’이란 책을 내게 됐다”며 “SNS를 통해 온라인 강의를 개설해 진행하고,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출간하게 되면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원 교수는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과학기술인의 과학문화 활동’을 위해 ‘평가’와 ‘보상’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과학 대중화를 위한 개개인의 사명감으로 과학기술인의 대중 소통이 진행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이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보상이 주어진다면, 자연스럽게 과학기술인의 과학문화 참여가 확대될 것”이라 주장했다.

원 교수는 “과학기술인은 SNS로 연구를 소개하는 동시에, 관련 소통을 바탕으로 자신의 연구가 사회와 어떤 관련성을 가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이러한 SNS 참여는 과학기술인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원 교수는 올해 초 페이스북을 통해 논문 작성에 대한 무료 강의를 진행하며 유의미한 소통을 진행한 바 있다. ⓒ 제8회 과학문화 혁신포럼 캡처

과학자들의 소통 한계점, 무엇이 있나

이채원 한국원자력의학원 팀장은 현업에서 종사 중인 소통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느끼는 과학자들의 소통 한계점을 짚었다.

이 팀장이 특히 주목한 것은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대한 동료들의 평가다. 이 팀장은 “과학자들의 대중 소통 활동 결과물은 대중만이 아니라, 동료 과학자들도 같이 접하게 된다”라며 “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내가 잘난 척하는 것이 아닐까’라며 우려를 표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소통 시작 타이밍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 팀장에 따르면 연구자가 소통활동에 나서는 시점은 본인이나 소속 연구팀이 특정한 연구 성과나 논문을 발표하면서부터다. 그런데 이러한 연구 논문은 보통 전문적이고 좁은 분야만을 다루기 마련. “결국, 처음부터 지엽적인 주제로 소통을 시작하게 되는 꼴”이라는 것이 이 팀장의 날카로운 지적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 문제는 우리 사회가 가진 과학자에 대한 인식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있어 과학자의 이미지는 ‘전체적 맥락에서 사회문제를 고민하는 지식인’의 모습이 아닌, ‘전문 분야에서 연구에 열중’하는 것이다. 이 팀장은 이에 대해 “지금껏 과학자가 사회적 이슈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전통이 없었기 때문에 생긴 인식”이라고 분석했다.

과학자들의 대중 활동은 많은 한계점을 갖고 있다. 이채원 팀장은 현장에서 과학자들이 겪는 고충을 소개하며,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 ⓒ 제8회 과학문화 혁신포럼 캡처

“협업, 교육 등으로 과학에 대한 인식 개선해야”

그렇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이 팀장은 소양 교육을 통해 개개인에게 과학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한편 글쓰기, 말하기 등 실제 소통 기술을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는 작업을 통해 문제점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았다.

타 직업군과의 협업도 중요하다. 이 팀장은 “연구에 바쁜 과학자가 대중소통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전문 과학 커뮤니케이터를 활용하거나 때로는 일반인과 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라며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과학계와 시민들이 협력하는 등 과학기술과 사회의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이미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마지막으로 “이런 노력들이 쌓이다 보면 과학에 대한 인식변화가 해결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사람들이 과학과 관련된 담론에 참여하고 관련 문제들에 대해 호기심을 품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지식생산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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