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학적 허위사실에 대응? 과학이 사회에 믿음을 줘야…

[사타가 간다] 제12회 과학문화혁신포럼

소위 ‘가짜 뉴스’로 불리는 허위정보의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과학적 허위정보가 사회적 혼란을 일으켰고, 심지어 그로 인한 인명 피해도 적지 않게 나타났다. 물론 근거가 없는 허위정보는 아주 오래전부터 대중의 삶과 공존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강도와 범위가 넓어져 심각한 수준에 이른다.

이런 사회적 현상에 대응하고자 공공정책 전문가, 과학·언론·공학 분야의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2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제12회 과학문화혁신포럼’은 “증거 기반 과학 소통”을 주제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지난 12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제12회 과학문화혁신포럼’은 “증거 기반 과학 소통”을 주제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허위 정보, 지식의 공백을 노린다

류현숙 박사(한국행정연구원)는 ‘비과학적 허위사실: 대표적 사례와 사회적 위험’을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류 박사는 다양한 유형의 허위사실 사례를 소개하면서 “왜 허위사실이 등장하는가?”라는 근본적인 화두를 내놨다. 이를테면 벌에 쏘였을 때 된장을 바른다, 체하면 손을 딴다,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고 자면 사망한다… 등 한때는 민간요법, 혹은 괴담이었던 것부터 코로나19와 관련된 것까지 비과학적 허위사실이 사회에 만연한 이유는 무엇일까.

류 박사는 허위정보는 ‘지식의 공백’을 노린다고 말했다. 미지의 위험(unknown risk)이 사회에 퍼지고, 그것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축적되기 전의 공백을 루머와 허위사실이 채운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2020년 1월부터 3월 사이에 허위뉴스가 과도하게 넘쳐나서 WHO는 인포데믹(Infodemic)으로 칭했을 정도다.

가짜뉴스라고 불리는 이것은 잘못된 정보, 조작된 정보, 악의적 정보 유형으로 나뉜다. 그것이 어떤 의도로 생성되었든 비과학적 사실이며, 확산 속도와 파급력이 높아 이로 인한 피해 최소화 대책이 필요하다.

류현숙 박사(한국행정연구원)는 ‘비과학적 허위사실: 대표적 사례와 사회적 위험’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이언스타임즈 김현정

과학은 사회에 믿음을 주는가?

정보가 홍수를 이루는 시대다. 디지털 미디어가 등장한 이후부터는 하루에 약 25억 기가바이트(2020년 기준, IBM 발표) 이상 생성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가 쏟아지는 그런 시대다. 이렇게 생성된 정보는 다양한 매체와 채널을 통해 전달되고, 확산되며 일부는 사회 곳곳에 뿌리를 내려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그것 중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실’과 ‘거짓’ 정보를 접하고 있나? 아니 ‘사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는 있을까?

류 박사는 몇 가지 통계 자료를 소개하면서 특정 연령계층이 허위정보에 더 잘 속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단, 전반적으로 기사 문해력이 낮아진 것,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개인의 리터러시, 합리적 관점과 태도는 분명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개인적 차원을 넘어 공공부문의 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사과학·가짜과학을 통해 생성된 허위정보가 디지털 매체를 타고 빠르게 확산 및 재가공되는 현대사회에 이에 대한 공공부문의 대응은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이다.

류 박사는 “지금까지 유사과학에 정부가 개입해 대응해왔다. 이제는 과학이 사회에 믿음을 줄 수 있는 파이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 예로서, 과학자들의 집단지성의 활용을 강조했다. 과학적 사실 탐구 집단, 정책입안자, 대중에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터가 지속적으로 팩트를 확인하고, 근거를 마련하여 ‘과학적 사실’을 확산하는 구조를 제안했다. 이렇게 과학이 사회에 믿음을 주어야만 허위정보를 의심하는 문화가 안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제12회 과학문화혁신포럼에서 패널들은 과학자, 저널리스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사이언스타임즈 김현정

 

과학 사실미디어대중을 잇는 단일 채널, 사이언스미디어센터 도입 공감대 형성

패널들은 허위정보에 대응하는 과학자, 저널리스트의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했다. 하지만 각 영역에서의 고충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이번 포럼에서는 정부, 학계, 언론·미디어, 과학기술계에서 바라본 허위정보 대응 방안을 공유하고 개선사항은 논의했다.

이상욱 교수(한양대학교)는 확증편향과 정치 양극화를 유도하는 허위뉴스에 대응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학계에서 아직 합의가 되지 않은 부분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가짜뉴스로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무엇보다도 과학기술이 정치적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욱 책임연구위원(한국언론진흥재단)은 “언론의 신뢰 있는 정보 제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최근 미디어 채널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과학적 사실이 아니어도 기사화되는 경우가 많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놨다. 오 박사는 사회의 다층 관계로 인해 허위정보를 완전 규제 및 차단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신뢰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로서 ‘사이언스미디어센터’ 추진계획은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홍정주 박사(한국생명공학연구원)는 과학자들의 대언론 소통에 대한 어려움을 말했다. 과학 사실이 온전하게 사회로 나오기 전에 이미 많은 장벽에 부딪히게 된다. 과학정보를 대중의 언어로 전달하는 것, 과학계에서 대표성을 갖게 되는 부담감, 기자의 언어로 쓴 기사에 대한 파이널 리뷰 불가, 검증되지 않은 출판 전 논문(Pre-print)의 기사화 등을 꼽으면서도 과학자가 사회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한진 과장(과기정통부)은 정부-언론-과학기술 전문가가 모두 연계돼 소통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서 “‘사이언스미디어센터’가 바로 그런 시스템을 갖고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며 기대를 밝혔다. 끝으로 황 과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과학문화 확산에 더욱 공을 들여 대중의 과학 리터러시 및 합리적 정보 수용 태도 제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과학문화혁신포럼은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운영되었으며, 과학기술과 사회 소통 활성화 및 과학기술을 통한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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