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텔게우스 초신성 폭발 멀었다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크기 작고, 거리 가까워

올해 초 베텔게우스의 초신성 폭발 임박설이 전해지면서 한동안 화제가 되었다. 갑자기 어두워졌다가 밝아지길 반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텔게우스가 폭발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3일 국제 천문학 연구팀은 ‘천체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을 통해 베텔게우스가 예상보다 더 작고, 태양계와 더 가깝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베텔게우스의 질량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25%가량 적어서 수명이 약 10만 년가량 남은 것으로 밝혀졌다.

오리온 별자리의 적색 초거성 베텔게우스. © ALMA / ESO

호주국립대학교(ANU)의 메리디스 조이스(Meridith Joyce) 박사가 주도한 연구팀은 ‘천체 지진 및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한 베텔게우스의 새로운 질량 및 거리 추정치’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구에서 베텔게우스까지 추정 거리를 기존의 약 724광년에서 548광년으로 단축시켰다. 같은 밝기라면 거리가 가까울수록 실제 질량이 더 가볍다는 것을 의미한다.

먼 별까지 거리 정확하게 알아내기 어려워

천문학자들은 별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삼각 시차법을 사용한다. 이는 별의 겉보기 움직임을 관측해서 거리를 알아내는 방법으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지구에서 바라보면 시간에 따라 표적별의 위치가 바뀌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삼각 시차법은 관측 대상의 거리가 멀수록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의 경우에도 항성 시차가 0.772 아크초(Arcsec)에 불과하여 지구상에서 관측하면 대기 간섭으로 부정확할 수 있다.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베텔게우스의 거리 측정 비교표. © Joyce et al., 2020.

베텔게우스는 밝기가 계속 변하는 변광성이라서 정확한 거리 측정이 더욱 어렵다. 그런 이유로 최근까지 측정 방법과 오차 보정법에 따라 베텔게우스와의 추정 거리는 계속 변해왔다.

이번 발표 직전까지 통용되던 거리는 2017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기인한다. 천체 거리 측정 위성인 히파르코스(Hipparcos)의 데이터에 지상 전파망원경 관측치까지 더한 것으로, 약 724광년에 데이터 오차까지 감안하여 613~881광년 사이라고 알려졌다. 1989년부터 1993년까지 활동했던 히파르코스 위성이 처음 측정한 거리는 약 430광년 정도였다.

베텔게우스, 수명 10만 년 남아

조이스 박사 연구팀은 새로운 관측 데이터와 세 가지 다른 모델링 기법을 이용해서 베텔게우스의 거리를 다시 측정했다. 여기에는 유체 역학 및 항성 지진 모델링이 포함되었다.

베텔게우스 상상도. 태양에서 화성 궤도 바깥쪽 거리까지 부풀어 올랐다. © ESO / L. Calçada

베텔게우스는 우리 태양보다 1만 4000배 더 밝고, 크기도 대략 1400배 수준이다. 항성에서 나오는 가스는 태양계의 해왕성 거리까지 뻗어나갈 수 있다. 또한, 주기적으로 밝기가 변하면서 부풀었다가 수축하길 반복한다.

적색 초거성은 초신성 폭발을 거쳐 사멸하게 된다. 1~200만 년 이내에 코어에서 헬륨 핵융합을 끝내고 탄소 핵융합 단계로 진화한다. 이후 철이 쌓일 때까지 더 무거운 원소를 핵융합한 뒤에 폭발한다. 그동안 베텔게우스의 수명이 다했다고 예측했지만, 이번 연구가 맞는다면 당분간 폭발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 셈이다.

이에 대해 조이스 박사는 “현재 베텔게우스의 코어에서 헬륨을 태우는 단계다. 이는 폭발하지 않을 것을 의미하며, 앞으로 약 10만 년가량 더 볼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아직 이러한 유형의 별에 관해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은하계에서 가장 최근에 발생한 초신성의 잔재인 카시오페이아 A. © NASA / CXC / SAO

초신성 폭발하면 지구에 피해줄까?

태양계 인근에서 발생한 초신성 폭발은 지구 생명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만약 폭발 에너지 방출 방향이 태양 쪽으로 향하면 생명체에 치명적인 감마선을 지구로 뿌릴 수 있어서다.

천문학자들은 약 3억 6000만 년 전 초신성 폭발이 데본기 대멸종의 원인이라고 추정한다. 당시 지구상 모든 종의 최대 75%가 멸종했다. 이 밖에도 초신성이 부분 멸종의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베텔게우스의 크기와 거리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은 언젠가 초신성으로 폭발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기존 예측처럼 700광년이 아닌, 500광년 거리라서 지구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더 커지진 않았을까.

2017년 연구에 따르면, 베텔게우스 크기의 항성이 폭발했을 때 위험 지역은 50광년 이내라고 여겨진다. 500광년 거리에서 폭발하면 에너지가 지구에 도달하기 전에 널리 분산되므로 재앙이 아닌, 환상적인 우주 쇼를 만끽할 기회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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