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당뇨병…대사질환 치료 가능성 열어

GIST 박철승 교수팀 원인 단백질 규명

‘비만, 지방간, 당뇨병’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대사질환'(대사증후군)이다. 인간의 체내에서 에너지가 부족할 때 에너지 소비를 억제해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이 깨질 때 이 병이 발생한다. 이런 대사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열렸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박철승 교수 연구팀은 세포가 굶주릴 때 활성화되는 단백질을 인위적으로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대사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음을 증명해 냈다.  

AMPK 단백질이 대사질환 원인

대사질환은 만성적인 대사 장애로 인해 비만, 지방간,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계 죽상동맥 경화증 등 여러 질환이 나타나는 것을 뜻한다. 발병 원인이 잘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반응이 감소하여 근육과 지방세포의 포도당 섭취에 장애가 생기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슐린이 더 많이 분비되는 인슐린 저항성이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렇듯 신진대사의 메커니즘이 깨져 대사질환이 생길 때는 AMPK(AMP-activated kinase)라는 단백질이 관여한다. 이 단백질은 세포가 굶주릴 때 활성화되는 세포 내 에너지 센서로, 에너지가 부족할 때 증가하는 AMP라는 물질을 인식해 ATP 에너지의 소비를 억제하고 생산은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대사질환에서 활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진 대사 조절의 핵심 효소다.

박철승 교수 연구팀이 주목한 부분도 바로 AMPK다. AMPK를 인위적으로 활성화하면 대사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AMPK 단백질 활성화

박 교수팀은 AMPK와 직접 결합하여 기능을 억제하는 세레브론 (Cereblon, CRBN) 이라는 단백질을 확인, 이를 억제해 에너지 센서인 AMPK를 인위적으로 활성화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 고지방식 섭취후 정상생쥐에 비해 세레브론(Cereblon)이 결손된 유전자조작 생쥐에서 고지방식에 의해 유도된 비만에 대한 저항효과 사진 ⓒ한국연구재단


세레브론은 같은 이름의 유전자를 통해 발현하는 단백질로, 이제까지는 태아의 기형을 일으키는 약물인 탈리도마이드와 결합한다는 것 외에 다른 기능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 다만 세레브론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나면 경증 정신지체가 나타난다는 연구만 있었을 뿐이다.

박 교수팀은 일반적으로 고지방식을 섭취할 때는 AMPK의 활성도가 낮지만, 세레브론이 제거될 경우엔 고지방식임에도 불구하고 AMPK의 활성도가 높아져 당흡수나 지방산화를 촉진시켜 혈당을 낮추거나 체지방을 감소하는 등의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스트 투 하이브리드(yeast two-hybrid) 실험을 통해 AMPK와 세레브론이 서로 결합함을 확인하고, 이어진 세포실험을 통해 세레브론이 AMPK의 활성을 직접적으로 억제함을 발견한 것이다. 이스트 투 하이브리드란 다른 단백질과 결합할 때만 검출 가능한 신호가 나타나도록 만든 시스템으로 임의의 단백질을 대상으로 특정 단백질과의 상호작용 여부를 탐색하는 방법이다.

AMPK가 대사질환 환자에게서만 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에 상당히 주요한 타겟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이 활성을 조절하는 단백질에 대한 보고는 없었던 상태다. 박 교수팀의 연구가 의미 있는 이유다.

이번 결과는 대사질환을 예방하고, 나아가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당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세포다이나믹스연구센터) 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되었으며, 미국 당뇨병학회지(Diabetes) 온라인 판에 1월24일 게재되었다. (논문명 : Disruption of the cereblon gene enhances hepatic AMPK activity and prevents high fat diet-induced obesity and insulin resistance in mice)

(3865)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