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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모넬라, 6500년 전에 감염됐다

가축사육으로 인해 동물로부터 전염되기 시작

기원전 7000년 전 인류는 수렵·채집 경제에서 곡류를 재배하고 가축을 사육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영국 고고학자인 고든 차일드는 1936년 저서를 통해 이를 ‘신석기혁명(Neolithic revolution)’이라고 했는데 ‘농업혁명’으로도 번역되고 있다. 18세기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인류 변천사의 중요한 획이 되는 중요한 사건이다.

농업혁명은 이전까지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왔던 인류의 생활방식과 문화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식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됐으며, 더 나아가 부를 축적하며 도시를 건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6500년 전 인류가 수렵·채집에서 가축을 사육하면서 살모넬라균과 같은 병원체가 동물로부터 전염됐다는 사실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 사진은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Wikipedia

가축사육으로 인해 심각한 질병 발생

최근 과학자들은 농업으로 인해 인간 삶의 패턴이 바뀌면서 심각한 질병으로 고통을 받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25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막스플랑크 역사과학연구소는 그동안 서 유라시아 지역에서 발굴한 6500년 전 사람의 유해를 통해 식중독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살모넬라 균의 유전자를 복원해왔다.

그리고 살모넬라 엔테리카(Salmonella enterica) 균속에 속하는 8마리의 살모넬라 균 유전자를 완벽하게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고대 세균의 유전자 서열을 현대에 살고 있는 같은 균속의 살모넬라균 유전자와 비교 분석을 시도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진화 과정을 추적한 결과 그동안 추정에 그쳤던 농업혁명과 관련된 가설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새로운 유전자 분석 결과는 지중해 주변에 흩어져 살고 있던 서 유라시아 사람들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치명적인 세균 살모넬라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연구 논문은 가축사육과  살모넬라균이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가축들과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어떤 동물에 기생하고 있던 살모넬라균이 가축을 통해 인체에 전염된 후 진화 과정을 거쳐 인체에 적응할 수 있게 되고, 지금처럼 장내에 서식할 수 있었다는 것.

흥미로운 사실은 살모넬라균 확산으로 인해 사람과 돼지가 살모넬라균을 서로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 5000년 전에 사람에게서 돼지에게 살모넬라균이 전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4000년 전에는 돼지로부터 사람에게 살모넬라균이 전염됐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생태 및 진화(Ecology & Evolution)’ 24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 Emergence of human-adapted Salmonella enterica is linked to the Neolithization process’이다.

메타 유전자 분석, 고대 병원균 추적 가능해져

그동안 과학자들은 인류가 수렵시대에서 농업시대를 전환하면서 질병으로부터 고통을 받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었다.

정착생활을 하면서 한정된 영역에서 생산되는 식량에 의존하게 되고 또한 가축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이전에 없었던 다양한 세균에 전염됐으며, 이로 인한 질병의 흔적들이 인체 유골에 다양하게 보존돼 있다고 판단해왔다.

문제는 인체 유골에 남아 있는 세균의 활동과 관련된 흔적들을 찾아내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병원균은 사람이 살아있을 때는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죽은 후에는 활동을 멈췄다. 때문에 박테리아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었는지 밝혀내기 위해서는 분자 차원의 증거자료가 필요한데 이 데이터를 입수할 방법이 없었다.

이런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막스플랑크 역사과학연구소는 이전의 생물학적, 화학적 연구 방식에서 유전자 연구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그리고 박테리아를 정밀하게 스크리닝하기 위해 새롭게 개발된 ‘HOPS’란 방식을 적용했다.

그리고 박물관 등으로부터 2739구의 고대 인체 유골을 수집해 그 안에서 방대한 양의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했다. 다음에 유전자를 복구해 8개의 살모넬라균 유전체를 완성했다.

그리고 이 유전체를 현대 살모넬라균의 유전체와 비교해 이들이 지난 6500년 동안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그 과정을 추적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렵시대로부터 농업시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가축사육으로 인해 동물로부터 세균들이 전파돼 새로운 질병을 유발했다는 이전의 연구 결과를 실제 유전자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주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펠릭스 키(Felix M. Key) 연구원은 “장 박테리아들을 상세하게 구분해낼 수 있는 메타유전자 분석법(metagenomics analysis)이 고대 병원균 연구의 돌파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기술로 인해 인류의 역사시대 이전의 보건 상황을 추적할 수 있으며, 특히 병원균과 관련해 상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며, 향후 연구결과에서 더 놀라운 사실이 밝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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