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꿀벌(Apis mellifera) ©픽사베이
꿀벌은 야생 식물이나 재배되는 식물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수분 매개체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작물 100종 중 70종 이상이 꿀벌의 수분에 의존해 생산된다. 여기에는 과일과 채소, 견과류와 같은 다양한 작물이 포함되고, 이 같은 식품은 상당량 식용 가축들의 먹이로도 사용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소비하는 식량에 꿀벌의 수분이 미치는 영향을 예상할 수 있다.
1990년대 말부터 꿀벌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져 왔다. 처음에는 유럽과 미국에서 관찰되던 것이 점차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이어졌다. 인류의 식량 자원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꿀벌 개체수 감소에 대한 소식은 큰 관심을 받아 왔는데, 인간의 자연 파괴, 살충제 사용, 공해, 지구온난화와 같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이 외에도 바로아 진드기(Varroa destructor)와 이들이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도 꿀벌들의 개체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아시아에 서식하던 이 진드기들은 1970년대 후반부터 서유럽과 북미 등으로 퍼지기 시작했는데, 그 뒤 이 지역의 야생 꿀벌들이 거의 멸종위기에 내몰리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서유럽의 꿀벌들이 개체군들 일부만 살아남아 이후 후손들에게서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드는, 이른바 ‘개체군 병목현상’으로 인해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일어난 일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20세기 후반 유럽에서 농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곤충들의 생물다양성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보고들이 있기도 하다.
20세기 말에는 양봉업에서도 여러 변화들이 있었는데 꿀벌에 기생하는 진드기를 없애기 위한 살충제나 항생제 등이 벌집 등에 뿌려지는 등 여러 화학약품들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고, 변화하는 양봉 기술에 따라 특정 꿀벌 아종들을 새로운 지역에 들여다 기르는 일들도 잦아진 시기였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토착종이던 M계열의 꿀벌(Apis mellifera mellifera)들이, C계열(Apis mellifera carnica)로 대체되는 일이 있었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꿀벌들의 유전체는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꿀벌 유전체를 비교 분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최근 GBE(Genome Biology and Evolution)지에 발표된 논문은 과거에서 최근에 이르는 서양 꿀벌들의 유전체 서열을 비교 분석해 이들의 유전적 다양성과 적응에 관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얻었다.
1879~1959년에 수집되어 스위스 자연사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던 M계열 꿀벌 22 개체의 유전체를 최근의 M계열 꿀벌들 40 개체, C계열과 L계열(Apis mellifera ligustica) 두 개 꿀벌종 36 개체와 함께 비교 분석한 것이다.
먼저 연구진은 M계열 박물관 표본들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를 분석했는데, 그 결과 이들 중 두 개체가 미토콘드리아상으로는 C계열로 분류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지역의 토종벌인 M계열 꿀벌들이 양봉업으로 인해 C계열 꿀벌이 들어온 이후 서로 교접하기 시작한 것을 암시하는 결과였다.
연구진은 꿀벌들의 유전체로부터 유전적 다양성도 계산했다. 최근의 M계열 꿀벌들이 박물관 표본들에 비해 유전적 다양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최근의 꿀벌들이 환경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어째서 유전적 다양성이 더 증가하게 되었는지 이유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유전자 재조합 비율이 높은 꿀벌들의 유전적 특징과 인간의 양봉업에 의해 다른 지역에서 들여온 꿀벌들이 토종벌들과 교배를 하는 과정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서도 일부 M계열 꿀벌들은 C계열 꿀벌들과 유전적으로 혼합이 된 것으로 드러났고, 이는 즉시 유전적 다양성 수치를 높이는 일이었다.
그 외에도 연구진은 양봉업이 활발해지기 이전의 박물관 꿀벌들과 최근의 꿀벌들의 유전체 비교를 통해 최근의 꿀벌들에게서 자연선택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유전적 시그니처를 가진 유전자들 중에는 면역과 관련된 것들, 다양한 종류의 살충제들에 대한 반응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이는 아마도 바로아 진드기와 같은 기생충이나 질병에 대한 적응과 인간들이 농업 및 양봉 활동을 하면서 사용해 온 여러 화학약품들로부터 살아남은 흔적들일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하고 있다.
이 연구는 인간의 다양한 활동이 꿀벌들에게 미치는 유전적 영향을 과거와 현재의 꿀벌 유전체 분석을 통해 보여줄 뿐 아니라, 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는 다양한 동식물의 표본들이 가지고 있는 연구적 가치를 잘 드러내고 있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3756)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온도 감응 색 변화 염료를 나노섬유 멤브레인(얇은 막)에 적용해 체온 변화를 맨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초고감도 센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기술은 기존 필름 타입 색 변화 멤브레인보다 체온 범위 온도에서 색 변화 민감도를 최대 5배 이상 높일 수 있다.
인류가 만든 우주망원경 중 최강을 자부해온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내달 12일 첫 이미지 공개를 앞두고 29일(현지시간)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웹 망원경을 운영할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에서 브리핑을 갖고 우주에 대해 새로운 세계관을 갖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CNN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과학프로그램 책임자로 이 이미지 중 일부를 본 토마스 주부큰 부국장은 웹 망원경이 공개할 첫 이미지가 과학자들에게 감격적인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판다는 거의 대나무만 먹는 까다로운 입맛을 갖고 있다. 배가 고플 땐 곤충이나 설치류도 잡아먹는다고 하지만 대나무가 먹이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원래 식육목 곰과 동물이다 보니 이런 식성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생긴 것으로 여겨져 왔는데 화석을 통해 적어도 600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대나무를 잡는 데 이용하는 여섯 번째 손가락과 같은 독특한 가짜 엄지가 고대 화석에서도 발견됐다는 것이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에 불과한 치명적인 암 중 하나다. 췌장암이 이렇게 위험한 건 무엇보다 다른 부위로 걷잡을 수 없게 전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췌장암의 전이 속도를 늦추거나 전이 자체를 중단시킬 수 있는 '분자 경로'가 발견됐다. 문제를 일으키는 건 단백질 내 아미노산의 산화 손상을 복구하는 일명 '지우개 효소'(eraser enzyme)였다.
여성은 남성보다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률이 높다. 이는 폐경 때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뇌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신경 퇴행 질환 센터 인구 보건 과학 실장 모니크 브레텔러 박사 연구팀이 남녀 3천410명(평균연령 54세, 여성 58%)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30일 보도했다.
성인 암 생존자는 심부전,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의대 심장-종양 실장 로베르타 플로리도 교수 연구팀이 1987년에 시작된 '지역사회 동맥경화 위험 연구'(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Study) 참가자 1만2천414명(평균연령 54세)의 2020년까지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진흥 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29일 보도했다.
오늘은 국제 소행성의 날입니다. 소행성 충돌 위험을 알리고 이에 대한 대응 노력을 국제사회에 요청하기 위해 2016년 유엔(UN)이 공식 지정했죠. 6월 30일은 1908년 러시아 시베리아 퉁구스카 지역 상공에서 지름 50m급 소행성이 폭발해 2천㎢의 숲을 황폐화한 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