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중심부에서는 거대 블랙홀 때문에 생명체가 살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은하핵 주변에도 생명체 생존이 가능한 골디락스 존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지난 5월 천체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거대 블랙홀의 방사선 위협이 과대평가되었다는 것이다.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마나스비 링검(Manasvi Lingam) 박사는 활동은하핵(AGN)을 컴퓨터 모델링 해서 은하 중심부의 환경을 재검토한 결과,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좁은 범위에 방사선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냈다.
활동은하핵은 거대 블랙홀 주변에서 소용돌이치는 가스와 먼지의 구름이다. 블랙홀 중력에 붙잡힌 물질들이 고속 회전하며 방출하는 엄청난 양의 빛과 방사선 때문에 우주에서 가장 밝은 물체로 손꼽힌다. 대부분 은하는 중심부에 태양 질량의 수십만에서 수억 배에 이르는 블랙홀을 가지고 있다.
우리 은하계 중심부의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약 3200광년 이내에 있는 행성의 대기를 날려버릴 정도로 강력한 전자파를 방사하는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궁수자리 A* 전자파의 피해가 미치는 범위가 약 100광년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흔히 ‘골디락스 존’이라고 하는 ‘생명체 거주가능 영역(Habitable Zone)’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행성계 생명체 거주가능 영역’은 항성 주위에서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온도 영역이다. 우리 태양계에서는 금성 바깥쪽부터 화성 외곽까지 해당한다. 다음으로 ‘은하 생명체 거주가능 영역’은 은하 단위에서 생명체가 탄생해서 진화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은하핵 주변은 밀집한 천체 간의 영향과 거대 블랙홀에서 나오는 방사선 때문에 생명체가 살기 어렵고, 은하 외곽은 중원소가 적어서 지구형 암석 행성이 생성되기 어려운 것으로 추정된다.
은하계 전체에서 생명체 거주가능 영역은 일부 중간 지대에 불과한 셈이고, 그 안에 속한 행성계에서 다시 온도가 적당한 영역에 있는 행성에서만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성계 차원의 해비터블 존에 관한 연구는 어느 정도 진척이 되었지만, 은하 해비터블 존은 정확한 관측이 불가능해서 여태껏 가설에 머물러 왔다.
이번 연구에서는 은하핵 주변의 방사선 피해 영역을 최소화해서 은하 해비터블 존의 예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물론 은하 중심부로 갈수록 항성들이 밀집해서 초신성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혜성이나 소행성 충돌 가능성이 커진다.
항성에서 벗어나 우주를 방황하는 행성을 떠돌이 행성(Rogue planet)이라고 한다. 은하계에만 수십억 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떠돌이 행성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은하핵의 블랙홀은 가시광선도 방출하고 있어서 그 주변을 맴도는 떠돌이 행성에서 광합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은하계 중심에서는 약 1100광년 범위 내에서 식물이 광합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직경 수백 광년 미만인 초소형 왜소 은하(Ultra-compact dwarf galaxy)의 경우에는 광합성이 가능한 범위가 은하의 절반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모 항성에서 벗어난 떠돌이 행성에는 낮이 존재하지 않고, 영원히 밤이 계속된다. 그런 곳은 차갑게 얼어붙어서 생명체 생존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운 좋게 은하핵 주변의 골디락스 존에 머물 수 있다면 광합성에 충분한 빛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은하핵에서 나오는 자외선 및 엑스선의 영향을 다시 조사한 결과에서도 생명체에 끼치는 악영향이 과장되었음을 발견했다. 지구상의 박테리아는 자외선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생물막을 만들어냈고, 엑스선과 감마선은 지구처럼 대기가 있으면 흡수되어 생명체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라이브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링검 박사는 “사람들은 주로 블랙홀의 해로운 영향에 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은하핵 방사선이 얼마나 유해한가를 재검토했고, 어떤 긍정적인 요소가 있는지 알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여전히 은하 중심부에는 초거대 블랙홀 이외에도 수많은 천체가 존재하고 있어서 방사선뿐만 아니라 초신성, 운석, 혜성 등의 위협 가능성도 상존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은하핵 주변이 종래보다 ‘살기 좋은’ 장소로 판명된 것은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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