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베일에 싸인 가장 작은 행성의 탐구

[별들의 후손이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 NASA의 디스커버리 프로그램(7) 메신저

수성은 태양계 내 타 행성들과 비교해 볼 때 인류에게 탐사로 매력적인 행성은 아니었다. 태양과 수성의 궤도가 너무 가까운 탓에 탐사선이 수성에 접근할 시에 매우 많은 제한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먼저 탐사선이 수성 궤도에 가까이 가게 되면 태양과 너무 가까워지기 때문에 탐사선에 가속도가 붙게 된다. 이 때문에 수성의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탐사선의 속도를 인위적으로 낮추어야 하는데, 이는 매우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

또한 수성의 대기는 매우 희박하다. 따라서 낙하 장비를 사용한 수성 착륙 역시 매우 힘든 작업이다. 그 외에도 수성의 매우 느린 자전 속도 덕분에 온도가 매우 극단적으로 변하는데 이 역시 수성 탐사에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서 현재까지 성공적인 수성 탐사는 단 두 번에 그치고 있다. 그 중 첫 번째 탐사는 1973년에 발사된 수성과 금성 탐사선인 매리너 10호이다. 매리너 10호는 최초로 행성궤도 접근 통과 기법인 스윙바이 항법을 사용한 탐사 프로젝트이다. 스윙바이 항법은 행성의 중력을 이용하여 궤도를 조정하는 방법인데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우세한 방법이기에 이후로 자주 이용되고 있다.

매리너 10호의 상상도 ©NASA/JPL

매리너 10호는 수성의 온도를 알아낸 프로젝트이다. 또한 수성의 크레이터를 비롯한 다양한 표면의 확대 사진을 찍는 데에 성공했지만, 아쉽게도 수성의 밝은 면만 찍을 수 있었다. 매리너 10호의 기여로 수성 표면은 전반적으로 달과 비슷한 모습을 띄고 있고 활동하지 않는 큰 충돌구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매리너 10호는 수성의 자기장도 확인하였는데 이는 지구와 비교했을 시 1% 정도 되는 수준인 것으로 여겨진다.

앞서 설명한 대로 수성은 매우 느리게 자전하는 천체이기에 자기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어넣어 주기에 충분했다. 이에 관해서 여러 가지 이론들이 있지만, 과거에 형성되었던 자기장이 남아있다는 추측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류의 두 번째 수성 프로젝트로 현재까지 가장 성공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수성 탐사 프로젝트는 2004년 지구에서 출발한 7번째 NASA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인 메신저(MErcury Surface, Space ENvironment, GEochemistry and Ranging) 프로젝트이다.

메신저 프로젝트의 풀네임에서 볼 수 있듯이 이 프로젝트는 수성의 표면과 환경 그리고 지질화학적인면을 탐구하고자 준비된 프로젝트이다. 메신저의 이름은 로마 신화에서 신들 사이의 연락을 도맡아 하는 전령(messenger)의 신인 머큐리의 직업을 뜻하기도 한다.

메신저 탐사선의 수성 촬영 상상도 ©NASA/JPL

메신저 탐사선의 가장 큰 쾌거라면 그동안 베일에 감추어져 있던 수성에 관한 비밀을 더욱더 자세히 밝혀서 수성을 탐사에 매력적인 행성으로 바꿔놓았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가 접하고 있는 대부분의 수성 모습은 메신저 탐사선이 4년간의 탐사 중 찍은 고해상도 사진들이다. 이는 매리너 11호 탐사선이 마무리 짓지 못했던 수성의 지도를 완벽히 완성한 사진들 중 일부이다. 

메신저 탐사선이 촬영한 (채색된) 수성의 모습 ©NASA/JPL/CIW

앞서 설명했다시피 메신저 탐사선이 수성의 궤도에 접근했을 시에는 탐사선의 속도를 낮춰야 하는데, 메신저 탐사선은 큰 원을 그리면서 아주 천천히 접근함으로써 이를 극복했다. 때문에 지구에서 출발한지 6년도 넘은 후에야 수성의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게 되었다. 

메신저 탐사선이 수성의 궤도에 착륙한 후에는 강한 태양열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 아주 큰 타원을 그리면서 공전을 하기 시작했다. 천체가 내뿜는 플럭스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하면서 작아지게 되기에 지구보다 훨씬 더 가까운 곳에서 태양을 도는 수성의 플럭스는 지구에서의 그것에 비해서 최대 10배 가까이 크다.  

수성은 태양계의 행성 중 가장 큰 이심률의 궤도로 태양을 돌고 있기에 큰 일교차가 생기게 된다. 수성의 대기가 충분했다면 이를 완충시켜줄 수 있지만, 아쉽게도 수성의 대기는 매우 희박하다. 때문에 수성의 표면 온도는 대략 영하 200도에서 영상 400도 정도로 아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성은 태양계 내의 다른 행성들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대기가 존재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수성의 작은 중력 탓에 대부분의 대기가 우주로 날아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수성에는 현재 대기가 거의 존재하지 않고 태양풍에 포함된 수소와 헬륨이 수성의 자기장에 잡힌 형태로 매우 가벼운 가스층들만 있는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메신저 탐사선은 대기와 관련된 수성의 자기장을 자세히 분석하고 수성 표면에 관해서 자세히 파헤치기 시작했다. 수성 궤도에 안정적으로 도착하기 전에 이미 수성을 3번이나 통과 비행하면서 마그네슘을 발견하는 등의 성과도 있었다.

수성 표면의 95% 이상을 촬영한 메신저 탐사선은 보다 성공적인 탐사를 위해서 2012년 그리고 2013년 각각 1년 그리고 2년씩 총 2차례나 탐사를 연장했다. 2012년 11월에는 수성의 북극 크레이터에서 두꺼운 얼음층과 유기화합물층을 발견해서 큰 화제가 되었다. 2013년 메신저 탐사의 2번째 연장 중 혜성 엔케 (2P/Encke)와 세기의 혜성이라 불렸던 아이손 (C/2012 S1)을 촬영하는 성과도 있었다.

2014년 말부터는 메신저 탐사선의 연료 소진으로 인해서 더 이상 궤도 유지가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카시니 탐사선이 토성 대기 돌입 후 임무를 종료했을 때처럼 메신저 탐사선도 2015년 수성의 표면에 충돌함으로써 기나긴 임무를 마무리 지었다.

메신저호의 충돌로 인해서 지름 16m의 큰 충돌구를 남겼는데, 이는 메신저 충돌구라고 명명이 되었고 다음 탐사선을 위한 소중한 탐구 자료가 될 전망이다. 

2015년 4월 30일 메신저 탐사선에 의해서 마지막으로 촬영된 수성의 모습 ©NASA/JPL/JHU

다음 탐사선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유럽 우주 항공국과 일본 우주 항공국의 협력으로 시작될 베피콜롬보(bepicolombo) 프로젝트는 소형 탐사선 2기로 이루어져 있다. 수성 궤도에 도착하게 되면 두 개의 관측 위성으로 분리돼 각각의 임무를 수행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유럽 항공우주국에서 담당한 수성행성궤도선(MPO)은 보다 자세한 수성의 표면을 관측할 예정이고, 일본 우주항공국에서 담당한 수성자기권궤도선(MMO)은 수성의 자기장에 관한 연구를 담당할 전망이다. 

베피콜롬보 탐사선의 상상도©ESA/JAXA

2018년 10월에 발사된 베피콜롬보 프로젝트는 역시 스윙바이 항법을 이용하기에 기나긴 여정을 거쳐서 천천히 수성에 도착할 예정이며 2025년에 수성 궤도에 안전하게 안착할 전망이다. 베피콜롬보 탐사선은 지난 2020년 4월 우리 지구의 멋진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와서 큰 화제가 되었다.

베피콜롬보의 지구 촬영 사진 ©ESA/JAXA

베피콜롬보 탐사선은 기본적으로 메신저 탐사선의 보완과 보다 정확한 측정값의 탐구에 중심을 두고 있다. 최종 목표는 태양계 및 지구의 생성에 관한 귀중한 정보를 얻는 것이다. 주로 태양에 가까운 지구형 행성들의 기원과 진화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수성에 관한 좀 더 깊은 연구와 자기권의 구조 및 기원에 관해서 탐구할 전망이다. 또한 수성의 밀도가 다른 지구형 행성보다 높은 이유에 관해서 탐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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