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수업, 강의 자체를 혁신하라”

디지털 기술·공간 혁신 보다 강의 주체 의지 중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이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까지 확대되고 있다.

9일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수업 운영 현황’에 따르면 일반 강의는 물론 실기·실습수업조차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대학교가 전국 332개 중 196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실험이나 실습 수업을 해야 하는 이공계 대학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노트북, 와이파이 등 디지털 학습 여건이 열악한 학생들과의 학력 차이나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능률 저하 등의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거점 대학·가상 실습실로 비대면 수업 혁신

코로나19로 확산되기 시작한 비대면 수업이 교육의 주요한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 게티이미지뱅크

비대면 수업의 가장 큰 문제는 ‘균일하지 않은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각 학교의 교사, 교수 등 강의 주체에 따라 어떤 학생들에게는 양질의 콘텐츠가 제공되는 반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 경우 강사의 열정과 디지털 도구를 다루는 기술, 콘텐츠 준비 능력 등이 모두 포함된다. 여기에 대면 수업이 꼭 필요한 실기·실습수업까지 포함하면 대학별로 수준 격차가 날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거점대학·공유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우승 한양대학교 총장은 지난달 31일 한국공학한림원이 주최한 ‘비대면 교육 트렌드와 미래 공학교육의 방향’ 온라인 포럼에서 거점대학을 통한 강의 공유를 비대면 수업의 대안으로 제안했다.

10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학기술한림원·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공동 주최한 ‘과학기술인재 육성을 위한 대학의 역할’ 온라인 포럼이 개최됐다. ⓒ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

각 지역별 거점 대학을 선정해 거점 공유 대학에서 실험 및 실습 관련 이론 강좌를 열고 가상 실험실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가상실험실은 조별, 팀별 등으로 나눠 실습실을 사용한다. 이론은 거점 대학에서 교수가 강의를 하면 온라인으로 거점 대학 및 참여 대학 학생들이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성주 아주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도 로컬 허브로써 거점 대학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 교수는 10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학기술한림원·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공동 주최한 ‘과학기술인재 육성을 위한 대학의 역할’ 온라인 포럼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그는 비대면 수업이 증가되면서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방혁신에 대한 마인드 변화라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개방혁신이란 자신의 것이 최고라는 마인드를 버리고 좋은 것을 외부에서 취해서 같이 공유함으로써 수업을 진행한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내 강의 자료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인드를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온라인에서 좋은 콘텐츠가 있거나 타 대학의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연계해서 받아들여야 한다”며 “산학과 연계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며 협업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대학이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면 수업이 필요한 실습 및 실험 등의 수업도 홀로그램, 가상 및 증강현실 등의 다양한 첨단 디지털 기술로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기술과 공간 설계 앞서 강의 주체 의지 중요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되었지만 비대면 수업은 앞으로 변화하는 미래 교육의 주요한 축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학교 현장이 기존의 공간을 재설계해 새로운 디지털 교육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비대면 수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들이 필요하다. 가상·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비대면으로도 교육 훈련 및 실습 등을 대체할 수 있다.

안준모 서강대 교수는 “앞으로 언택트에 최적화된 공간이 재설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

물리적인 만남 없이 복잡한 거래를 해야 하거나 비대면 협업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유용하다.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글로벌 생산기지 등을 방문해야 할 경우는 3차원 물체를 만들기 위해 원료를 여러 층으로 쌓는 방식의 적층 가공(Addtive manufacturing) 기술이 필요하다.

안준모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이 모든 것들을 ‘디지털 전환 기반기술’로 묶고 앞으로 교육 현장이 이러한 디지털 기술을 공간에 삽입한 ‘스마트 시티(Smart-City)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안 교수는 10일 열린 ‘대학기술인재 육성을 위한 대학의 역할’ 토론회에서 “앞으로 교육 현장은 언택트에 최적화된 근본적인 공간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면 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학교 환경이 디지털화된 공간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 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기술과 기기, 공간의 재설계 또한 앞으로 비대면 수업 확대에 있어 보완해야 할 중요한 문제지만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기술적인 문제보다 수업을 풀어나가는 주체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길호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현재 비대면 수업을 위한 디지털 기술은 거의 대부분 구현되고 있다. 기술이 문제가 아니다. 기술을 활용해서 수업을 진행하려는 의지가 있는가, 콘텐츠가 있는가 하는 본질적인 문제가 비대면 수업의 질을 좌우한다”며 “강의 자체 혁신을 통해 비대면 수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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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박한얼 2020년 9월 22일4:22 오후

    코로나가 확산되어 비대면 수업이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까지 확대되고 있는데 실습을 할 수 없어서 안좋습니다. 비대면 수업이어서 모니터로 공부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데 아무리 좋은 강사의 수업일지라도 교실에서 친구들과, 교사와 만나는 수업이 최고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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