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Zillow.com, 부동산 거래방식을 바꾸다

[세계 산업계 동향]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144)

어떤 지식, 아이디어 등을 공개해 원하는 대로 카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놓은 것을 ‘오픈 데이터(Open data)’라고 한다. 오픈 소소(open source), 오픈 하드웨어(open hardware), 오픈 콘텐트(open content), 오픈 액세스(open access) 등과 유사한 개념이다.

이 개념이 생겨난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많은 과학기술자들이 오픈 데이터 방식을 통해 R&D 혁신을 도모해왔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대중들 사이에서 오픈  데이터가 세계적인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대 거버넌스 랩(Governernce Lab)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픈 데이터 기업 500개를 발표했다. 이중 3분의 2가 5년 이내에 설립된 스타트업들이다. 대표적인 회사로 부동산 회사인 ‘질로(Zillow)’가 있다.

질로의 기업가치 한화 6조284억원에 달해

2006년 8월에 등장한 ‘질로 닷컴(Zillow.com)’에서는 주택 보유자, 구매자, 판매자, 임대업자, 중개업자, 대부업자, 땅 주인, 감정평가사 등이 필요로 하는 정보들을 제공한다. 온라인상의 대형 부동산 시장을 개설한 셈이다.

창업 9년만에 미국 부동산 정보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질로 닷컴. 주택의 부엌, 목욕실, 마당 모습까지 상세한 정보를 담고 있어 미국인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Zillow.com

창업 9년만에 미국 부동산 정보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질로 닷컴. 주택의 부엌, 목욕실, 마당 모습까지 상세한 정보를 담고 있어 미국인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Zillow.com

무료 사이트다.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 우편번호만 있으면 광범위한 내용의 부동산 관련 정보에 접근이 가능하다. 1억1000만 건이 넘는 미국 주택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사이트는 현재 30억 달러가 넘는 자본을 부동산 시장에 유입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난 2011년 질로 닷컴 매출은 6000만 달러(한화 약 61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 8월1일 기준 시가총액이 58억5000만 달러(한화 약 6조284억원)에 이르고 있다. 지금 미 부동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 역시 상당하다.

집을 사거나 빌리려고 할 때 꼭 들어가 봐야 하는 사이트가 질로 닷컴(Zillow.com)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미국 정부는 물론 주요 언론들이 이 회사의 통계를 활용할 만큼 신뢰성과 함께 대중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질로 닷컴’을 창업한 사람은 여행자용으로 최고의 앱으로 평가받는 ‘트로버(Trover)’ 창업자 리치 바톤(Rich Barton)과 로이드 프링크(Lloyd Frink) 두 사람이다. 프링크는 MS에 근무하다 온라인 여행정보업체인 ‘익스피디아(Expedia)’를 설립해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두 사람은 집을 구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가격, 면적, 건물 모습과 같은 기본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그 집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훨씬 더 다양한 주변 정보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정부에서 공개하고 있는 부동산 관련 정보들이다.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지역의 GIS(지리정보시스템), 인구통계정보, 학군 정보 등 가능한 많은 정보들을 제공받은 다음 그 정보들을 부동산 정보와 융합했다. 광범위한 내용의 정보가 담긴 질로 닷컴이 2006년 8월 온라인상에 등장하자 곧 시장서 반응이 일어났다.

미국 내 1억1000만 개 주택 정보 게시

접속자가 급속히 늘기 시작했다. 클릭 수가 늘어나면서 부동산 정보를 다루고 있는 언론 매체들이 정보 공유를 요청해왔다. 그래서 2009년 생겨난 것이 질로 신문 콘소시엄(Zillow Newspaper Consortium)이다.

전국 180개 신문과 부동산 정보를 공유하는 대신 질로는 거기서부터 광고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었다. 2011년에는 질로는 야후 부동산(Yahoo! Real Estate)과 협정을 맺고 웹 상의 부동산 광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12년 10월에는 부동산 쇼핑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지난 7월16일에는 다양한 부동산 정보 서비스 망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벤처 ‘레슬리(Retsly)’를 인수했다. 지금은 부동산포탈 사이트 ‘트룰리아(Trulia)’를 인수하기 위해 35억 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질로는 미국 내 약 1억1000만 개가 넘는 주택 정보를 게시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더라도 각 부동산에 대해 적정 가격을 게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에 변화가 있을 때는 즉시 수정이 이루어지는 질로 만의 고속 정보시스템이다.

집과 관련한 정보 항목 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집의 건축연도, 면적, 크기, 모양 등의 기본 정보는 물론 침실과 목욕실의 개수, 뜰의 면적, 심지어 부엌을 최근 리모델링했는지의 여부까지 상세하게 주택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집에 살고 있는 가족들은 물론 새로운 집을 구하고 있는 가족들까지 질로 닷컴을 찾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질로 닷컴이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경우 또 하나의 초대형 기업이 탄생할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는 중이다.

과거 전통적 개념의 서비스 기업은 노동 집약적이었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그만큼 많은 노동자들의 손길이 필요했다. 그러나 질로 닷컴에서 보여주고 있는 미래 서비스 산업의 모습은 전통 서비스 산업의 모습을 완전히 뒤바꿔놓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서도 온라인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품질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오픈 데이터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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