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붉은 꽃’ 만들어 밀림을 지배하자

[심재율의 영화이야기] 정글북

컴퓨터 그래픽이 저렇게 진짜 같을 수 있을까?

최근 개봉한 영화 ‘정글북’을 보면서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아무리 열심히 들여다 보아도 컴퓨터 그래픽과 실사(實寫)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 늑대를 비롯해서 곰·호랑이·오랑우탄·뱀·원숭이·공작·벌 등 수십 마리의 동물과 울창한 삼림은 전부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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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실사는 주인공 어린아이인 모글리 뿐이다. 일부 익살스럽게 그린 몇 장면을 빼면 완전히 진짜 동물을 사진찍은 것으로 완전히 착각할 정도이다.

정글북(The Jungle Book)은 1894년 영국의 소설가 러디어드 키플링( Rudyard Kipling)이 쓴 이야기 모음집이다.

인도의 어느 정글 마을, 늑대 부부가 사람의 아이를 발견하고 키우며 ‘모글리’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동물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모글리, 그러나 벵골 호랑이 ‘쉬어 칸’의 계략으로 모글리는 정글에서 나와 마음씨 좋은 곰 ‘발루’와 어울리며 재미있게 산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인도 정글을 완벽하게 재현

그러나 쉬어칸이 자기를 키워준 늑대를 죽인 사실을 전해들은 모글리는 인간사회로 가는 대신, 쉬어칸에게 복수하러 다시 정글로 들어간다.

정글북에 나오는 인공정글은 소설 ‘정글북’의 배경이 된 인도 방갈로르의 실제 정글에서 10만장 이상의 사진을 찍어 만든 라이브러리를 토대로 CG 작업을 진행했다. 공간 입체감을 살리기 위한 다면(multi plane) 기법을 사용해, 3D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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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 모글리는 맹수에 비해서 모든 능력이 부족하다.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것도 아니고, 완력이 세지도 않으며, 덩치가 큰 것도 아니다. 배경이 인도인 특징이 나타나듯이, 코끼리가 지나면 사람이든 동물이든 경배하는 절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맹수들이 모글리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 오랑우탄 제국의 거대한 덩치의 루이 왕은 모글리를 납치해서는 이렇게 제안한다. “붉은 꽃(불)을 만들어 정글을 지배하자.”

모글리를 죽이려고 드는 벵골 호랑이 쉬어칸이 유일하게 모글리에게 두려워하는 것도 바로 붉은 꽃, 불이다. 모글리가 최후의 일전에서 벵골 호랑이 쉬어칸을 물리치는 것도 불의 힘을 이용한 것이다. 모글리는 쉬어칸을 높은 나무의 죽은 가지로 유인한다. 쉬어칸은 죽은 가지가 부러지면서 숲속 불속으로 떨어져 죽는다.

그러므로 정글북은 정글에서 인간과 동물이 어울리면서 놀고 싸우는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인간이 가진 월등한 능력이 에너지를 다루는데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의 역사는 누가 값싸고 풍부한 에너지 원료를 많이 차지하느냐를 둘러싼 경쟁이기도 하다. 에너지의 변화를 보면 인류역사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인간이 사용하는 에너지는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는 원초적인 형태에서, 석탄을 사용하다가, 석유가 오래 동안 중요한 연료로 사용됐다. 중동 산유국들이 수 십 년 동안 석유수출국회의(OPEC)를 결성하고 전세계 경제계를 주무른 것은 석유가 중요한 에너지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산유국의 독점적인 지배구조는 2008년부터 급변했다. 배럴당 석유가격은 2007년 3월 최고 145.29달러를 기록할 만큼 폭등했지만, 2008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떨어져서 2009년 1월에는 겨우 33.98 달러를 기록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석유에 대항할 셰일가스를 저렴하게 채굴하는 기술이 나왔기 때문이다. 셰일가스는 석유와 성분은 같지만, 석유 보다 더 깊은 셰일층 깊은 곳에 진흙과 함께 묻혀 있었다. 산유국의 횡포에 맞서 셰일가스를 채굴하려 했으나 채산성이 맞지 않아 묵히고 있다가, 2008년을 기점으로 미국에서 비교적 저렴한 셰일가스 채굴기술이 개발되면서 급격한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불의 힘으로 맹수를 다스리는 인간을 상징

인간의 에너지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원자력발전소에 대항할 핵융합발전 연구가 국제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태양열 에너지 연구는 세계적으로 매우 빠르게 에너지 지도를 바꿔놓는다. 태양열 에너지는 특히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전기자동차 개발 경쟁과 맞물리면서 인류의 생활을 근본적으로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사람들은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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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글북에서 맹수들이 어린 아이 모글리를 이기지 못하는 것은 모글리가 도구를 다룰 줄 아는 것과 불을 피워 사용할 줄 알기 때문이다.

영화가 암시하듯 인간은 다양한 도구와 장치를 만들어 원자력을 이용하고 핵융합을 일으켜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한다. 경제적인 태양열 판넬이라는 도구를 활용해서 무한대로 쏟아지는 태양열을 에너지로 바꿔 쓴다.

이에 비해 지금까지 어느 동물이나 맹수도 인위적으로 불을 피워 사용하지 못했다. 정글북은 인간이 왜 인간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덩치 큰 오랑우탄도, 밀림의 맹수인 호랑이도 불을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어린 모글리에게 결국 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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