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블루베리 발효 아이스크림 맛은?

전통 발효과학식품 한 자리에

눈 내리는 추운 겨울, 항아리에서 살얼음을 깨고 떠온 한 사발의 동치미와 설설 김이 나는 잘 익은 노오란 고구마와의 조화. 요즘처럼 뜨거운 여름에는 보리밥 위에 송송 썰어 넣은 열무김치를 고추장 한 숟가락 넣고 비벼보자. 여름내 잃어버렸던 입 맛이 살아 돌아온다.

그 뿐일까. 배추김치, 백김치, 갓김치, 열무김치, 알타리 김치, 오이 소박이, 파김치, 깍두기, 석박지, 동치미. 배추, 오이, 무, 열무 등 각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고 겨울철에도 채소를 섭취할 수 있게 해주는 김치는 그야말로 ‘살아 숨쉬는 발효과학의 결정체’이다.

한국인의 건강한 먹거리, 발효과학이 만든 전통식품들

김치 외에도 우리 선조의 지혜가 담긴 발효 식품들이 많다. 각종 젓갈, 장아찌, 전통주, 식초, 초절임, 각종 염장 식품들과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의 장류가 기본이다. 여기에 여러 재료를 배합하고 응용해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전통발효식품의 장점이다.

지난 18일(목)부터 20일(토)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발효식문화전’은 우리 전통발효식품들이 총출동하여 선조들의 ‘발효과학’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발효과학 대잔치’였다.

전통발효식품이 총출동했다. 코엑스에서 열린 발효식문화대전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전통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 김은영 /ScienceTimes

전통발효식품이 총출동했다. 코엑스에서 열린 발효식문화대전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전통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 김은영 /ScienceTimes

전통으로 발효시켜 만든 전통주들도 애주가들의 발길을 잡았다.  ⓒ 김은영/ ScienceTimes

전통으로 발효시켜 만든 전통주들도 애주가들의 발길을 잡았다. ⓒ 김은영/ ScienceTimes

박람회에는 색다른 전통발효식품들이 대거 선보였다. 삼채로 만든 장아찌도 눈길을 끌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박람회에는 색다른 전통발효식품들이 대거 선보였다. 삼채로 만든 장아찌도 눈길을 끌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장 담구기와 전통주 만들기 등의 체험행사가 한 편에서 진행되었고 각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전통주, 김치, 장류, 발효유, 식초 등 다양하고 색다른 발효 식품 제조업체 등이 참가해 새로운 발효식품 문화를 뽐냈다.

삼면이 바다인 지형의 장점을 살리고 내륙 도시에서도 각종 해산물을 사시사철 장기 보존하여 먹을 수 있도록 한 염장식품인 ‘젓갈’. 젓갈은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와 함께 우리나라의 5대 발효식품으로 꼽히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전통 발효식품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삼국 시대 때부터 젓갈을 식용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신문왕 3년(683년)에 왕비를 맞이하는 납폐 품목에 젓갈을 가리키는 ‘해(醢)’라는 단어가 최초로 수록되었다고 전해진다. 당시에는 매우 귀한 음식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후 고려 시대 들어서 부터는 민간에서도 널리 퍼져 매우 보편적인 식품이 된다.

각종 채소가 김치의 종류가 되는 것과 같이 젓갈도 재료를 가리지 않는다. 우리가 지금도 흔히 먹는 명란젓, 창란젓, 새우젓은 물론 대합젓, 잉어젓, 토화젓, 조기젓, 홍합젓, 가자미젓, 밴댕이젓, 어리굴젓 등 각 지역마다 나는 다양한 생선과 그 알, 해산물들이 젓갈의 주재료로 쓰인다. 젓갈의 중흥시대라 불리는 조선시대에는 문헌에 소개된 젓갈의 수가 180여 가지에 이른다.

전통발효과학으로 노벨상 욕심 내볼까

하지만 점점 일본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와 중국산 해산물과 농산물이 가격 등을 이유로 우리 식탁을 점유하며 전통적인 발효식품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시회에서 만난 이상권씨(농업법인 금빛나누미 대표)는 이러한 중국산 해산물로 만든 젓갈을 우리 전통의 맛으로 바꿔보겠다는 생각으로 젓갈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3년 만에 국내산 멍게와 석이버섯, 죽염을 사용해 자신만의 멍게젓을 개발해 특허까지 냈다.  내장을 제거한 멍게살을 잘게 썰어 소금에 절이고 각종 양념을 더해 먹는 ‘멍게젓’은 본연의 멍게 맛을 제대로 내기 쉽지 않은 젓갈이다. 그는 내친김에 석로주 등 전통주와 블루베리를 이용해 식초와 장아찌도 만들었다.

아들과 남편과 함께 가족이 직접 베리 농사를 지어 천연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낸 최인천씨 부스. ⓒ 김은영/ ScienceTimes

아들과 남편과 함께 가족이 직접 베리 농사를 지어 천연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낸 최인천씨 부스. ⓒ 김은영/ ScienceTimes

전북 임실군에서 베리농사를 짓고 있는 최인천씨(영농조합 베리밸리 대표)도 다국화되고 있는 농산물에서 전통 발효먹거리를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농사에 뛰어든 사람 중 한 명이다. 최씨는 남편과 아들과 함께 만든 블루베리 발효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직접 농사 지은 라즈베리와 블루베리를 재가공해 천연아이스크림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직접 농사를 짓는 농장을 보여주며 우리 농산물을 재배해 유기농으로 발효시키는 작업을 설명했다.

"전통방법으로 발효시킨 식초 좀 드세요." 전통발효식품이 총출동한 2016 전통발효식문화전에서 관람객들이 전통식초를 시음하고 있다.

“전통방법으로 발효시킨 식초 좀 드세요.”
전통발효식품이 총출동한 2016 전통발효식문화전에서 관람객들이 전통식초를 시음하고 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발효식품 중 ‘식초’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 선조들은 식초의 효능을 익히 알고 널리 활용해왔다. 동의보감에 식초는 종기와 종양을 없애고, 어지럼증을 치료하고, 딱딱한 덩어리를 제거하고, 산후 어지럼증과 모든 출혈과다 어지럼증을 치료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식초는 노벨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발효과학’의 결정체이다. 1945년 핀란드 바르타네 박사의 식초 연구를 시작으로 1953년 영국과 1964년 미국에서 노벨상의 영예를 받았다.

30년간 식초 연구를 해왔다는 김성현(동인가 대표)씨도 전시회에 나와 시민들에게 전통 방법으로 제조한 천연 식초인 ‘흑초’에 대해 설명하기 바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식초로 노벨상 나오도록 해보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이제 발효과학은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최근 바이오 산업의 일환으로 전통 발효과학을 이용한 물질의 대사 등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에 있어 향후 우리 전통 발효식품들이 첨단과학과 맞물려 세계적인 산업으로 성장해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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