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체 내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체내 미생물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미생물은 음식을 소화시키며 건강과 질병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장내 미생물은 사람의 감정, 인지관련 질환과 깊은 관련을 가지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미생물이 사람의 두뇌 안에서도 발견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34명의 사망한 사람 뇌 분석하다 발견
지난 주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뉴로사이언스 2018’ (Neuroscience 2018) 연례 회의에서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됐다.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사람의 두뇌 사진이다.
놀라운 것은, 이 사진에 분명하게 미생물이 포착되었다는 것이다.
버밍엄 앨라배마 대학교(University of Alabama in Birmingham)의 신경해부학자인 로살린다 로버츠(Rosalinda Roberts) 박사는 시신 34구에서 채취한 두되 샘플을 조사했다. 이 중 절반은 조현병을 가진 사람이었으며, 나머지 절반은 사망하기 전에 건강한 사람이었다.
그랬더니 두뇌 안에 막대 모양의 미생물이 많이 들어있었다. 미생물의 밀도는 두뇌의 어느 부분에 있느냐에 따라 달랐다. 해마나 중뇌의 흑핵, 전두엽 피질 등에서는 특히 미생물이 많이 발견됐다.
연구원들은 신경세포들이 소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상(星狀)세포(astrocyte)에서도 역시 미생물을 발견했다.
물론 과학자들은 아직도 미생물이 어떻게 두뇌 안으로 들어갔는지 모른다. 로버츠 박사는 이 미생물이 혈관을 타고 들어가서 축색돌기나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에 둥지를 틀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확실하게 단정을 내리기 어려운 이유는 이 미생물이 죽은 사람의 두뇌에서 발견된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목숨이 끊어진 다음 실시하는 외과적인 수술에 의해 사후에 미생물이 두뇌안으로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
사람의 뇌는 혈관을 에워싼 혈뇌장벽에 의해 혈액과 격리되어 있다. 혈뇌장벽은 매우 견고한 장벽이어서 이것이 뇌를 혈액과 단절시키는 역할을 한다. 만약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이 혈뇌장벽을 뚫었다면, 치명적인 염증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런데 염증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뇌 안의 미생물이 혈뇌장벽을 뚫고 들어온 것 같지는 않다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로버츠 연구팀은 5년 전에 이 놀라운 발견을 시작했다. 조현병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사망한 지 몇 시간 지나 보존된 두뇌 조직을 분석했다.
그때 학부생 코트니 워커(Courtney Walker)가 뇌에서 보이는 막대 모양의 미확인물체를 보고는 전자현미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로버츠도 본 적이 있던 것이어서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
그러나 워커의 궁금증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결국 연구진들은 동료 과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올해 한 세균학자가 뜻밖에도 그것이 ‘박테리아’라는 놀라운 소식을 가져왔다. 로버츠 연구팀이 그동안 조사한 34명의 두뇌 전부에서 박테리아가 발견된 것이다.
혹시 사망 후 머리에서 뇌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장내미생물이 혈관에서 흘러나와 뇌로 들어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 연구팀은 죽은 뒤 바로 채취한 건강한 생쥐의 뇌조직을 관찰했다. 그랬더니 거기서도 세균이 발견되었다.
RNA 유전자를 분석해보니 더욱 놀라운 일이 나타났다. 뇌에서 발견된 대부분의 미생물들은 내장에 흔히 존재하는 피르미쿠테스(Firmicutes),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와 동일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어떻게 뇌로 들어왔을까? 소화관에서 혈관을 통과한 다음 신경을 타고 위로 올라왔거나, 아니면 다른 코를 통해 들어왔을지 모른다. 염증이 안 생기는 것으로 보면, 뇌에 특별한 해를 끼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뇌 속의 미생물은 사람이 죽은 다음에 뇌 안으로 흘러들어갔을까?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연구팀이 무균 생쥐의 뇌를 분석한 결과, 아무런 미생물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는 인간의 두뇌가 사망 이후 오염돼 미생물이 발견됐을 가능성이 낮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설사 사망한 다음 외부 여건에 의해서 오염됐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죽은 뇌라고 해도 어떻게 미생물이 사람의 뇌 조직 안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 이 역시 매우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산 생쥐 뇌에서도 미생물 발견
연구팀은 아직은 조현병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뇌를 체계적으로 비교하거나 정량화하지는 않았다. 만약 두 조직 사이에서 중요한 차이가 나타난다면, 후속연구를 통해 ‘뇌 미생물’이 뇌의 건강을 유지하거나 위협하는 메커니즘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어째서 지금까지의 연구자들은 뇌 속의 박테리아를 보지 못했을까?
우선 죽은 사람의 뇌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신경해부학자들이 죽은 사람의 뇌를 가지고 연구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혹은 과학자들이 샘플에서 발견된 박테리아를 무시하거나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번에 발표된 대로 ‘뇌 미생물’이 존재한다면, 연구할 내용은 너무나 많아진다. 메릴랜드 대학교(University of Maryland in Baltimore)의 테오도어 포스톨레이크(Teodor Postolache)는 원생동물 기생충인 톡소플라스마 곤디(Toxoplasma gondii)를 연구해 왔다.
포스톨레이크는 사이언스 지와의 인터뷰에서 “톡소플라스마 곤디는 뇌에 침투하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질병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뇌 안에 다른 것들이 산다고 해도 그렇게 놀라지는 않겠지만, 사실로 드러난다면 정말 혁명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사람의 뇌 안에 정말 미생물이 살고 있다면, 향후 면역연구와 질병 및 치료에서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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