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보이지 않는 블랙홀을 관측하는 방법

블랙홀의 중력으로 휘어지는 빛·전파로 확인

2019.12.13 09:54 윤상석 객원기자

올해 4월, 사상 처음으로 블랙홀 관측에 성공했다는 연구 발표가 있었다. 블랙홀은 모든 질량이 중심에 모인 중력이 매우 강한 천체로, 강한 중력 때문에 모든 물질을 빨아들이고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 블랙홀은 빛조차 빨아들이고 내보내지 않아 눈에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관측에 성공하였을까?

블랙홀은 어떻게 세상에 알려졌나

1916년 독일의 수학자 카를 슈바르츠실트(K. Schwarzschild)은 같은 해 발표된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이용하여 항성 표면 가까이나 그 내부의 중력에 대해 계산하였다. 그 결과 항성의 질량을 좁은 영역에 집중시켜 가면 빛조차도 탈출할 수 없을 정도로 중력이 강한 영역이 생긴다는 답을 내놓았다.

이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 과학자들은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천체를 이론상으로만 생각할 수 있고 실재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그 후, 연구가 진전됨에 따라 1960년대부터 과학자들이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천체의 존재를 믿게 되었다.

그리고 1969년 미국의 물리학자 조 휠러(John Archibald Wheeler)가 이 신비한 천체에 블랙홀이란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블랙홀로 의심되는 천체를 다수 발견되면서 이제는 블랙홀의 존재는 천문학의 정설이 되었다.

보이지 않는 블랙홀을 찾아내다

블랙홀은 빛을 내보내지 않아 직접 관측할 수가 없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블랙홀 중력의 영향을 받는 가스나 항성 등을 관찰하여 간접적으로 블랙홀의 존재를 추정하려고 하였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항성의 가스를 끌어오는데, 끌려온 가스는 블랙홀 주위를 회전하면서 강착원반이라 불리는 구조를 만들며 블랙홀로 끌려 들어간다. 강착원반은 가스끼리의 마찰을 통해 가열되어 수백만 도의 고온이 되어 X선 등의 빛을 방출하는데, 이 X선을 지구상에서 관측할 수 있다.

1964년 여름 별자리인 백조자리에서 블랙홀로 추정되는 천체 ‘백조자리 X-1’가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6000광년 떨어져 있는 백조자리 X-1는 아주 강한 X선을 내고 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바로 옆에는 서로 주위를 돌며 쌍성계를 형성하는 거대한 항성이 존재한다. 이 항성의 가스가 백조자리 X-1의 블랙홀로 끌려가면서 강한 X선을 낸다고 과학자들은 주장하였다.

블랙홀에 끌려온 가스는 강착원반을 만들며 X선 등의 빛을 방출한다.ⓒ윤상석

블랙홀에 끌려온 가스는 강착원반을 만들며 X선 등의 빛을 방출한다.ⓒ윤상석

그런데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좀 더 직접적으로 블랙홀을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 블랙홀의 그림자를 통한 블랙홀 관측이다. 블랙홀 중력으로부터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위치를 지나가는 빛과 전파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지 않고 블랙홀의 강한 중력 때문에 휘어져 지나간다. 이때 빛과 전파가 블랙홀 주위를 휘감는 모습을 보여 블랙홀의 윤곽이 드러난다.

2017년 4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이 이와 같은 방법으로 5500만 광년 떨어진 처녀자리 은하 중심부에서 블랙홀을 관측하였다.

이 블랙홀은 빛이 중력에 의해 휘어져 형성된 지름 400억 km의 고리 모양 구조 안쪽에 위치하는데, 질량은 태양의 65억 배에 달하며 지름은 약 160억 km다. 연구진은 이러한 관측 결과를 분석하여 이 블랙홀의 모습을 2019년 4월에 처음으로 공개하였다.

블랙홀 중력으로부터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위치를 지나가는 빛과 전파는 블랙홀의 강한 중력 때문에 휘어져 지나간다.ⓒ윤상석

블랙홀 중력으로부터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위치를 지나가는 빛과 전파는 블랙홀의 강한 중력 때문에 휘어져 지나가면서 블랙홀의 그림자를 만든다.ⓒ윤상석

블랙홀은 어떻게 생길까

항성은 항성 내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에서 얻은 에너지로 빛을 낸다. 또한 그 에너지에 의한 밖으로 퍼지려는 압력으로 인해 자신의 무게에서 나오는 중력을 이겨내고 있다.

그런데 항성의 핵융합 연료를 다 소비하면 더 이상 자신의 무게를 이겨낼 수가 없다. 그러면 질량이 태양의 20배가 넘는 항성들은 중심핵이 엄청난 압력으로 수축하여 단숨에 블랙홀이 되고, 바깥층은 초신성 폭발로 날아간다.

이렇게 해서 생기는 블랙홀을 ‘항성 질량 블랙홀’이라고 부르는데, 질량이 태양의 5~15배 정도이고, 빛이 탈출할 수 없는 영역인 블랙홀의 반지름이 15~45km 정도이다.

항성 질량 블랙홀보다 훨씬 무거운 블랙홀도 존재한다. ‘초대질량 블랙홀’이라 불리는 이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의 100만 배에서 수십억 배에 이른다. 이 블랙홀은 대부분 은하의 중심에 존재하는데, 그 만들어지는 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 은하 중심에도 태양의 약 370만 배 질량에 반지름이 약 1200만 km에 이르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 또한 항성 질량 블랙홀과 초대질량 블랙홀의 중간 질량을 가진 ‘중간 질량 블랙홀’도 발견되었는데, 과학자들은 우리 은하에만 약 4억 개의 블랙홀이 존재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항성 질량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의 5~15배 정도이다.ⓒ윤상석

항성 질량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의 5~15배 정도이다. ⓒ윤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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