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공부하면 성적 오를까

아데노신 축적, 인지기능 떨어져

대입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는 고3 수험생이나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고시생들이 밤을 새면서까지 공부를 하는 것은 정말 이들의 성적에 도움이 될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지난 2007년 미국 세인트 로렌스대 심리학과 파멜라 태처 연구팀은 학생들의 수면패턴과 이들의 평균학점 사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태처 교수는 “만약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않는다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없다”고 연구결과를 요약했다.

수면부족, 낮은 학점

111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2/3의 학생들은 적어도 한 학기에 한 번 이상은 밤샘 공부를 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밤샘 공부를 정기적으로 한 학생들은 낮은 학점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박탈의 단기 부작용은 학생들을 보다 더디게 만들며 실수를 보다 잘 범하게 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많은 학생들이 재학 중에 밤샘 공부를 하는 것을 졸업을 위한 의식으로 생각하고 있지만,잠을 제대로 자지 않는 것은 전반적인 학업 잠재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태처 교수는 “불규칙하며 불충분한 수면, 카페인과 같은 커피음료의 남용, 밤샘 공부 등이 종합적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영항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태처 연구팀의 보고처럼 꼬박 밤을 새는 것은 다음날 특별한 대가를 요구하기 마련이다.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하며 멍한 기억과 기타 인지기능의 손상을 초래한다. 그렇다면 밤샘 작업으로 인한 수면박탈이 인지기능을 손상시키는 신경학적 기작은 무엇일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은 최근 수면박탈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신경학적 근거와 이에 관여하는 뇌의 부위를 확인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생물학과 테드 아벨 연구팀은 뇌의 해마에서 뉴클레오시드 아데노신의 역할에 주목했다. 해마는 기억에 관여하는 뇌의 부위이다.

뉴클레오시드는 핵산의 구성성분으로 염기와 당이 글리코시드와 결합한 화합물이다. 핵산은 DNA와 RNA로 나눠진다. 염기가 무엇이냐에 따라 DNA의 경우 디옥시아데노신, 디옥시시티딘, 디옥시구아노신,디옥시티미딘으로 구분된다. RNA의 경우에는 아데노신, 시티딘, 구아노신, 우리딘으로 구분된다.

아벨 교수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과일파리에서부터 생쥐, 인간에 이르기까지 수면박탈이 뇌의 아데노신 수치를 증가시킨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아데노신이 수면박탈의 효과와 결함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축적된 근거가 있다. 아데노신의 증가는 기억손상과 집중력 결핍까지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수면부족,아데노신 축적 야기

연구팀은 수면박탈 생쥐를 대상으로 아데노신이 기억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서로 다른 2종류의 실험을 고안했다. 하나의 실험은 유전공학적 방법을 적용한 실험이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글리아(glia) 세포에서 생산하는 전달물질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제거됐다.

글리아 세포는 신경세포 뉴런의 기능을 도와주고 지지해주는 뇌세포의 일종이다. 글리아 전달물질이 없는 유전 조작된 생쥐는 수면박탈로 야기되는 인지기능 손상에 관여하는 아데노신을 만들 수 없다.

또 다른 실험은 약리학적 방법을 적용했다. 연구팀은 생쥐를 유전조작하지 않고 생쥐의 뇌에 펌프를 이식했다. 이 펌프를 통해 연구팀은 특별한 약물을 투입했다. 이 약물은 생쥐의 해마에 위치한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한다. 즉 아데노신이 해마의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만약 아데노신 수용체가 실제로 기억 손상에 관여하고 있다면 수면박탈 생쥐는 마치 그들의 뇌에 추가적인 아데노신이 없는 것처럼 행동할 것이다. 이는 수면박탈을 당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한다는 의미이다.

수면박탈이 생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목표물 인지 테스트라는 방법을 사용했다. 실험의 첫째 날 생쥐들은 2개의 물체가 있는 상자에 놓였다. 이들 생쥐들은 물체를 탐험했으며 탐험하는 모습은 비디오 녹화됐다. 그날 밤 연구팀은 생쥐들의 정상적인 수면시간인 12시간 가운데 절반 정도쯤 되는 시점에서 생쥐들을 깨웠다.

둘째 날 생쥐들은 똑같은 상자이지만 2개의 물체 중 한 개의 물체 위치를 옮긴 상자에 다시 놓였다. 이들 생쥐들이 변화된 환경에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역시 비디오 녹화됐다.

유전자 조작된 생쥐들과 약리학적으로 접근한 생쥐 모두 마치 풀 나잇 수면을 취한 것처럼 옮긴 물체를 탐험했다. 연구팀은 “이들 생쥐들은 자신들이 수면박탈을 당한 것을 깨닫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한 생쥐의 해마를 검사했다. 전류를 이용해 생쥐의 시냅스 가소성을 측정함으로써 기억 형성에 관여하는 시냅스가 얼마나 강하고 탄력이 있는지를 알아봤다. 약리학적 방법과 유전공학적 방법을 적용한 생쥐 모두 일반적인 생쥐들보다 수면박탈 이후 증가된 시냅스 가소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데노신 시발점과 목표점 확인

이를 종합하면 유전자 조작 실험은 아데노신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보여준다. 글리아 세포가 아데노신 트리포스페이트(adenosine triphosphate), 즉 ATP를 분비하는 것이다. ATP는 생체 에너지를 일컫는다. 한편 약리학적 실험은 아데노신이 어디를 목표로 삼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데노신은 해마의 A1 수용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데노신의 시발점과 목표점에 관여하는 2개의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생쥐의 기억 손상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는 인간의 경우 유사한 기억손상을 어떻게 다뤄야할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테드 교수는 “우리는 수면박탈이 기억 저장에 미치는 뇌의 부위, 세포내 회로 그리고 분자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뉴로사이언스(Journal of Neouro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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