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연구실] 한국전기연구원, 성능저하 없이 안전한 급속충전기술 개발
자는 동안 스마트폰 충전하는 것을 깜빡한 다음날이면 급속충전이 무척 절실해지는데요. 그런데 급속충전을 자주 하면 배터리 성능이 저하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급속충전이란?
가끔 길거리에 ‘스마트폰 급속충전 10분’이라는 문구가 보이는데요. 급속충전은 일반적으로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절반 이상 수준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전기자동차의 경우, 느리게 충전할 때 6시간 걸리는데, 급속으로는 약 30분 정도 만에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급속충전은 규격 전류 이상의 큰 전류를 흘려 충전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더 많은 전류를 흘려보내 빠르게 채워넣는 것이죠.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스마트폰 고속충전 기술은 충전 전압을 기존 5V에서 9V로 높여 충전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급속충전은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배터리의 성능에 무리를 준다는 단점이 뒤따르기도 합니다.
급속충전은 일반충전보다 더 많은 전류를 흘려 빠르게 충전하는 방식입니다. ⓒKERI
배터리 화재, 급속충전이 원인?
현재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ESS 등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에 저장되어 있다가 전해질을 통해 음극(-)으로 이동해 충전되며, 음극에 저장된 리튬이온을 양극으로 이동시켜 에너지를 발생시킵니다. 충전 시에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빠르게 이동하여 저장될수록 충전시간은 줄어드는데, 이 과정에서 결정 구조의 변화가 작은 흑연이 주로 음극 소재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에 저장되어 있다가 전해질을 통해 음극(-)으로 이동해 충전되며, 음극에 저장된 리튬이온을 양극으로 이동시켜 에너지를 발생시킵니다 ⓒKERI
그런데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경우, 급속충전을 하게 되면 흑연으로 이루어진 음극 표면에 리튬이 석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석출(deposition)이란 액체에 녹아있던 리튬이온이 전기화학적 환원 반응에 의해 흑연 결정 내로 삽입되지 못하고 흑연 표면에 다시 리튬 고체로 변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저온에서 충전하거나 과충전할 경우,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리튬이 석출되면 양극과 음극이 만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고 있는 분리막을 뚫게 되고, 내부에서 쇼트가 일어나면 발화하게 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급할 때가 아니면 급속충전은 자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는 이유입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
급속충전을 하게 될 경우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잠을 자는 긴 시간 동안에 스마트폰을 충전해두는 불편함을 겪고 있는데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한다면 더욱 편리한 전기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전기자동차의 경우, 가솔린 자동차의 주유속도만큼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면 더욱더 대중적인 교통수단이 될 것입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많은 과학자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전프로토콜을 정전류 충전 방식에서 펄스형 충전 방식으로 변경하거나, 전극의 밀도를 다소 낮춰서 설계하는 등의 방법 등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크기가 작으면서도 용량이 높기 위해서는 에너지밀도가 높은 것이 중요한데, 에너지밀도가 높으면서도 급속으로 충전할 수 있는 소재 기술은 전무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에너지밀도가 높으면서도 급속충전을 해도 배터리의 수명이나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도 게재되는 등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흑연 입자표면에 금속인화물 촉매를 코팅하여 성능을 개선한 기술인데요. 특히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급속충전을 할 때 리튬이 석출될 가능성을 줄이게 되어 배터리의 발화 가능성을 현저히 낮출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전기연구원, 배터리 급속충전 성능·안전성 보장기술 개발’]
기존 상용 흑연 음극과 전기연구원 등 개발 촉매 소재 적용 흑연음극 석출 현상 비교 ⓒKERI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2019년 7월 일본 수출규제를 기점으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화가 중요해졌는데요. 만약 이번 기술이 국내 이차전지 소재업체나 제조업체에 기술이전되면, 일본이나 중국에 의존해 수입해오던 인조 흑연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전기자동차의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는 충전 문제와 화재의 위험성 때문일 것입니다. 휘발유 차가 주유하듯이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면 전기자동차의 대중화는 시간 문제일텐데요. 이번 기술이 적용될 경우, 전기자동차의 충전 시간을 10분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배터리의 화재 위험까지 줄어들어 안전함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 이 글은 한국전기연구원(KERI)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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