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남극 운석탐사…독자 탐사는 처음

"남극대륙 탐사를 확장시키는 중요한 계기"

김주성 기자 = “장보고기지 건설지 주변 산악지대에서 한국이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이번 운석탐사는 남극대륙 깊숙한 곳으로 탐사를 확장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극지연구소 운석연구팀의 이종익 책임연구원은 1일 새해 첫날 아침(이하 한국시간) 남극 빅토리아랜드의 산악지대로 떠나기 앞서 이번 운석탐사의 중요성을 이같이 밝혔다.

우리 연구팀이 이탈리아 등 다른 국가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탐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이종익 박사와 유인성 책임기술원, 안전을 담당하는 유한규 코오롱[002020] 이사는 이날 새벽 남극 테라노바베이(Terra Nova Bay) 인근 드라이갈스키 아이스 텅(Drygalski Ice Tongue)에서 아라온호의 헬기를 타고 빅토리아랜드로 떠나 15일간의 탐사활동을 시작했다.

운석은 우주 공간을 떠돌던 암석이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지구 표면에 떨어진 것으로 지구 탄생 초기의 역사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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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빙하에서는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서 46억 년 전의 지구탄생 비밀을 간직한 채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이 많이 발견된다.

극지연구소의 운석연구팀은 지난 2006년 처음으로 남극 운석탐사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146개의 운석을 수집해 연구를 해오고 있다. 30년 이상 먼저 운석연구를 시작한 미국이나 일본이 1만 개가 넘는 운석을 보유한 것에 비하면 걸음마에 불과하다.

하지만 5년째 연속으로 운석탐사에 나서는 우리나라의 연구팀도 차츰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집된 운석 중에는 20여 개의 탄소질콘드라이트가 포함돼 있는데, 이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를 진행해 올해 국제운석학회에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종익 책임연구원은 “운석연구는 다른 극지연구 분야에 비해 훨씬 위험하기 때문에 도전이 다소 늦었다”며 “첨단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가 기대했던 역할을 해내고 있고, 앞으로 장보고과학기지가 남극 대륙에 들어서는 이상 독자적인 탐사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때가 왔다”고 이번 탐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에 운석탐사를 수행하는 곳은 장보고과학기지 건설지에서 200km 떨어진 빅토리아랜드 데이비드빙하 남쪽 지역이다. 이곳은 데이비드 빙하로 흘러드는 소규모 빙하에 의해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져 생긴 깊은 틈)가 많이 생성돼 있어 어느 해보다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운석팀은 초속 40m에 가까운 블리자드가 부는 해발 1천5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해야 하며, 크레바스에 빠질 위험이 항상 도사리는 곳에서 탐사활동을 벌이기 때문에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2006년 첫 운석탐사부터 남극의 지형에 능숙한 유한규 코오롱 이사가 안전을 책임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는 알프스 3대 북벽을 80년대에 이미 등반하고, 남극의 최고봉 빈슨 매시프(4천897m)를 스키 등반한 바 있는 베테랑 산악인이다.

유 이사는 “이번 탐사지역의 위성사진을 보니, 크레바스가 많은 지역에 눈이 덮여 있어 예년보다 훨씬 위험하다”며 “탐사팀의 안전을 위해 뉴질랜드 마운틴쿡 빙하지대에서 크레바스 탈출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운석팀과 동행하는 극지연구소 지질팀의 우주선 박사는 약 2억 년 전 퇴적층을 조사해 중생대의 기후와 환경을 밝힐 계획이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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