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비밀’ 밝힐 캡슐 배송된다

소행성 류구에서 채취한 시료 100㎎ 담겨 있어

다가오는 주말인 12월 6일 새벽, 호주 남부의 우메라 사막에는 우주에서 오는 희귀한 화물이 도착할 예정이다. 일본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JAXA)의 탐사선 ‘하야부사2’가 소행성 ‘류구’에서 채취한 100㎎의 시료가 바로 화제의 화물이다.

2014년 12월에 발사된 하야부사2는 2018년 6월 지구에서 약 3억 4000만㎞ 떨어져 있는 류구에 도착했다. 그러나 하야부사2가 류구까지 왕복하면서 비행한 거리는 총 52억 4000만㎞에 달한다.

하야부사2가 소행성 류구에 착륙할 때 표면에 비친 그림자의 모습. ©JAXA/University of Tokyo & collaborators

발견 당시 ‘1999 JU3’라는 임시번호를 부여받은 소행성 류구는 태양 주위를 1.3년에 한 번 공전하는데, 타원 궤도여서 가까울 때는 지구 궤도 바로 안쪽까지 멀 때는 화성 궤도까지 나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야부사2는 류구가 미래에 있을 곳을 계산하고 지구 중력을 사용해 우주선을 가속시키는 경로를 모두 비행해야 했다.

류구에 도착한 뒤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원격으로 소행성을 관측한 하야부사2는 지난해 2월 표면에 접근해 먼지 샘플을 채취한 후 7월에는 소행성 표면을 폭파해 만든 분화구에 착륙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소행성으로부터 지하 표본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류구를 출발해 13개월 만에 지구에 도착하게 된다. 하야부사2가 류구에 가는 데에는 3년 6개월이 걸린 데 비해 지구로 귀환하는 여정이 훨씬 짧은 까닭은 현재 류구와 지구의 위치가 가깝기 때문이다.

태양계 역사와 생명의 기원 풀 단서

JAXA는 하야부사2가 12월 5일 오후에 류구에서 채집한 표본이 들어 있는 지름 40㎝의 캡슐을 지구 상공 22만㎞에서 분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캡슐은 12월 6일 새벽 4시경(모두 호주 현지시간 기준) 우메라 사막 상공의 대기권에 진입한 후 마찰에 의해 약 90초간 불덩어리가 될 예정이다.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러트(ScienceAlert)’에 의하면, 캡슐에는 3000℃의 고온에서도 내부 물질을 보호할 수 있는 특수 열차폐 장치가 장착돼 있어 표본은 안전하다. 캡슐은 지상 약 10㎞ 상공에서 낙하산을 펼친 후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신호를 전송한다.

그런데 캡슐이 지상에 착륙하면 그 신호가 지상국에 감지되지 않으므로, 헬리콥터가 날아가 캡슐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게 된다. JAXA가 캡슐의 낙하 장소로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우메라 사막의 경우 지름 40㎝의 물체를 쉽게 발견할 수 있을 만큼 넓고 평평하기 때문이다.

지구 근처를 지나가는 하야부사2의 상상도. ©JAXA

약 5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착륙 지점으로 가서 캡슐을 회수하게 되는데, 이때 호주 국방부와 호주 국립대의 관계자가 동석해 공식 국제 증인을 맡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JAXA 직원들은 목표 지역 내의 여러 곳에 위성 안테나를 설치해 신호를 포착하는 한편, 해상 레이더와 드론 등을 준비해 캡슐 수색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캡슐은 전세기를 통해 일본으로 운송돼 개봉되기 전에 다시 한번 우메라 사막에서 나온 모래와 같은 지구 물질이 아닌 우주 물질임을 증명하기 위한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 작은 표본이 태양계의 역사와 생명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계 형성 초기 물질을 간직하고 있어

약 46억 년 전에 탄생한 태양계는 원래 작은 천체의 집합체였지만 충돌하고 합쳐지기를 반복해 지구와 같은 행성을 만들었다. 행성은 탄생할 때 그 같은 충돌 에너지로 인해 녹아서 변질하므로 태고의 상태를 잃게 된다.

그러나 류구처럼 행성으로 성장하지 못한 원시 소행성은 태양계 형성 초기의 물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소행성은 태양계의 타임캡슐이라고도 불린다.

또한 지구 생명체의 기본 재료인 아미노산 등의 유기물과 물은 소행성이 원시 지구에 충돌했을 때 운반된 것이라는 가설이 있다. 따라서 류구에서 채집한 물질을 분석하면 이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 가능해져 생명의 기원을 추적할 수도 있다.

하야부사2 프로젝트의 미션 매니저인 요시카와 마코토 박사는 “유기물질은 지구상 생명의 기원이지만 아직도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다”며 “하야부사2가 가져온 유기물질을 상세히 분석함으로써 지구 생명체의 기원에 대한 단서를 밝힐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하야부사2는 우메라 사막의 우주 상공에 캡슐을 떨어뜨린 후 다시 10년 이상 걸리는 여정에 곧바로 돌입하게 된다. 2026년 7월경 소행성 ‘2001 CC21’에, 2031년 7월에는 소행성 ‘1998 KY26’에 도착해 류구에서와 같은 탐사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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