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빅데이터로 재난·재해를 막자”

[창조 + 융합 현장] 생명선·스마트벽 설치 기술 개발해야

재난·재해 전문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병석 선임연구본부장은 재난·재해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사람의 의한 인적 재해가 있고, 지진과 같은 자연 재해, 댐 붕괴와 같은 인적·자연 재해가 결합된 복합재해가 있다는 것.

김 본부장은 28일  STEPI에서 ‘안전 한국(Safety Korea)을 위한 과학기술과 역할과 과제’란 주제로 열린 376회 과학기술정책 포럼에서 이들 재해들이 ‘하인리히의 1:29:300’의 법칙‘에 따라 매우 유사한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인리히 법칙이란 1931년 미국 트래블러스 보험사H.W.하인리히 씨가 보험사 통계를 분석해 밝혀낸 법칙을 말한다. ‘1건의 대형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29건의 소규모 사고가 발생하고, 또 그 이전에 300건의 징후가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안전 한국(Safety Korea)을 위한 과학기술과 역할과 과제’란 주제로 열린 STEPI 과학기술정책 포럼.  산·학·연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안전 한국(Safety Korea)을 위한 과학기술과 역할과 과제’란 주제로 열린 STEPI 과학기술정책 포럼. 산·학·연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STEPI

“지금은 과학기술자들이 움직여야 할 때”

김 본부장은 지난 4월26일 발생한 세월호 사건에 이 하인리히 법칙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2012년 이후 소규모 해양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그 이전에 부실한 안전관리 징후들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1995년에 있었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1993년에 발생한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 역시 하인리히 법칙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빅데이터를 통해 이 법칙을 적용했을 때 세월호 사건과 같은 대형 참사를 사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유럽, 호주 등 일부 국가들의 경우 빅데이터를 활용한 재해방지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 뉴욕의 범죄 예방 프로그램 ‘네이버후드 워치(Neighborhood Watch)’를 예로 들었다.

‘이웃을 지켜보는 모임’으로 번역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시민과 정부(경찰) 간에 범죄 관련 데이터를 대량 교환할 수 있는 협력 프로그램이다. 이웃이나 주변에 수상한 일이 발생했을 때 경찰에 신고하고, 직접 상황에 관여해 범죄를 중단시킬 수도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과학기술이 과학과 기술 울타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재해 방지를 위해 제도·매뉴얼·훈련·정책 입안 등에 과학과 기술은 물론 인문, 사회계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

연구개발 성과를 통해 해결방안이 아닌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극한 상황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실증적 기술개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융합형 R&D가 시급한 분야로 재난현장 수습, 시설물 긴급 복구, 재난확산 방지기술 등을 제안했다.

‘재난현장 수습기술’은 이번 세월호 사건으로 필요성이 크게 부각된 기술이다. ‘긴급재난 대응형 가변형 부유구조’, ‘선박침수 시뮬레이션’ 등의 기술로 재료, ICT, 기계, 해양 기술 등의 융합 R&D가 필요한 분야다.

육지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무진동 장거리 굴착기술’, ‘원격 굴착 제어기술’, ‘굴착공 유지기술’, 공기·물·통신공급 등을 위한 생명선 설치 기술 등이 필요하다. 기계, ICT, 재료, 지질학계 등의 협력연구가 필요한 부문이다.

산·학·연 관계자들이 다수 모여 열띤 토론

건물 붕괴, 산 사태 등에서 붕괴지역을 신속히 수습하기 위해서는 초대형 구호장비, 24시간 장비 운용이 가능한 원격제어 기술, 자율적으로 구호 작업이 가능한 로봇 기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설물 긴급 복구기술’은 재난 시 가족단위 간이 주거시설을 빨리 설치할 수 있는 급속건설 기술을 말한다. 1일 이내에 건설이 가능하고, 쾌적한 주거환경, 사행활 보호가 가능한 모듈형 주택, 전기·냉난방·상하수도 등의 ‘One-day housing’용 유틸리티 설치 기술 등을 말한다.

또 모듈형 주택을 신속히 해체하고 운반·보관을 최적화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기, ICT 등의 융합연구가 필요한 분야다.

재난지역 교통로 확보를 위한 응급교량 급속건설 기술, 재단대응용 도로복구 및 긴급 우회도로 건설기술, CFT(Concrete Fill Tube)를 사용한 피암터널 시공기술 등을 제시했다. 재료, 기계, 지질공학 등의 융합연구가 필요한 분야다.

‘재난확산 방지기술’로는 ‘발화추적형 능동형 화재진압 장비’, ‘탈출경로 안내 및 지원을 위한 스마트벽(Smart Wall), 스마트문(Smart Door) 등이 있다. 스마트벽과 스마트문은 28일 장성 요양병원 화재사건에서 매우 필요했던 장비들이다. 기계, 소방, ICT 등의 융합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상수원 내 방사성 오염물질을 신속히 제거할 수 있는 기술, 오염 잔여물을 긴급히 처리할 수 있는 화학적 정화 시스템 등도 ’재난확산 방지기술‘에 속한다. 기술개발을 위해 화학, 원자력, 재료공학 등의 융합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이번 포럼은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세월호 침몰 사건을 계기로 과학기술계 스스로 나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산·학·연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우종 가천대 교수는 재난안전을 위한 연구로 재난에 대응하는 시스템적이고 교육적인 행동원칙을 개발해야 하는 등 제도·매뉴얼·교육·정책 입안 등에 있어 실질적이고, 목표지향적이며, 통합적 차원의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STEPI의 성지은 연구위원은 “위험의 본질적 특성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지식 축적과 사회적 합의 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며 재난·재해 대응조직 개편, 위험평가기능 강화, 참여형 위험커뮤티케이션 확대, 위험관련 R&D 투자 확대 등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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