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후손이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 ESA 코스믹 비전 프로그램 (11) 혜성 인터셉터 미션
인류가 아름다운 혜성에 집착하는 이유
밤하늘 길고 아름다운 꼬리를 흩날리며 우리를 설레게 하는 혜성은 천문학적으로 더는 미스테리한 천체가 아니다. 혜성은 대략 수 km에서 수십 km의 크기를 지니고 있으며 핵(Nucleus), 코마(Coma) 그리고 두 개의 신비로운 꼬리들, 즉, 이온 꼬리 (Ione tail), 먼지 꼬리 (Dust tail)로 이루어진다.
혜성들의 고향은 오르트 구름(Oort cloud)으로 생각되어 진다.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얀 오르트(Jan Hendrik Oort)의 가설에 따르면, 태양계를 둘러싸고 있는 위 구름은 장주기 혜성들의 기원으로 여겨진다. 위 구름은 성간 먼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성분이 수소와 헬륨이다. 구름 안에 수많은 혜성 핵이 존재하는데, 어떠한 이유로 인해서 외부 별이나 가스구름 등의 영향을 받아 태양 방향으로 향하게 되면서 태양계를 도는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 또한 해왕성 궤도 바깥쪽에 존재하는 태양계의 2번째이자 바깥쪽 먼지 원반 (debris disk)인 카이퍼 벨트(Kuiper belt)는 단주기 혜성의 기원지로 알려져 있다. 카이퍼 벨트는 낮은 온도 탓에 얼음 핵을 지닌 수많은 천체가 존재한다.
네오와이즈 혜성(C/2020 F3 NEOWISE)의 모습 ©SimgDe
이처럼 혜성은 추운 곳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얼음 등의 휘발성 물질들과 규산염 그리고 유기질 등이 혜성의 핵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기에 때로는 더러운 얼음 덩어리(dirty snowballs)라고 불리기도 한다. 혜성은 이처럼 기본적으로 매우 어두운 존재이지만 이들이 태양 가까이 접근하게 되면 뜨거운 태양열을 받아서 혜성 주변과 대기의 가스와 먼지들이 태양 빛에 반사된다. 이로 인해서 거대하고 아름다운 덩어리처럼 보이게 된다.
인류가 혜성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단순히 아름다워서만은 아니다. 인류는 혜성을 통해서 태양계의 역사를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혜성은 태양을 중심으로 멀고 긴 궤도를 돈다. 따라서 태양 빛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에 태양계의 거친 진화에서도 살아남은 혜성들은 태양계의 역사를 밝혀 줄 타임머신과 같은 존재들이다. 이를 통해서 생명체의 기원에 대한 해답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혜성은 원시적인 물질로 이루어져 있기에 연구 가치가 충분하며 인류가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천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오토(Giotto) 그리고 로제타(Rosetta)의 성공
인류에게 가장 널리 알려지고 가장 유명한 혜성인 핼리혜성(1P/Halley)을 다시 보려면 40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핼리혜성은 대략 약 75~76년을 주기로 지구에 접근하는 단주기 혜성이기 때문이다. 국제 혜성 탐사선 (The International Cometary Explorer) 등 무려 6개의 탐사선이 거쳐 간 핼리혜성은 인류가 첫 번째로 자세히 파헤친 혜성이다. 1986년 지오토(Giotto) 탐사선은 1986년 핼리 혜성을 불과 600km 거리까지 접근했으며, 여러 가지 탐사를 통해서 핼리혜성의 핵은 생각보다 작으며 먼지 등과 얼음 입자들이 조밀하지 않게 매우 불규칙적으로 뭉쳐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지오토 탐사선의 성공적인 탐사 후에 유럽우주국(ESA)의 천문학자들과 공학자들은 혜성에 관해서 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혜성에 더 가까이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서 시작된 로제타(Rosetta) 미션은 마침내 인류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착륙 장면 중 하나인 필래 (Philae)착륙선의 성공적인 츄르모프-게라시멘코 (Tschurjumow-Gerasimenko/67P)혜성 착륙을 이끌어 냈다.
게라시멘코-츄르모프 혜성의 모습 ©ESA/Rosetta/NavCam
유럽우주국의 여러 가지 코스믹 비전 미션들
유럽우주국의 코스믹 비전 (cosmic vision) 미션들은 주로 예산 규모에 따라서 크고 작은 미션으로 나뉘어 진다. 이에 해당하지 않는 한 가지 미션이 있는데 바로 고속 미션(Fast mission: F급 임무)이다. 이는 말 그대로 미션의 빠른 구현과 진행을 뜻하며 대략 준비부터 발사까지 10년이 채 걸리지 않는 미션을 뜻한다.
유럽우주국의 새 국장인 귄터 하싱어 박사(Dr. Günther Hasinger)는 2019년 코스믹 비전의 첫 번째 고속 미션의 주인공으로 혜성 인터셉터(Comet interceptor)를 선정하며 새로운 형태의 미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참고로 유럽우주국은 고속 미션의 철학을 지키고자 최초 제안서 요청이 이루어진 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혜성 인터셉터를 최종 임무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혜성 인터셉터(Comet interceptor)만의 특징
과거에는 처음으로 내부 태양계를 방문하는 혜성을 알기 위해서 최소 몇 달에서 몇 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는 새로운 미션을 계획 및 구축하고 준비하여 시작하기에는 상당히 짧은 시간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혜성 인터셉터가 시작된다. 흥미롭게도 혜성 인터셉터의 목적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적절한 시간에 새로운 혜성을 만나기 위해서 우주에서 대기하고 있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혜성 인터셉터는 발사 후 5년 정도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혜성 인터셉터 미션이 다른 미션들과 다른 점이라면 위 미션은 처음으로 내부 태양계를 방문하는 혜성을 목표로 하는 미션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위 미션은 혜성의 진화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해줄 것이다.
혜성 인터셉터 미션의 상상도 ©ESA/Comet Interceptor
혜성 인터셉터 (Comet interceptor) 미션
하싱어 박사는 원시 혜성들은 미지의 상태이기에 혜성의 다양성과 진화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근거리 우주선 탐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하면서 지오토와 로제타 임무의 거대한 성공을 바탕으로 원시적인 혜성을 방문하거나 ‘Oumuamua와 같은 성간 천체’에 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과학적인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서 혜성 인터셉터는 3개의 우주선과 개별 모듈이 지구와 태양의 라그랑주 지점 (Sun-Earth Lagrange) 중 L2 지점에 도착하여 태양계로의 여행을 막 시작하는 원시 (pristine) 혜성 또는 다른 성간 물체를 관측하게 된다. 3대의 우주선은 혜성 주변을 여러 방면에서 동시 관측을 수행하며 새로운 물체들의 3D 프로파일을 생성하면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혜성으로 접근하게 된다.
라그랑주 L2지점의 위치 ©ESA/Comet Interceptor
혜성 인터셉터를 구성하고 있는 3개의 모듈은 각각 혜성의 핵과 가스, 먼지 및 플라스마 환경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담당하는 페이로드가 장착될 예정이다. 3개 모듈의 동시 탐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태양풍 환경에 반응하는 원시 혜성의 동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혜성 인터셉터는 유럽우주국의 선배 미션의 유산과 기술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전망이다. ExoMars Trace Gas Orbiter의 카메라, 먼지 및 플라스마 분석기와 로제타 미션의 질량 분석기를 활용할 전망이다.
혜성 인터셉터는 2028년에 지구를 출발할 예정인데 외계 행성의 대기만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아리엘(Ariel) 탐사선과 동시 발사를 계획 중이다. 두 임무 모두 라그랑주 지점 L2에 도착하며, 혜성 인터셉터는 자체 추진 시스템을 이용하여 새로운 목표들을 향해서 더 여행할 전망이다.
혜성 인터셉터 미션의 상상도 ©ESA/Comet Interceptor
최근의 과학 기술 발전은 어두운 하늘을 더 깊게 스캔하고 혜성의 존재를 더 미리 알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서 Catalina Sky Survey나 Pan-STARRS (Panoramic Survey Telescope and Rapid Response System)는 새로운 혜성, 소행성, 변광성, 초신성 등의 천체 발견을 가능하게 해주며 이를 통해서 새로운 혜성의 목록을 늘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위 천문학적인 관측 및 연구들과 함께 혜성 인터셉터는 곧 이상적인 도착지를 찾을 것이다. 혜성 인터셉터 미션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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