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빅데이터 농업시대가 열리다

[세계 산업계 동향]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88)

농업 분야에도 ‘빅데이터(Big Data)’ 시대가 열리고 있다. 25일 시장동향 중심의 경제・금융 전문사이트, 마켓워치(MarketWatch)에 따르면 다국적 농업기업들은 향후 빅데이터가 농업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새로운 농법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업 분야 대기업들은 트랙터 등 다양한 농기구, 기상대, 국제 곡물시장 등 농업과 관련된 모든 정보망을 연결해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농경지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시장 상황에 맞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몬산토(Monsanto), 듀퐁(Dupont) 등 다국적기업들은 세계 전역에서 옥수수, 대두 등을 계약재배하고 있는 농부들에게 빅데이터를 활용한 ‘처방식 재배(prescriptive planting)’ 방식을 보급하며, 증산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양정보, 일기예보, 곡물시세 등 접속

이 ‘처방식 재배’ 방식을 적용할 경우 농부들은 토양정보, 일기예보는 물론 곡물 시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접속할 수 있다. 그리고 정보 활용을 통해 증산을 도모할 수 있다.
 

▲ 몬산토, 듀폰 등 다국적 기업들을 통해 빅데이터 농법이 보급되고 있다. 사진은 세계 전역에 퍼져있는 계약재배 농지에 ‘필드스크립트(FieldScripts)’란 명칭의 빅데이터 정보망을 지원하고 있는 몬산토 웹사이트. ⓒhttp://www.monsanto.com/


실제로 브룩스 허스트(Brooks Hurst, 48) 씨는 그의 아버지, 형제들과 함께 미국 미주리주 앳치슨카운티에 있는 도시 타키오(Tarkio) 인근에서 이 처방식 농법을 활용해 6천 에이커(약 2천400만 제곱미터) 농지에서 큰 농사를 짓고 있다.

경작 현장에 들어가 농부들을 주의 깊게 살펴 보면 많은 트랙터들과 콤바인들이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활용해 교신 중인 것을 알 수 있다. 위성이 동원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와 연결돼 크고 작은 정보들을 주고받고 있다.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작물들을 보면서 어떤 일에 역점을 두고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할 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 농작물 재배와 관련해 필요한 정보들을 손쉽게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양 상태, 작물의 생장 상황, 일기예보, 심지어 지난 수십 년 간의 기후변화 도표에 이르기까지 없는 것이 없다. 특수 농작물 재배와 관련, 농업 전문가들의 견해를 모아놓은 정보망도 있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폭넓은 내용의 정보들이 농부들에게 손쉽게 전달되고 있다.

농부들은 고급 정보들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기후 상황에 맞춰 이앙 심도(移秧深度, planting depth)를 조절하거나, 작물 재배 간격을 조정해가면서 수확량을 증산하고 있다.

이 빅테이터 농업 시스템이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보다 양질의 농산물을 대량 생산하기 위한 것이다. 세계 최대의 종자회사인 몬산토는 이 시스템을 통해 연간 200억 달러(한화 약 21조 원) 가치의 증산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몬산토 관계자는 이 처방식 농법을 통해 에이커(4,046 제곱미터) 당 160 부셸(4천352kg)의 옥수수 생산량을 200부셸(5천440kg)으로 증산했으며, 1 에이커 당 182 달러(한화 약 19만 원)의 이익을 더 올렸다고 말했다.

아이오와 주 옥수수 생산량 크게 늘어나

지난해 아이오와 주 농부들이 옥수수 농사를 통해 올린 수익은 에이커 당 평균 759 달러(한화 약 80만 원)에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처방식 재배’ 방식을 채택한 농지들은 어김없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다는 것이 몬산토 측 설명이다.

몬산토에서는 자사와 계약한 많은 농부들로부터 많은 정보들을 수집, 분석한 후 세계 전역에 다시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필드스크립트(FieldScripts)’란 명칭의 빅데이터 정보망을 개발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빅데이터 정보망 구축을 위해 샌프란시시코의 날씨 관련 빅데이터 벤처기업 클라이밋 코퍼레이션(Climate Corp)을 9억3천 만달러(약 1조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2006년 웨더빌(Weatherbill)이라는 이름으로 구글 출신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이 세운 벤처기업이다.

미국 전역을 세분화 해 지역별로 기온과 강수량 등 날씨와 관련된 정보들을 분석한 후 그 자료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 보험 상품을 판매해왔다. 몬산토 측에서는 기상관련 정보수집 능력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업체인 듀폰역시 인공위성으로부터 받은 위치정보를 이용해 밭을 가는 트랙터와 무인이앙기 등을 개발해 농부들에게 보급하고 있는 중이다. 2월 초에는 자사의 ‘처방식 재배’ 시스템에 미 DTN 사의 날씨정보 솔루션 ‘The progressive Farmer’을 적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패드용 농업 관련 정보 시스템이다. 뉴스와 시장 정보, 가축 및 장비, 토지관리, 농업 정책은 물론 농작물에 대한 선물옵션이나 투자 정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공급하고 있다.

농업 분야의 빅데이터 망 구축을 놓고 몬산토와 듀폰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이들 다국적 기업들은 그동안 개발해온 종자들을 세계 각지에 보급하면서 어떤 종자가 어떤 토양·기후에 잘 적응하는지 정보수집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소농들 입장에서 시장 횡포 우려도…

미국 아이오와 주 포트타지(Fort Dodge) 인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데이비드 넬슨(David Nelson) 씨는 3년 전부터 몬산토의 처방식 재배 시스템인 ‘필드 스크립트(FieldScripts)’를 시도해 왔다고 말했다.

이 농법을 이용해 큰 이익을 보았다는 것. 자신의 가축농장에서 비료를 생산해 옥수수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옥수수 생산량이 무려 50% 가까이 늘어났다. 이런 증산이 가능했던 것은 정보망 속에 포함돼 있는 토양 분석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 빅데이터 농법이 마냥 희망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지역 농부들은 이 신기술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걱정하는 것은 자신의 경작지에 대한 정보가 외부로 새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데이터들이 경쟁 지역 농부들에게 전해질 경우 심각한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우려다.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종자회사를 겸하고 있는 이들 농업회사들이 경쟁력 있는 품종을 개발해 시장을 장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제 곡물시장에 농업 현장 상황이 상세히 보고될 경우 투기세력들의 농간에 희생물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될 경우 농부들에게 있어 빅데이터 기술은 도움이 아니라 재난이 되는 셈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아이오와, 일리노이, 미네소타, 인디아나 등 4개 주를 대상으로 몬산토, 듀폰 등의 처방식 재배 방식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중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옥수수 생산지역들이다.

농업 분야에 빅데이터 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농부들, 특히 소농들에게 있어서는 두려움의 원인이 되고 있다.

(9282)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